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주주로 참여하고 플랫폼이 지원하는 웹툰 전문 회사가 출범한다. 웹툰이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원천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아예 IP(지식재산권)로 성공할만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키워보자는데 작가와 플랫폼이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관련업계와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윤태호, HUN, 네스티캣 등 다음웹툰의 인기 작가들이 주주로 참여한 웹툰 전문 회사 ‘슈퍼코믹스’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슈퍼코믹스는 조만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며, 카카오페이지가 투자와 운영지원을 검토 중에 있다. 이에 앞서 HUN 작가와 지민 작가가 공동 집필하는 만화 ‘랑데부’가 슈퍼코믹스 로고를 달고 현재 다음웹툰에 연재 중이다.

슈퍼코믹스의 핵심은 참여 작가들이다. 일단 ‘미생’과 ‘이끼’로 큰 사랑을 받은 윤태호 작가가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윤 작가의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욱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IP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보여준 대표적 작가다. 윤 작가는 올 상반기 ‘남극(가제)’, ‘미생 시즌2’ 등을 연재할 예정이다. 애초 업계에서는 윤 작가가 직접 슈퍼코믹스의 대표를 맡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지 측에 따르면 윤 작가를 포함한 웹툰 작가들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만 합류, 작품 활동에 집중한다.

HUN 작가 역시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나빌레라’ 같은 인기작을 영상화 했다. 특히 ‘해치지 않아’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오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트레이스’로 이름을 알린 네스티캣 작가의 경우 마블코믹스의 ‘어벤져스: 일렉트린 레인’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다음웹툰 홈페이지

또 다른 포인트는 플랫폼의 적극적 개입이다. 카카오페이지가 투자와 운영지원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다음웹툰에 투자하고, 다음웹툰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슈퍼코믹스를 운영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지 측은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슈퍼코믹스 작품

2019년 작
<카운터> 그리다즈&구나
<랑데부> 훈&지민

2020년 현재 연재 중
<트레이스> 네스티캣
<랑데부> 훈&지민

2020년 상반기 연재 예정 작
<남극(가제)> 윤태호
<미생 시즌2> 윤태호
<불패검선> 고영훈&김찬영

2020년 하반기 연재 예정작 약 10편 준비 중

*윤태호, 훈, 고영훈(네스티캣) 외 현재 지민 작가와 전속 계약 체결 완료
*2020년 상반기 다수의 전속/참여 작가들과 계약 체결 및 작품 진행 예정
*2020년 하반기 연재 예정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

[출처=슈퍼코믹스]

카카오페이지 측도 슈퍼코믹스의 설립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슈퍼코믹스를 알리는 내용을 포함한 기자간담회를 검토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슈퍼코믹스에 기대하는 것이 단순히 인기 IP 발굴에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 단계부터 투자사와 배급사가 큰 영향을 미치는 영화산업처럼, 웹툰 제작에서도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웹툰 플랫폼은 영화산업에 비유하자면 배급과 유통을 맡고 있는 멀티 플렉스의 역할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투자사의 역할을 맡게 될 경우 영화산업처럼 ‘투자 -> 제작 -> 배급’ 전 과정에 플랫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

슈퍼코믹스와 카카오 그룹의 다른 계열사의 연계도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카카오는 카카오M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종합 콘텐츠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밝혀왔다. 카카오M은 앞서 모바일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스피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잡고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몬스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제작사에 가장 필요한 것이 흥행을 담보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면, 인기작가들의 웹툰은 매우 훌륭한 자원이다.

슈퍼코믹스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앞으로 플랫폼들이 이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해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큰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슈퍼코믹스가 작가와 플랫폼 간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지, ‘웹툰에서 영상으로 이어지는 시스템화’가 기대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부 등이 앞으로 웹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 커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