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만드는 친환경 바나나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출시됐다고 해서 기자간담회에 왔다. 처음 맘에 품은 질문은 “굳이, 왜?”였다. 로봇도 좋고 친환경도 좋다지만, 이 질문을 넘어서지 않을 수는 없다.

사실 애초에 아이스크림은 대부분의 환경에서 로봇이 만들고 있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에 흔히 보이는 아이스크림 기계가 로봇이다. 사람 아니다. 친환경 아이스크림도 많다. 무색소, 유기농을 강조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이미 많이 나와 있는데, 그 이상의 꼭지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아이스크림 브랜드명은 브라운바나. 아이스크림 로봇이 고객 주문을 받아 스스로 아이스크림을 컵에 담고 기본 토핑을 조합해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로봇에 빈 컵을 놓거나, 다 만들어진 아이스크림 컵을 손님에게 전달하는 일은 사람이 한다.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제철과일 토핑을 썰어서 아이스크림에 올려 장식하는 일도 사람이 한다. 자세한 로봇 구동 장면은 아래 영상을 보자.

왜 굳이 로봇일까

이 아이스크림을 만들게 된 사연을 먼저 들어봤다.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개발한 F&B와 기술을 결합한 공간 기획업체 라운지랩 황성재 대표의 말이다.

“라운지랩은 그동안 라운지엑스라는 공간에 로봇 바리스타를 선보여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로봇이 내리는 드립 커피를 만들었는데, 언젠가 엄마아빠손 잡고 온 아이가 가게에 대자로 누워서 울고 있더라고요. 아이가 왜 울었는지 사연을 알아보니 이랬습니다. 엄마아빠는 로봇이 음료(커피)를 만들어 줬는데, 아이는 냉장고에서 꺼내서 음료를 줬다는 겁니다. 아이도 로봇이 만들어 준 무엇인가를 먹고 싶었는데요. 우리가 어른 음료인 커피 로봇은 만들었지만, 어린이가 먹을 음료를 만드는 로봇을 만들지는 않아서 생긴 문제였습니다”

사연은 차치하더라도 로봇이기 때문에 생기는 ‘마케팅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굳이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 하면 신기하다. 특히나 아이들이 로봇을 좋아한다. 기자가 어린 시절에도 공룡과 함께 로봇은 어린이가 좋아하는 양대 콘텐츠로 꼽혔다. 그래서 로봇 공룡이 나오는 <쥐라기캅스 쥬라킹>과 같은 애니메이션이 공중파에서 절찬 방영중인지 모른다.

실제 마케팅 측면에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라운지랩의 바나나 아이스크림은 백화점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황 대표는 “처음에는 로봇이 아닌 아이스크림 기계를 넣을까도 고민을 해봤지만, 로봇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고 하니 백화점에서 반응이 바로 왔다”며 “로봇 도입은 인건비 절감 측면의 가치도 있지만, 마케팅 측면의 활용도가 확실히 존재한다. 나중에 로봇이 인사하거나 춤추는 기능도 만들 것”이라 말했다.

마케팅 외에 부가 가치가 있다면, ‘인건비’ 절감이다. 라운지엑스에 커피 로봇을 도입해 본 결과 최소 0.8명분의 역할을 로봇이 담당할 것으로 분석된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로봇은 사람의 업무 중에 ‘아이스크림을 내리는’ 역할을 대체한다. 아이스크림 기계 버튼을 누르고 예쁜 모양으로 아이스크림을 담는 역할인데, 이 역할에 피로감을 느끼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람은 사람대로 더 가치 높은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아이스크림 내리는 역할을 로봇이 대체하면 사람은 제품 추천을 하는 등 고객 응대에 집중하여 좀 더 높은 ROI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향후 백화점에 입점을 하더라도 사람 직원 1명과 로봇 한 대가 같이 공급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이 로봇은 비싸다. 라운지랩이 이번에 공개한 로봇은 미국산인데 로봇팔만 대당 30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기존 아이스크림 만드는 기계의 가격이 대당 1600만원 수준이라고 하는데 두 배 가량 비싸다. 향후 라운지랩은 이 로봇을 기존 아이스크림 기계 수준의 가격으로 맞추려고 한다. 마침 중국에 1200만원 정도에 로봇을 공급하는 업체가 있어서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흔한 1600만원짜리 아이스크림 기계. 이것도 사실 로봇이라면 로봇이다.

