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밝히자면 여기서 쓴 ‘모빌리티’란 유통과 물류, 금융 등 이종산업을 포괄한다. 콜택시나 전동킥보드, 라이드 헤일링도 좋다지만 조금 더 광의의 모빌리티를 이야기 한다. 사람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물건도, 돈도, 정보도 움직인다. 이동한다. 콜택시 비즈니스로 시작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GRAB)’이 모빌리티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보험상품 개발 등 금융업에 진출한 것처럼 말이다.

유통, 물류, 모빌리티 전문 미디어 비욘드엑스(BX)가 7월 3일 금요일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라이프 플랫폼 컨퍼런스 2020을 개최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모빌리티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번 행사의 주제다.

첫 번째 세션에선 ‘라이프 플랫폼의 의미와 태동’을 대주제로 네 명의 연사 발표가 이어진다. 먼저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가 ‘라이프 플랫폼 시대의 개념과 성공 방정식’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김창수 원더스 대표가 ‘언택트 시대의 미들 택트와 경험배송’을 주제로, 최진홍 이코노믹리뷰 산업부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과 ‘배달의민족’의 라이프 스타일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두 번째 세션에선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의 현재와 미래’를 대주제로 네 명의 연사 발표가 이어진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연구소장이 ‘언택트 비즈니스의 의미와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한다. 김상윤 하나금융융합기술원 기술전략셀장이 ‘마이 데이터 시대, 유통과 핀테크의 만남’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다. 김현우 한진 사업총괄담당 상무가 ‘배송 시장 트렌드 변화와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이 ‘Mobility+Logistics=Transportation’을 주제로 발표를 마무리한다.

핵심 개념 ‘라이프 플랫폼’

행사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개념은 ‘라이프 플랫폼’이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충한 플랫폼들이 각자의 영역으로 진출을 하면서 지금껏 ‘이종’이라 생각했던 이들과의 경쟁은 매우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음식배달 중개에 초점을 맞췄던 플랫폼 기업 배달의민족이 ‘물류’와 ‘유통’ 영역에 직접 뛰어들고, 검색 영역의 강자 IT포탈 네이버가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물류에 강점을 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제조’ 영역에 뛰어드는 모든 현상들이 이를 방증한다.

송 교수가 정의하는 라이프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 개념을 함의한다. 하나는 ‘고객 중심’이다. 기업 가치사슬의 모든 프로세스를 고객의 삶에 녹인다.

송 교수는 크게 7가지 단계로 라이프 플랫폼의 가치사슬을 정의했다. 인지(Identify)와 탐색(Research,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르는 상황에서의 조사 과정), 검색(Search, 무엇을 하고자 함이 명확한 상황에서 조사 과정), 선택(Pick Up), 결제(Pay), 전달(Deliver), 사용 및 반품(Use/Return)이 그것이다. 이 프로세스를 고객의 삶을 중심으로 구축, 확장하는 게 라이프 플랫폼의 맥이다. 공급자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판을 깔아놨으니 고객은 알아서 오라는 방식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산업 구분을 막론하고 어떤 기업이든 ‘라이프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라이프 플랫폼 안에서 온라인 기반 회사든, 오프라인 기반 회사든 구분은 의미가 없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유통기업이든, 물류기업이든, 금융기업이든, IT기업이든, 산업 경계 구분 또한 무의미하다.

예컨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인지(Identify) 영역에서, 구글과 네이버는 탐색(Research) 영역에서, 아마존은 가격비교 검색(Search)과 선택(Pick Up) 영역에서,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선택과 결제(Pay), 전달(Deliver) 영역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송 교수는 “국내에도 라이프 플랫폼의 분절된 부분을 잘하는 기업들은 많다. 예를 들어서 쿠팡은 결제, 전달 등 대부분의 가치사슬을 내재화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탐색과 검색 영역에서는 앞으로 더 나아갈 부분이 존재한다”며 “라이프 플랫폼 시대에는 틈새를 찾아 그곳에 존재하는 고객과 호흡을 할 수 있다면 인접 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의외로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강자가 존재하는 필드에 뛰어드는 것은 무의미하다. 결국 시작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동규 비욘드엑스 라이프플랫폼 조직위원장(현 카카오모빌리티 CRO-Chief Relationship Officer)은 “기술 측면에서 미래 시장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은 더는 무의미하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이해’라 밝혔다.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는 “인류가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기술의 혁신’ 만큼이나 더 중요해진 게 ‘생활의 흐름’에 대한 이해”라며 “이번 컨퍼런스는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모바일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주문한 제품을 더 기다리지 않고 24시간 픽업을 하거나 바로 배송을 받으며, 사람과 화물의 이동 선택이 더 자유로워지고 있는 시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 될 것”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