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온라인 게임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카트라이더’가 모바일에서도 괜찮은 출발을 했다. 출시 열흘 째인 22일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7위를 유지 중이다. 대체로 MMORPG 장르가 매출 순위 상위권을 독식해 온 상황을 감안하면, 캐주얼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출시 나흘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 지금까지 순위를 지키고 있기도 하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인기는 예고된 것이다. 앞서 4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한 달이 조금 못 미치는 기간 진행한 사전 등록에는 총 500만 명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중 최다 기록이다. 사전 예약은 실제 게임이 나오기 전, 이용자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수치다. 모바일 카트라이더는 어떻게 게임이 나오기 전에 높은 수준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첫 번째는 카트라이더가 이미 대중에 잘 알려진 인기 지적재산권(IP)이라는 점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나 ‘리니지2M’의 어마어마한 인기 바탕에 PC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영향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2004년 출시된 PC 온라인 버전의 카트라이더는 세상에 태어난지 넉달 만에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밀어내고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대략적으로 지금의 40대까지는 PC 방에서 친구들과 카트라이더를 한 추억이 있다. 그 ‘향수’는 모바일 카트라이더의 초기 관심 환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게볼루션. 11일 기준, 카트라이더 러쉬러스가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다운로드 순위 1위와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향수’에만 머물렀다면, 다운로드 순위는 높을지 몰라도 매출 순위까지 치고 올라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날고 기는 MMORPG들이 장악한 매출 상위권에 캐주얼 게임이 오른 경우는 ‘브롤스타즈’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선풍적 인기를 끈 게임 일부에 국한됐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넓은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 플레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활발하게 영상 제작에 참여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강점을 가지는 부분이다.

출처=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위의 표는 모바일 앱 이용지표를 분석하는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세대별 이용자 수를 불러온 것이다. 출시일인 12일과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9일, 양일간의 이용자 수의 변화도 볼 수 있다. 게임 출시 후 일주일 간 이용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2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이용자 분포다.

40대까지도 인기가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 꾸준히 카트라이더를 해온 팬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카트라이더는 한때 인기 있던 게임이 아닌, 지금까지 살아 있는 장수게임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넥슨이 PC게임 카트라이더의 출시 15주년을 기념해 낸 자료에 따르면, 2004년 가입 후 2019년까지 접속하고 있는 회원 수가 45만 명이다.

과금 요소가 적고 조작이 비교적 쉬워 가족-친구 간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 온라인의 인기 비결이었다면, 모바일도 이를 이어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그간 높은 매출 순위를 유지해 온 MMORPG는 대체로 하드코어 유저들이 많은 과금을 하는 것에 의존해 왔으나 카트라이더는 애초 PC 온라인 게임부터 ‘현질’을 많이 유도해 온 게임은 아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최근 지적을 많이 받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대신, 카트나 코스튬 같은 일반 아이템을 자신이 직접 골라 구매할 수 있도록 과금 요소를 배치했다.

e스포츠의 바람에 올라탄 것도 이유가 됐다. 카트라이더 프로팀이 있고 리그가 열린다는 것은 고정 팬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열린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결승전에는 47만명의 생중계 시청자가 몰렸다.

넥슨이 기세를 몰아 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기도 한다. 넥슨은 국내에서 제일 큰 게임사이지만, 그동안 ‘모바일에서 히트작이 드물다’는 아픈 지적을 받아왔다. 카트라이더의 러쉬플러스를 출시하면서 넥슨은 대대적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트브를 통한 홍보 영상, 그리고 e스포츠 대회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카트라이더의 이벤트가 서로 인접한 날짜에 잡힌 것은 시너지를 노린 결정으로 보인다.

우선, 넥슨이 모바일에서 준비하는 이벤트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슈퍼매치’다. 인기 출연진을 섭외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경기를 온라인 생중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게임 트렌드가 ‘보는 게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온라인 카트라이더의 경우에는 e스포츠를 개최한다. 올해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결승전에는 문호준이 이끄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지난 시즌 개인전 최강자 이재혁 필두의 ‘락스’가 출전한다. 코로나19를 염두에 둔 무관중 생중계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