친환경인 이유

라운지랩이 공개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명은 ‘브라운바나’다. 갈변된 바나나(브라운 바나나)를 원료로 썼기에 붙은 이름이다. 바나나 껍질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점차 얼룩덜룩한 갈색으로 변한다. 단단한 바나나 속살도 점차 물러진다. 하지만 당도는 오히려 갈색이 될수록 더 높아진다. 갈변 바나나로 ‘당도’를 잡고, 물러진 질감(Texture)은 아이스크림 제조로 극복한다는 게 라운지랩측 설명이다.

갈변 바나나는 당도가 높기 때문에 사용되지만, 그 안에는 ‘친환경’의 의미도 담겨 있다. 라운지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갈변돼 폐기되는 바나나의 양이 상당하다. 이미 전 세계 생산 식품의 70%가 먹지 못하고 버려지는 갈변 바나나를 수급하여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라운지랩은 국내 대형마트 두 군데와 협업하여 원료인 갈변 바나나를 사오기도 하고, 받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이 정도 갈색 바나나가 원료가 된다고. 완전 숙성돼 검정색으로 변한 바나나는 재료로 쓰지 않는다. 적정한 당도가 나오는 색깔이 있는데, 사진을 참고하자.

브라운바나에는 백설탕, 물엿, 바나나 시럽과 같은 첨가물과 합성착색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순수한 바나나와 천연 감미료를 사용해서 만든다. 구체적으로 원료 함량은 갈변 바나나가 52%,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와 우유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아이스크림의 포장재 역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활용한 것은 바나나껍질로 만든 종이 포장재인데, 이 포장재가 나오기 전에는 먹을 수 있는 쿠키 포장재도 썼다고 한다.

황 대표는 “브라운바나는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다. 기존 버려지는 바나나를 수거해서 원료로 사용하는 착한 브랜드”라며 “더불어 좀 더 건강하게 먹고 싶은 소비자 니즈를 반영했다.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서 굉장히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자연에서 온 친환경 아이스크림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름지기 중요한 것은 맛

로봇도 좋고 친환경도 좋다지만, 모름지기 아이스크림은 맛이 있어야 한다. 먼저 아이스크림 부분만 떠먹었다. 기본적으로 바나나맛에 충실하다. 단지 모양 우유에서 나오는 그 맛은 아니다. 진짜 바나나의 그 맛인데,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다소 심심하다는 이야기다.

완성된 아이스크림(기본 아이스크림+건바나나, 그라놀로지 시그니처 토핑+블루베리+파인애플+딸기 토핑). 물류기자 일을 하면서, 살다살다 바나나 아이스크림 간담회에 올 줄은 몰랐다.

기본 아이스크림에 돈을 더 내면 세 가지 기본 토핑(건바나나, 그라놀로지 시그니처/씨리얼, 카카오)과 계절 과일을 추가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 뿌려진 그라놀로지 시그니처 토핑을 함께 먹어보니 이 조합이 꽤 괜찮다. 과일도 같이 먹어봤는데, 사실 과일은 그냥 먹어도 맛있다.

그라놀로지 시그니처 토핑과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정말 괜찮다. 같이 먹으면 상당히 맛있다. 누군가 카카오는 ‘설탕’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설탕 맞다. 단 맛을 좋아하는 고객을 위해서 선택권 차원에서 넣어놓은 토핑 옵션이라고 한다.

브라운바나의 맛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진 라운지랩 운영팀 총괄은 “천연 바나나 원료가 갖는 쿰쿰함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그라놀로지 시그니처 토핑을 우연히 써보니 상당히 괜찮더라”며 “기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맛은 바나나맛이다. 순수한 맛을 잡기 위해서 레시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바나는 오는 2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그 때가 되면 바나나 아이스크림의 맛은 좀 더 진화할 수 있다. 원료 비중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토핑에 따라서 4000~6000원 사이에 가격이 결정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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