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얼마 전 회사의 보험 서비스 자회사 토스인슈어런스가 첫 신입사원 공채를 뽑는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무려 100명이나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연봉 4000만원이라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100명을 뽑는다면 앞으로 1년간 나가는 인건비만 약 40억원. 송금 앱에서 개발 직군이 아니라 보험분석 매니저를 정규직으로 100명이나 뽑겠다는 것으로, 보험서비스에 공들이는 모양새로 보인다.

토스가 말하는 보험분석 매니저는 비대면 맞춤 보장 분석과 상담을 한다. 고객들이 가입한 보험이 적정한지 분석해주고, 원한다면 리모델링까지 해준다.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토스의 보험 진단을 받아봤다.

토스 앱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송금’. 화면을 한참 밑으로 내리면 보험 코너를 발견할 수 있다. 토스가 지난 2018년 2월 선보인 ‘내 보험 조회’ 서비스는 간단한 인증 과정을 거치면 가입한 보험현황을 알 수 있다. 크게 실비, 암, 심장, 뇌라는 카테고리에서 보장이 적정한지 분석해준다.

토스의 ‘내 보험 조회’ 서비스

토스는 어떻게 보험 보장 분석을 해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비스를 받아봤다.

분석 신청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카카오톡의 ‘토스보험서비스’ 알림톡으로부터 분석 매니저가 매칭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몇 분 후 매칭된 토스의 매니저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오늘 중으로 전화로 보험 분석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퇴근시간인 6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얼마 후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고, 약 5분간 상담이 이어졌다.

대략적인 상담 내용은 이렇다. 지금 가입한 보험이 갱신형인데, 20대는 보통 비갱신형 상품을 쓰는 것이 좋다. 또 타사에 비해 비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지인(엄마)이 특정 보험사에 근무하고 있어 한 회사의 상품만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물론 이 매니저는  해당 보험사에서 가장 좋은 상품만 가입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사실 엄마가 보험을 대신 들어줬기 때문에 어떤 보험을 들었는지, 이 상품이 어떨 때 이득인지, 타사 대비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솔직히 낯선 보험용어 때문에 다 이해하진 못했다. 티가 났는지 매니저는 “혹시 이해 되셨나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잘 몰라서요…”라고 말 끝을 흐리자,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설명해줬다. 덕분에 100%는 아니더라도, 가입된 보험 상품의 전반적인 장단점은 인지할 수 있었다.

토스의 ‘보험 보장분석 리포트’ . 가입 보험상품에 대한 분석을 해준다.

전화 상담이 종료되고, 곧바로 알림톡이 왔다. 엑셀표로 이뤄진 ‘보험 보장분석 리포트’ 표를 받았다. 현재 가입한 보험을 실비, 3대진단, 수술비, 입원일당, 사망, 후유장해 등 세세하게 분류해 추천보장액부터 보장총액까지 분석해놨다. 짧은 시간에 이걸 어떻게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자세하고 구체적이었지만 표를 다 이해하긴 다소 어렵다.

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를 위해, 기존 보험 상품 대비 가격, 내용 측면에서 무엇이 다른지 알림톡으로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상담은 내가 원할수록 깊이가 더해졌다. 가입한 보험상품을 해지한다는 전제 하에(당장 해지하는 것이 아닌 가상 설계를 말하는 것) 보험상품 리모델링을 받아보기로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업과 운전여부의 최소한의 개인정보 제공은 이뤄진다.

토스의 보험 분석 매니저가 리모델링 해 준 맞춤형 보험 상품에 대한 보장분석 리포트. 기존에 가입한 상품 가운데 어떤 것을 유지하면 좋은지, 조정이 필요한지도 표시되어 있다. 신규 상품과 기존 상품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매니저로부터 리모델링된 보장분석 리포트가 왔다. 추천하는 신규 보험상품의 실비, 3대진단, 수술비 등의 분류와 보장총액 등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가입한 보험 상품 중에서 유지하면 좋은 상품과 조정이 필요한 상품이 표시되어 있었고, 기존보험과 비교해 무엇이 좋은지,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상담원의 안내도 이뤄졌다.

이 매니저 분이 추천해준 상품은 20대가 주로 드는 비갱신형 상품에다가, 기존에 가입한 상품보다 혜택, 가격 측면에서 더 좋았다. 또 추천 상품에 대한 ‘가입제안서’ 파일도 함께 왔다. 심사진행을 원한다면, 토스 매니저를 통해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일반 이용자라면 “이거 영업 아냐?”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토스인슈어런스는 모든 매니저가 수당을 받지 않는 정규직 체제다. 즉, 영업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보험 영업 판매는 사실상 고객보다 판매자의 이익이 더 우선됐다. 토스인슈어런스가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도 이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설계사는 매월 판매 실적에 따라 다음 달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판매할수록 수입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보험 산업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고객이 직접 여러 가지 상품을 비교하기 어렵다.

친절도 10점 만점에 10점…(감동)

토스인슈어런스는 “고용과 소득이 보장된 정규직 형태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보험 설계가 가능한 구조”라고 강조한다. 또 회사는 “신입 보험 분석 매니저를 채용해 직접 교육함으로써, 처음부터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며 분석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며 “실제로 2019년 7월 입사한 무경력 신입 입사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80%이며, 최근 고객 만족도 및 업무 퍼포먼스가 높은 매니저 중 1명이 신입 매니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모든 상담은 무료로 제공된다. 전문적인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감지덕지한 심정이었다. 개인적인 욕심일 수도 있지만, 한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토스는 2030세대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거나 보험 용어에 낯선 20대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해도 좋을 것 같다. 처음 보험을 접하는 사용자를 위한 가이드라던지, 여기에 특화된 추천 혹은 상담 서비스를 토스답게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지식에 대한 개인차는 있지만, 토스가 기존 서비스 대비 더 많은 20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뱅크샐러드, 보맵, 카카오페이 등에서 보험 중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모두 차별화를 구상하고 있는 시점이다.

아울러, 토스가 왜 이렇게까지 보험 서비스를 하는지 생각해봤다. 물론 중개 수수료 등 수익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에 있다. 토스는 금융앱을 지향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사용자의 금융 데이터다. 이미 토스는 ‘내 소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의 지출분석을 하고, 이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고 있다. 금융업에서 보험은 빼놓을 수 없는 산업이다.

다만, 토스인슈어런스는 보험업 직접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토스인슈어런스 측은 “현재 별도의 보험업 진출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고객 중심의 보험 시장 형성에 공감하는 보험사가 있을 경우,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위한 협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