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타와 BEV 아이들

BMW의 예전 광고

1950~1960년대 유럽을 달리던 마이크로카 이세타가 전기차로 부활한다. 이세타는 주로 BMW의 차량으로 알려져 있지만, BMW는 라이선스를 구매해 개조 후 판매한 것이고, 원래는 이탈리아 이소 SpA의 차량이다. 이세타의 의미가 ‘작은 이소’라는 뜻이다. 외모에서부터 독일보다는 이탈리아의 유려한 감성이 느껴지는데, BMW는 이 차량의 라이선스를 수입해 조금 더 강하고 편한 차량으로 만들었다. BMW의 이세타 차량 이름은 버블 카로 불리기도 한다.

냉장고에서 사람이 내리고 있다

이세타의 특징은 달걀 같은 디자인, 냉장고처럼 열리는 냉장고 문, 전면 냉장고 문을 통해 탑승하는 특이한 탑승법, 300cc 미만의 배기량, 이에 따라 독일법으로는 오토바이 면허로도 운전할 수 있었던 점, 생각보다 높은 최고 시속(85km/h) 등이 있다. 차체가 가벼워 주차를 하고 나서 조금만 이동할 때면 손으로 끌 수도 있다. 크기가 작지만 성인 한명과 어린이 한명 정도는 탑승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현재는 카시트가 필수이므로 유아가 타기는 어려울 것이다. 차량에 냉장고 문이 달린 이유는 이소가 냉장고와 스쿠터를 만들던 회사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세타는 전기차로 거듭나 2016년에 등장했다. 스위스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Micro Mobility Systems)가 마이크로리노(Microlino)를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였고, 2018년 생산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생산을 맡기로 한 이탈리아 전기차 제조사 타짜리(Tazzari)가 독일의 아르테가(Artega)에 인수되며 이세타와 비슷한 카롤리노(Karolino)가 등장하게 된 것.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과 타짜리는 마이크로리노의 지분을 반씩 나눠 가지고 있었으므로 아르테가에게도 생산 권한이 있었다. 두 회사는 2년간의 법적 분쟁을 마치고,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합의해 두 이세타 BEV(Battery Electric Vehicle, 전기차)를 선보였다.

독일 차량이지만 광고에서는 이탈리아 감성을 선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 마이크로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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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리노는 이탈리아 차량의 색감과 유려함을 살리면서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바퀴는 원래의 이세타와 다르게 총 4개다. 배터리는 기본형 최대 125km(8kWh), 고급형 200km(14.4kWh)를 갈 수 있는 BEV다. 최대속도는 90km/h. 충전은 총 가정용 4시간, 충전기 1시간이 소요된다. 주차공간 한 칸에 3대를 주차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바퀴가 네개이므로 르노 트위지와 같은 L7e 전동 쿼드리사이클로 분류된다. 이 분류 역시 자동차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충돌 테스트 등의 제한은 없다. 사람은 총 2명이 탈 수 있다. 무게는 513kg로 과거의 이세타와 다르게 손으로 끌고 옮길 수는 없을 것이다. 트렁크 볼륨은 총 220리터. 가격은 1만2000유로(약 1651만원, 부가세 별도)부터이며, 도색, 휠 캡, 전동 킥보드 등의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이 계속 늘어난다.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1만7540유로(약 2403만원)가 된다. 현재 예약을 받고 있으며 인도는 2021년 1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스템은 마이크로리노의 2.0 버전 콘셉트 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3륜 전기 스쿠터인 마이크로레타도 선보인다. 레트로와 현대가 오가는 디자인이 매력적이며, 스쿠터는 4900유로(약 673만원)부터 시작한다.

아르테가 카로-이세타

법적 분쟁을 마친 카롤리노의 새 이름은 카로-이세타로 결정됐다. 카로 이세타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마이크로리노와 유사하지만 헤드라이트 부분이 조금 다르다. 마이크로리노가 거울과 헤드라이트를 앞뒤로 위치해 미니멀함을 살린 반면 카로-이세타는 클래식 이세타처럼 두 부분을 분리해놓았다. 전반적으로 더 클래시컬함에 주력한 모양이다. 냉장고 문은 그대로 적용돼 있다.

배터리 수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마이크로리노와 다르게, 아르테가는 인트로와 에디션 두 가지 버전을 판매한다. 두 제품 모두 최대 주행 가능 거리 200km, 최대 속도 90km/h를 보장한다. 유럽 명차의 한정판 대부분이 그렇듯 인트로 버전에는 서명과 개별 번호를 부여한다. 인트로는 54대, 에디션은 55대를 판매한다고 한다. 인트로 버전은 1만8500유로(약 2543만원, 부가세 별도), 에디션 버전은 1만5122유로(약 2079만원, 부가세 별도)로 판매한다. 인트로와 에디션 외 추후 일반 버전이 발매될 예정이지만 이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본 가격이 마이크로리노보다 상당히 비싸지만 옵션은 대부분 탑재돼 있다. 마이크로리노 대비 강점은 올 4월부터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이트와 네이비가 인트로, 나머지 모델이 에디션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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