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에 대하여

KEC(대표 황창섭)는 1969년 창업이래 50년 넘는 역사를 보유한 종합반도체(IDM) 기업으로, 전력반도체 분야의 대표주자다. 전력반도체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반도체의 하나로, KEC는 온세미, 르네사스, 인피니언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KEC는 최근 자동차 전장용, 산업용 반도체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KEC Vision 2025’를 선포하고,  신규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 확대, 전문인력 양성으로 2025년까지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ERP 대신 세일즈포스 도입

KEC는 2012년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2000년대 초반에 도입한 ERP 시스템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선도적으로 도입한 ERP는 전사 데이터의 표준화 및 통합화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무겁고 효율적이지 못한 시스템으로 인해 업무의 비효율성이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직관성, 접근성, 성능 면에서 경영진, 관리자, 실무자 모두에게서 불만을 일으켰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으로 KEC는 세일즈포스를 선택했다. ERP 전체는 아니지만 물류와 판매를 대체할 시스템으로 CRM(고객관계관리)으로 알려진 세일즈포스를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이에 대해 신동열 KEC 그룹장(시스템 그룹)은 “당사의 IT환경, 투자대비 효율성,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발 빠른 대처 등을 고려해 세일즈포스의 PaaS(Platform as a Service)를 선택했다”면서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 투자효율, 접근성, 가시성, 확장성, 업무혁신의 파급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IT 프로젝트가 아닌, 업무 혁신 프로젝트

KEC는 시스템 관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IT 프로젝트로 접근할 경우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 도입은 KEC의 전사 생판(생산·판매)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진과 담당임원,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1년 이상 준비했다.

업무현황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했으며, 전사 업무 표준화와 효율화 관점으로 프로세스 재설계를 진행했다. IT 담당자들은 이 기간 동안 세일즈포스를 공부했고, 이후 1년 동안 현재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영업·물류 부문의 기간 시스템을 세일즈포스로 전환해 판매지사 전체에 적용했다.

신 그룹장은 “세일즈포스 도입까지 1년의 준비과정이 있었는데, 이 기간동안 매일 담당자를 만나서 업무를 분석하고 개선했다”면서 “1년 동안 연구해서 나아갈 방향(To-Be)을 결정하고 세일즈포스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자 재고가 사라졌다

신 그룹장은 생판 혁신 프로젝트를 통한 가장 큰 변화로 ‘주문관리’를 꼽았다. 기존에는 주문예측을 기반으로 생산을 진행했다. 영업사원을 통해 주문이 들어와도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아 전사적으로 얼마나 주문이 들어왔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재고를 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 기반의 생판 혁신을 통해 ATO(Assemble To Order) 방식의 생산으로 변경했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이를 시스템에 등록하고, 등록된 주문에 기반하여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주문량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주문 데이터가 제때 입력되지 않은 것은 승인 프로세스를 비롯해 사용하기 어렵고 복잡한 시스템 때문이었다. 세일즈포스로 시스템이 교체되자 영업사원은 언제 어디에서나 어떤 기기로든 주문을 등록할 수 있게 됐고, 매니저 역시 곧바로 그 주문을 검토하고 승인할 수 있게 됐다. 시스템의 편의성, 접근성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단초가 된 것이다.

신 그룹장은 “생판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재고자산의 약 35% 감소, 부동재고의 97%의 감소, 물류비 38% 절감, 수주관리부문 업무생산성 약 50% 개선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KEC는 판매, 물류 부문에 이어서 품질부문으로 세일즈포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영업 필드에서 접수한 고객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DB화하고, 빠른 고객서비스를 통해서 마케팅 지원도구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연간 IT 비용 55% 절감

KEC는 처음에 사용하던 ERP를 교체할 방안도 검토했었다. 그러나 ERP를 도입할 때 투입된 막대한 비용이 떠올랐다. 그 비용을 다시 쓰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이와 같은 비용부담도 세일즈포스를 선택한 배경이 됐다. 세일즈포스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신 그룹장은 “세일즈포스의 비용만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시스템 도입 이전과 비교하면 연간 총비용이 55% 정도 줄었다”면서 “(총비용 절감 배경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일즈포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T부서 역할의 변화

KEC는 향후 50년을 대비하기 위해 ‘KEC Vision 2025’를 선포하고 ‘미래형 오토·인더스트리 글로벌 전력반도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비전 실현을 위해 KEC는 IT전략 차원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년 동안 아웃소싱으로 운영하던 IT를 인소싱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KEC의 시스템그룹에 새로운 역할이 부여됐다. 단순히 시스템 개발자나 운영자가 아니라 KECOS라는 KEC의 관리체계와 IT를 기반으로 한 업무혁신 조직이 된 것이다. KECOS는 영업·물류 이외에도 업무지원시스템(인트라넷), MES(생산관리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KEC의 운용체계라고 볼 수 있다.

신 그룹장은 “IT가 프로세스 혁신가 집단이 되어, 각 부문의 업무혁신을 실행해 업무체계 최적화를 기반으로, KEC Vision 2025 실행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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