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중고거래 커뮤니티로 유명한 중고나라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되고 싶다. 단순히 개인간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카페를 넘어선 ‘이커머스 플랫폼’ 말이다. 불특정 다수의 판매자가 중고나라 플랫폼에 들어와서 신품이든 중고든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만들고 중고나라와 수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중고나라가 이커머스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판매자’를 모아야 한다. 그냥 한 번 팔고 사라지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중고 판매자 말고 고정적으로 꾸준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플랫폼에 유입돼야 한다.

물론 이미 중고나라 카페에서 예부터 상품을 팔고 있던 리셀러들이 그 역할을 일부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중고나라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는다. 네이버 카페 기반의 중고나라이기에 수수료를 받기엔 애매했고, 현재까지 중고나라는 개인간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전통적인 중고나라의 수익모델은 카페에 붙이던 광고였다.

그래서 중고나라는 판매자를 모으는 독특한 방법론을 설계했다. 중고나라가 지난해 4월 론칭한 신뢰인증 개인장터 ‘평화시장’이 그 시작이다. 평화시장은 쉽게 말해서 B2B 도매몰이다. 중고나라가 공급자로부터 받은 중고폰, 구제의류 등 각종 중고상품, 새 상품들을 판매자에게 재공급한다. 판매자는 평화시장에서 판매하길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여 간단한 상품상세를 작성하여 업로드 하면 해당 상품이 자동으로 중고나라앱과 중고나라 카페(일부 상품의 경우)에 연동돼 업데이트 된다. 그렇게 실제 상품 판매까지 이어지는 수익의 일부를 판매자가 받는다. 마치 판매자가 중고나라의 리셀러가 되는 개념이다.

중고나라는 평화시장 운영 지원을 위해 경기 곤지암에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된 상품들을 소비자까지 배송 출고하는 주체는 ‘중고나라’다. 흔히 B2B 도매몰들이 많이 하고 있는 ‘드랍쉬핑(Drop Shipping)’ 방식을 응용한 거다. 드랍쉬핑이란 재고가 없는 판매자가 재고가 있는 도매상(제조사)의 정보를 끌어와 판매를 하고, 판매가 일어나면 도매상이 소비자까지 배송해주는 방법이다. 이 때문에 평화시장 판매자는 ‘무자본’, ‘무재고’ 판매가 가능하다.

평화시장은 중고나라가 검수하고, 중고나라가 발송하기 때문에 중고거래의 태생적인 문제인 ‘상품 신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론칭 당시 중고나라의 강조사항이었다. 그래서 중고나라는 평화시장 판매자를 ‘인증셀러’라 불렀다.

평화시장은 현시점 중고나라 ‘파트너센터’로 이전됐다. 사용방법은 평화시장과 유사하다. 먼저 회원 가입을 하고, 판매할 상품을 검색하고, 중고나라앱과 중고나라 카페에 노출될 ‘제목’과 ‘상품상세’를 작성하면 끝이다. 상품 판매가는 현시점 변경 불가능하다. 중고나라 추천가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예상 판매이익도 노출되는데, 상품마다 그 비중이 다르다. 이 상품의 경우 1만5000원 판매가에 예상이익은 28700원(100개 기준)이다.

평화시장의 진화, 파트너센터

평화시장의 개념은 현시점 중고나라 ‘파트너센터’로 이전됐다. 여기에는 중고나라 곤지암 물류센터에 ‘재고’로 보관하여 출고하는 상품뿐만 아니라 중고나라의 공급 파트너가 바로 소비자에게 출고하는 상품 카테고리까지 확보됐다. 중고나라 관계자에 따르면 파트너센터 판매 방식은 공급사에서 출고 되는 중개판매와 중고나라 물류센터 매입 및 위탁판매가 모두 섞여있다. 쿠팡이 3자 판매자의 상품을 모으는 아이템마켓과 물류센터에 재고를 직매입하여 판매하는 로켓배송을 동시에 운영하듯, 중고나라에도 비슷한 개념이 섞여들었다. 차이가 있다면 쿠팡과 달리 중고나라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B2B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아니, 이렇게 중고나라앱을 통해 올라온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니 B2B2C라 해도 되겠다.

