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 포럼 출범, ‘배달 산업’ 대안 찾는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추산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는 약 47~54만명의 플랫폼 노동자가 있다. 전체 취업자 대비 약 1.7~2% 수준으로 이 숫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플랫폼 노동 확산에 따른 제도적 대안 마련을 위한 국내외 각국의 논의도 활발하다. 최근 유럽연합은 플랫폼 노동을 포괄하는 지침을 제정하여 2020년까지 회원국 개별법에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관련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됐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정리한 플랫폼 노동 포럼 출범의 배경이다.

노동조합과 플랫폼 기업, 공익 전문가들이 노사전 연대를 구성하고 플랫폼 노동의 대안 마련을 위한 플랫폼 노동 포럼 1기를 1일 출범했다. 이번 포럼은 정부가 아닌 노사가 앞장서서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관계자측 평가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 위원으로는 공익 전문가인 이병훈 중앙대 교수(포럼 위원장 취임 예정), 권현지 서울대 교수, 박은정 인제대 교수가 참여했다. 노동조합에서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라이더유니온이 참석했다. 기업으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플랫폼 기업인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배달대행업체인 스파이더크래프트가 참여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향후 포럼에 추가로 참석할 예정이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가 논의할 첫 번째 업종은 ‘배달산업’이다. 배달종사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에 공동의 관심을 기울인다는 설명이다. 이후 퀵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 노동 분야와 산업까지 논의 대상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노동 포럼 1기가 다룰 의제는 크게 4가지다. 1) 플랫폼 노동의 보호 대상에 관한 당사자 협의 및 제안, 2) 배달산업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기준 마련, 3) 배달산업 종사자 처우 안정을 위한 사회적 보호조치, 4) 배달산업의 발전과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협의 및 제안이 그것이다. 각각의 논의 의제를 공익 전문가, 기업, 노동조합 측 간사가 참여하여 서로의 주장과 근거를 논의하고 합의점을 도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결론 도출까지는 약 6개월(4~9월)의 기간을 두고 운영된다.

전업 플랫폼 노동자뿐만 아니라 파트 타이머 노동자에 대한 지원 대책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 이병훈 플랫폼 노동 포럼 위원장(취임 예정,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은 “긱노동, 커넥티드 노동도 플랫폼 노동인 만큼 마땅히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성격이 전통적인 고용관계에 있는 사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등과 성격이 다르다면 그 실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방안을 포럼에 있는 노사와 함께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출범식에는 정부 관계자 또한 함께했다. 배달업계의 노사가 주도적으로 나선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논의 결과가 이번 포럼에서 도출되길 기대한다는 정부의 입장이다. 김대환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정부는 플랫폼 노동자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대상에 배달기사를 포함시키고 플랫폼 기업에 대한 보호조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도 점차 확대하고 있고 고용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포럼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배달 산업 안에서의 논의 결과가 좋은 성과를 내 다른 분야까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대엽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거대한 사회와 기술 변동이 만들어내는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담아내는 그릇을 온전히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 추구하는 대화 포럼이 새로운 현실을 담아낼 그릇을 제대로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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