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화제다. 한국경제가 3일 롯데가 티몬 인수를 타진한다는 보도(한국경제, 티몬, 매물로 나왔다… 롯데에 인수 타진/ 원제목 : 롯데, 티몬 인수 나섰다… ‘1.3조 딜’ 담판 중)를 내면서부터다.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티몬 대주주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이다. 기업가치와 티몬 대주주 지분율 80%를 고려하여 산정한 매각가는 1조360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팩트 체크 먼저 하고 들어가자면, 티몬과 롯데 양사는 인수합병 설을 모두 부인했다. 티몬 홍보팀 관계자는 양사의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문의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검토중에 있으나,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님”이라 부인했다.

하지만 티몬이 회사를 팔고 싶다는 소식이 업계 곳곳에서 들린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롯데가 티몬측의 인수 제안을 받고 인수를 검토했다는 소식이 들린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티몬 인수를 검토한 업체가 비단 롯데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 대형 리테일, 이커머스 업체들이 티몬측의 제안을 받아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인수를 안 하겠다는 결론이 났지만 말이다.

그래서 5명의 이커머스 업계 실무자들에게 물었다. 만약 롯데가 티몬을 인수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어떤 시너지가 있을까. 시너지가 날 수는 있을까. 이들에게 들은 내용을 기반으로 가상의 대화를 구성해봤다. 등장인물은 아래와 같다.

A씨는 티몬 출신의 업계 고위 관계자다. B씨는 티몬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 현직 실무자다. C씨는 마찬가지로 티몬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또 다른 대형 리테일 업체 현직 실무자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은 롯데마트, GS홈쇼핑, 11번가, 위메프 등지에서 근무했고 현재 ‘리테일 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SK하이닉스, 한국IBM, SK플래닛에서 근무했고, ‘이커머스 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공통 시너지, 트래픽?

엄 기자

티몬이 팔리고 싶어 한지는 조금 오래된 것 같아요. 롯데의 티몬 인수설도 소문난 지 조금 시간이 지났고, 이번이 최초 보도도 아니었죠. 여쭤보고 싶어요. 롯데가 티몬을 인수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무엇일까요?

티몬 출신 업계 고위 관계자 A(이하 A)

티몬의 고객이 롯데닷컴 고객보다 5~10살 정도는 더 어려요. 물론 일부 고객층이 겹치기는 하겠지만 완전히 중복되는 시장은 아니죠. 티몬과 롯데가 합쳐지면 회원수는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롯데닷컴에 부족한 트래픽을 티몬이 더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이하 박 소장)

덧붙이자면 고객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롯데에는 없고, 티몬에는 있는 어린 고객의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 겁니다. 확실히 양사가 합쳐지면 숫자가 좋아지죠. 쿠팡과 숫자로 비벼볼만한 업체가 만들어집니다.

티몬으로부터 인수합병 제안을 받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 B사 현직 실무자(이하 B)

고객 구성비가 다른 업체가 합쳐진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조금 보충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께요. 티몬 고객이 어리다고 하는데, 어린만큼 객단가가 안 나옵니다. 티몬이 주력하는 ‘타임딜’도 저렴한 상품 사러 가는 것이죠. 반면, 롯데는 티몬만큼 어린 고객은 없지만 그만큼 객단가가 높으니 장단점이 있어요. 여기서 시너지를 찾자면 티몬이 재작년부터 미디어 커머스 한다고 고생했잖아요. 이쪽 핵심이 결국 홈쇼핑 형태로 귀결되거든요. 그리고 홈쇼핑 업계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경 쓰고 있는 것이 ‘2030향 방송’이에요. 티몬에는 그런 고객이 있으니 그 쪽에서 사업적인 핏이 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티몬으로부터 인수합병 제안을 받은 또 다른 대형 리테일 업체 C사 현직 실무자(이하 C)