중고나라 파트너센터 판매자는 누구나 아무 조건 없이 가입 가능하다. 그래서 기자도 파트너센터 판매자로 가입해 봤다. 무재고, 무자본 판매가 가능하다고 무한정 판매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매판매시 ‘픽포인트’가 차감 된다.

중고나라 파트너센터 가입은 누구나 가능하다. 처음 중고나라 파트너센터에 판매자로가입하면 ‘골드 등급’을 부여 받는다. 여기서 판매이력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높은 등급으로 레벨업할 수 있다. 레벨업을 하면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중고나라는 최근 앱개편을 통해 ‘미개봉새상품’이라는 탭을 메인화면에 새로 추가했는데, 파트너센터 판매자들이 올린 상품들이 여기에 노출된다. 과거 ‘평화시장’의 기능을 이 미개봉새상품이 한다고 보면 된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현시점 파트너센터 판매자는 1만여명이 있다.

최근 앱개편으로 추가된 중고나라의 오성급후기+미개봉새상품 탭의 모습. 오성급후기에서는 중고나라가 상품을 판매하는 주체로 등장했다. 미개봉새상품은 중고나라 파트너센터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들이 노출된다. 이름은 미개봉새상품이지만 ‘중고’도 ‘구제’도 같이 판매된다.

중고나라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앱개편과 함께 ‘5성급 후기’ 탭이 메인에 추가 됐는데, 여기에는 중고나라가 판매하는 상품 중에서 고객 후기가 좋은 상품만 엄선, 노출하여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중고나라의 경쟁력?

중고나라는 향후 중고나라에 방문하는 판매자가 구매자가 되기도, 구매자가 판매자가 되기도 하는 양방향 참여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중고나라는 최근 앱개편과 함께 앱에 로그인 하는 모든 사람들의 ‘셀러수익’을 메인 화면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개편했다. 이를 통해 단순히 구매만 하러 중고나라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판매’를 하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이들이 추후 파트너센터 판매자로까지 유입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기자처럼 말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과거 중고나라의 물품 거래는 일방향이었다. 사는 사람이 있고, 파는 사람이 있었지만, 구매하는 사람이 판매자가 되지는 못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이 되고,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중고시장 참여를 이끄는 것”이라 설명했다.

중고나라가 6일 발표한 앱개편 기능에 포함된 셀러수익 노출 및 시세조회 기능. 모두 ‘셀러’ 기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시세조회 기능은 향후 개발자 영입 등을 통해 더 고도화 해나간다고.

이번 앱개편과 함께 중고상품의 평균 시세를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소비자도, 판매자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인데 중고나라 네이버카페와 앱에 쌓인 가격 데이터를 기준으로 평균 상품 시세를 노출시키는 개념이다. 과거 중고나라는 네이버카페에 쌓이는 상품시세 데이터를 수기로 정리했는데, 이것이 시스템이 연동돼 자동으로 계산되는 개념으로 개선됐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판매하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도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시세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며 “이번 앱개편에서는 셀러(판매자)들을 위한 기능 마련에 특히 많은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중고나라는 더 많은 판매자를 모아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중고나라가 이런 상황에서 경쟁 중고거래앱 대비 강점으로 강조하는 것은 ‘트래픽’이다. 네이버카페 기준 1800만명, 앱 기준으로 800만에 달하는 도합 2600만의 회원수, 하루 20만 건 이상의 새로운 상품이 등록되는 플랫폼, 네이버 카페만 동시접속자 5000~6000명 이상 등이 중고나라가 자랑하는 수치다. 물류센터 기반의 상품 검수, 택배 연계와 지역 기반 직거래 연결을 포괄하고, 전 연령대를 포괄하는 고객층 또한 중고나라가 내세우는 자랑이다. 그렇게 중고나라는 커뮤니티에서 플랫폼으로 나아간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