[집콕 시대] 갤럭시북 S, 그램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노트북 제조사 모두가 그램에 도전하지만 그램에 비해 뭔가 조금씩 부족한 경향이 있다. HP에서는 13인치급 컨버터블 노트북을 1kg 미만으로 만들었고, 에이수스는 배터리를 절반으로 줄여버리는 초강수를 두면서 그램보다 가벼운 14인치 노트북을 만들었다.

사실 그램에 가장 근접한 노트북을 만드는 건 국적이 같은 삼성전자다. 시리즈 9 올웨이즈 중 15인치 제품에서 그램만큼 가벼운 980g을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그램보다 배터리가 부족했으며, 내구성이 별로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램보다 내구성이 더 별로라는 평을 받은 적도 있다.

사실상 시리즈 9 올웨이즈는 그램에 준하는 기기인데, 그램의 이름에서 오는 포스를 이겨내지 못한 느낌이 든다. 올웨이즈 제품군은 현재 갤럭시 북 이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새 삼성 노트북인 갤럭시북 S는 13.3인치 950g으로 그램을 넘었다고 보기엔 애매하지만 그램에 준하는 기기에 가깝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비판받은 올웨이즈9에 비해 날 서 있고 우아한 외모가 강점이다. 맥북에 근접했다가 슬며시 다시 일반적인 노트북으로 돌아갔던 삼성 노트북의 외관이 다시 살아났다. 표준적이고 크고 깨끗한 그램보다는 외형의 날카로움이 살아있다.

갤럭시 북 S가 가벼운 이유는 배터리가 42Wh로 적기 때문이다. 14인치 그램은 72Wh에 준한다. 그러나 배터리가 작다고 해서 사용 시간이 무조건 짧다고 보기는 어렵다. 갤럭시 북 S는 인텔이 작정하고 만든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달고 나온 제품이기 때문이다.

인텔 하이브리드 테크놀로지 프로세서 레이크필드

레이크필드 기반 프로세서는 인텔이 듀얼스크린 혹은 폴더블 랩톱을 고려해 설계한 제품이다. 가장 큰 특징은 반으로 접혀도 프로세서가 안 접히도록 프로세서 전체 패키지의 크기가 작다. 일반적인 프로세서의 절반 크기 정도다.

패키지 최소 크기는 10센트 동전 수준이라고 한다

크기가 작은 이유는 프로세서 적층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팬케익처럼 쌓았다고 하면, 옆으로 얇게 핀 프로세서 부품(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아진)을 여러 층 쌓는 크레페 케이크와 같은 3D 적층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방식은 인텔에서는 최초지만 엔비디아가 GPU 설계에서 이미 사용한 바 있다. 아래의 동영상으로 확인하면 프로세서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YouTube video

레이크필드 프로세서의 소비전력이 적은 이유는 고성능 코어 하나(서니코브)+저전력 코어 넷(트레몬트), 총 5코어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를 조합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ARM의 설계 방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ARM은 4+4와 같은 식으로 코어 수를 맞춘다는 것이 인텔과 다르다. 인텔이 발견한 최고의 조합은 1+4였다고 한다.

고성능 코어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작업을, 저전력 코어는 백그라운드에서 이뤄지는 프로세서를 담당한다. 그런데 이 백그라운드 프로세서의 소비전력이 2.5mW 수준이다. 이는 기존 저전력 프로세서인 Y시리즈보다 최대 91% 절감된 수치다. 기존 인텔의 프로세서는 20~100mW의 대기전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갤럭시 북 S의 소비전력은 다른 노트북에 비해 적다. 다만 열 설계 전력(TDP)의 경우 레이크필드 제품이 인텔 제품 내에서 최저는 아니다. 열 설계 전력은 컴퓨터가 뜨거울 때 그 열이 빠져나오는 데 쓰이는 시스템 냉각의 최대 전력이다. 따라서 무거운 작업을 할 때 다른 제품보다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조건적인 최저전력 제품이라기보다는 성능과 전력 소모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제품인 것이다.

레이크필드 칩셋은 화면을 두개 띄울 수 있는 네이티브 듀얼 모니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듀얼스크린 노트북인 서피스 네오, 폴더블 랩톱인 씽크패드 X1 폴드 등을 고려한 설계인데, 갤럭시 북 S의 화면은 하나이므로 이 특성과 큰 상관은 없다. 외장 모니터 연결은 4K 네 대까지 가능하다.

레이크필드의 문제점은 표기된 성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i3-L13G4 제품은 클럭 성능 기본 0.8GHz, 싱글 터보 2.8GHz, 전체 터보 1.3GHz의 성능을, i5-L16G7는 기본 1.4GHz, 싱글 터보 3.0GHz, 전체 터보 1.8GHz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울트라북 계열 노트북 중 가장 성능이 낮은 맥북 에어의 최저 성능(1.1GHz)보다 낮은 수준이다. 맥북의 경우 OS 최적화가 가능한 반면 윈도우 노트북은 그 정도의 최적화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i5 모델 정도는 구매해야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관과 다양한 기타 사양

얇은 베젤과 각이 살아있는 외관은 근래 등장했던 삼성 노트북들 중 가장 뛰어나다. 톤 다운된 컬러 역시 매력적이다. 현재의 컬러는 스페이스 그레이에 가까운 머큐리 그레이, 톤 다운된 핑크와 같은 얼씨(Earthy로 추정된다) 골드 2종인데 두 컬러 모두 가볍지 않고 고급스럽다. 컬러링을 잘 하는 업체인 만큼 다른 컬러 등장도 기대해봐도 좋겠다.

편의 사양으로는 와이파이 6, 블루투스 5.0를 탑재하고 있으며, 사양에 따라 LTE 모델이 있다. USB 타입 C는 총 2개로 부족이 예상되며 이어폰 단자를 갖추고 있다. 마이크로SD 슬롯을 탑재했다.

메모리는 LPDDR4x 8GB 단일 제품만 존재하며 저장장치는 256GB/512GB 2종이다. 윈도우 10 홈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총평

완벽한 무게로 인해 자주 사용하게 됐지만 조금 심심해보이는 그램과 달리 날렵한 외관이 강점이다. 다만 레이크필드 기반 프로세서 탑재 첫 제품이므로 성능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 코어 프로세서 i3와 i5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설계가 완전히 변경됐으므로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출시 후 성능과 발열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다.

제품의 가격은 113만원~146만5천원이며, 7월 3일 온오프 동시 발매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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