전 조금 부정적이에요. 롯데가 트래픽 측면에서 티몬 인수를 한다? 소비자들은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을 비교하면서 이동을 합니다. 티몬에 지금 회원이 많은 이유는 초반에 할인 쿠폰을 많이 뿌렸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인식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위메프도 가격으로만 밀고 있잖아요? 반면 쿠팡은 그놈의 물류 때문에 못 떠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고객이 쉽게 떠나는 상황에서 롯데가 티몬을 통짜로 사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지, 그 돈을 쓰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반드시 티몬을 사야 되는가도 잘 모르겠습니다. 트래픽은 롯데 또한 돈 쓰면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가치는 적절한가

엄 기자

이번에 한국경제에 보도된 티몬의 기업가치가 1조7000억원이라고 합니다. 이게 어떻게 결정된 가격일까요? 보시기에 합리적인가요?

A


롯데가 티몬을 인수한다면 결국 ‘회원수’를 사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수가액은 롯데가 보유하지 않은 회원 한 명의 값어치를 얼마나 쳐줄 것이냐에 따라 결정되겠죠. 사실 티몬은 적자기업이라서 롯데 입장에서 그 외의 지표로 결정하는 인수가는 의미가 없습니다. 근데 1조7000억원은 많이 비싼 것 같긴 하네요. 아무래도 티몬이 희망한 가격 같고, 롯데가 인수하고자 하는 가격은 훨씬 낮을 거예요.

박 소장

롯데 입장에서는 부족한 10대, 20대 고객 획득비용이 인수가 산정 기준이 되겠죠. 다만 롯데가 내년 이커머스 통합을 끝내게 된다면 티몬의 껍데기는 딱히 필요가 없어질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롯데가 티몬 인수에 굳이 오버페이할 이유가 없다고 봐요. 롯데 이미지가 많이 안 좋다고는 하더라도, 티몬과 비교하면 유명세부터 차이가 있잖아요? 만약 인수를 하더라도 내년 예정된 이커머스 통합 사이트가 나오기까지 시간 벌기 측면이 아닌가 싶어요. 통합 사이트 오픈 준비 기간 동안 티몬에서 획득한 고객 데이터를 새로운 사이트에 반영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겠죠.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이하 윤 대표)

전 잘 모르겠습니다. 고객을 통합하는 것은 일견 말이 됩니다. 티몬은 미디어커머스를 잘 했다는 평을 받고, 그런 것을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이 고객군에 존재하겠죠. 그런데 그런 이들이 롯데닷컴으로 넘어가서 물건을 살까요? 저는 좀 아닌 것 같아요.

월마트가 인수한 보노보스(Bonobos) 사례가 거의 똑같은 예인 것 같아요. 월마트와 보노보스는 인수한지 1~2년이 지나도록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보노보스 UI에 익숙한 사람들이 싸구려 이미지인 월마트에 안 간다는 거죠. 만약 롯데가 티몬을 인수하더라도 티몬은 티몬대로 트래픽이 따로 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트래픽을 흡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롯데 관계자이고 1조7000억원 정도의 돈이 있다면 티몬 인수보다는 그냥 외부 사람 데리고 와서 내부 온라인 통합팀을 제대로 꾸리는 방법을 택할 것 같아요.

C

공감합니다. 너무 비쌉니다. 티몬이 그 정도 가격 나갈 상황이 아닌데, 비싸게 부른 것 같습니다. 앞에서 태운 돈이 많으니,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비싼 가격을 부른 것이 기사를 통해 흘러나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회사가 티몬을 인수하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로 금액이 맞지 않아서였습니다.

엇갈리는 ‘상품’ 시너지

엄 기자

상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롯데나 티몬이나 양측 플랫폼에 입점, 판매하고 있는 셀러들이 있습니다. 고객 획득 측면뿐만 아니라 셀러들이 결합돼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있을까요?

B

셀러 통합의 이점은 다소 있을 것이라 봐요. 오픈마켓 셀러가 롯데닷컴과 같은 종합몰 입점을 잘 하지 않아요. 수수료도 비싸고, 최저가를 맞춰야 되는 이슈가 있거든요. 대개 이런 구조에요.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은 ‘롯데백화점’이나 ‘롯데홈쇼핑’에 팝니다. 여기서 재고 떨이하는 저가 제품은 ‘롯데닷컴’으로 갑니다. 롯데닷컴에도 입점하기 애매한 브랜드의 신규 셀러들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곳으로 빠집니다. 상품 SKU(Stock Keeping Units)는 롯데보다 티몬이 많고, 티몬에는 롯데에 없는 셀러도 있을테니 상품 측면에서 시너지는 있을 것 같아요.

