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모바일’ 팀은 왜 서울로 올라올까?

넥슨의 돈줄, ‘던전앤파이터’를 만드는 자회사 네오플이 서울로 올라온다. 정확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신작 개발팀 170명이 상경한다. 넥슨은 제주에서 서울로 옮기는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복지도 약속했다. 네오플 자체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세보증금을 최대 4억원까지 지원한다. 이전 지원금 500만원과 이사 비용 전액도 지급한다.

넥슨 측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 10일 오후, 제주 사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울 사무소 이전 설명회를 열었다. 상반기 중국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개발실을 옮기는 것이 골자다. 앞서 말한 직원 복지는 이날 설명회에서 공개했다. 네오플은 서울 이전 후, 던파 모바일팀에서 일할 130여명을 추가 모집해 300명 규모 개발팀을 꾸린다. 네오플의 제주 본사는 서울로 빠져나간 인원만큼 추가 채용해 연내 800명 규모의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던파 모바일 팀은 넥슨코리아가 있는 경기도 판교가 아니라 서울 역삼에 둥지를 튼다. 인근에는 넥슨이 지난해 말 설립한 2D 전문 그래픽 센터 ‘TDF’가 위치했다. 던파 온라인은 대표적인 2D 게임이고, 해당 게임에 들어갈 그래픽 작업을 이 회사에서 맡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역삼 인근 삼성동에는 던전앤파이터 온라인을 개발한 ‘던파의 아버지’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연말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의 요청으로 넥슨에 합류, 서울과 판교를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다.

넥슨 측은 공식적으로 던파 모바일 프로젝트와 허 대표가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다. 지금 던파 모바일 개발을 총괄하는 이는 윤명진 디렉터다. 던파 온라인의 중국 진출을 이끈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허 대표가 넥슨에서 맡은 역할은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외부 고문이다. 게다가 던파 모바일 프로젝트는 넥슨이 거액의 복지를 쏟아 붓고 인력을 충원할 만큼 전사의 역량이 집중이 된 사안이다. 현재 넥슨의 캐시카우가 된 던파를 만들어낸 인물이 있는 근처로 던파 모바일의 개발팀이 전원 올라온다는 것은, 허 대표의 역할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넥슨 측은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써서 던파 모바일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넥슨에 던파는 확실히 유리한 패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던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 게임이므로 따로 IP 인지도를 위한 활동을 할 필요가 적다. 네오플이 던파 모바일 공개를 예고한 후 현지 반응도 뜨겁다. 4월 기준, 중국 지역의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자 수가 2900만명에 달한다.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초반 흥행은 보장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게임 론칭 초기 안정화와 대규모 업데이트를 위한 신규 인력 채용, 전사 차원의 우수 인재 던파 모바일팀으로의 재배치 등은 이를 위한 조처다.

넥슨 측은 서울로 올라오는 개발팀에 복지 외 파격적인 혜택도 부여한다. 신규게임 개발조직에 매출의 약 10%를 주는 인센티브 제도 G.I(Growth Incentive)를 운영중인데 ,던파 모바일의 흥행을 위해 해당 조직에 G.I를 상향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이 1조1396억원이고 이 대부분이 던파 온라인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던파 모바일이 성공할 경우 개발 조직이 가져갈 인센티브의 양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라는 큰 승부를 앞두고 절박한 상황에서 서울 사무소에 대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기념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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