C

저는 좀 다른 의견입니다. 롯데가 티몬을 인수하더라도 상품 구색 확보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셀러를 통합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은 ‘독점 납품’이 있을 때입니다. 리테일 업체들이 PB상품 확보에 주력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티몬은 딱히 독점 상품이 많은 곳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A

저도 롯데와 티몬에 입점하는 셀러 차이가 그렇게 큰지는 잘 모르겠어요.

박 소장

롯데가 티몬을 인수한다고 상품이 특별히 엄청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많은 셀러들이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입점을 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일부 종합몰에 들어가지 못한 소규모 셀러를 흡수한다면 약간의 통합 시너지는 있을 것 같습니다.

C

예전에 이마트가 괜찮은 상품들을 해외에서 병행수입으로 컨테이너로 들여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상품이었고, 외부 채널을 흡수해서 상품을 확보한 것이 아니라 자체 역량을 키워서 확충한 것입니다. 차라리 상품 확보 측면에서는 이마트처럼 하는 것이 더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1+1은 정말 2일까?

엄 기자

인수합병 판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1+1은 2가 아니라는 거죠. 롯데가 티몬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과연 2가 될 수 있을까요?

A

1+1은 2가 아니라, 1.5도, 1.3도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 GS홈쇼핑이 디앤샵을 인수했잖아요? 당시 디앤샵은 패션 쪽에서는 확고부동 1등이었는데, GS홈쇼핑 가더니 점점 그 규모가 줄어들었어요. 통합이 안됐다는 이야기죠.

더군다나 기본적으로 롯데,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들은 자기 마진을 넘어서는 비용으로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티몬은 자기 마진보다 큰 프로모션을 하는데 아무런 부담감이 없는 업체란 말이죠. 만약 두 업체가 통합됐을 때 롯데에서 티몬으로 파견 나간 분들이 이런 문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티몬 분들이 롯데 분들에게 우리는 적자를 보지만 트래픽을 판다고 보고할 수 있을까요?

박 소장

트래픽이 늘더라도 카니발리즘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거예요. 티몬과 롯데가 서로의 고객을 잡아먹는 상황에서 가늠하기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은 떠버릴 겁니다. 왜냐하면 고객이 똑같잖아요. 고객은 티몬에서도 사고, 롯데에서도 사거든요. 마케팅에서 뺏고 빼앗기는 게임을 하는 것이니까요. 더군다나 롯데도, 티몬도 이커머스의 모든 프로세스를 다 갖춘 회사죠. 중복되는 인력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 인력을 정리하는 작업도 이슈가 될 거에요. 통합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롯데가 지금 7개 내부 쇼핑몰을 통합하는 것도 힘들어 하는데, 외부 통합까지 병행하는 것이 쉬운 건 아니죠.

C

이베이코리아의 옥션과 지마켓이 별도 사이트로 따로 가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쇼핑몰 중에서 ‘미러 사이트’를 구축하는 이들이 있는 이유 또한 분명히 있습니다. 고객이 중복되기 때문이고, 그래서 통합하지 않고 따로 가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물류 통합과 같은 백단 통합은 이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쇼핑몰을 통합하는 프론트 통합은 거의 이점이 없습니다. 사이트 1개와 1개를 더하면 2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1.5가 나오면 다행인 겁니다.

윤 대표

롯데는 지금 당장 진행하고 있는 이커머스 통합 작업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티몬을 사기보다는 그 돈으로 온라인을 잘하는 외부 인력을 유입시켜서 내부 온라인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맞고, 안정화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아요. 물론 살만한 매물이 티몬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롯데 자체 통합 작업도 늦어지는 상황인데, 여기에 티몬을 얹으면 정말 답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