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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 현지시각 기준 11월 14일, WSJ에서 시저 셍굽타(Caesar Sengupta) 부사장은 씨티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구글 계정을 통한 당좌 계좌 개설을 가능케 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신용카드, 페이스북은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구글과 가장 행보가 비슷한 건 아마존이다. 아마존 역시 JP모건과 함께 당좌예금 계좌 서비스를 논의 중이다. K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있는 한국에서는 왠지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인다. 프로젝트명은 캐시(Cache)로, 은행과 기술 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이름이다.

원래라면 비금융 기업은 미국에서 미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미국신협(NCUA) 등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금융권 기업인 씨티은행의 존재로 인해 이러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당좌예금 구좌는 수표를 발급할 수 있는 예금이다. 신용카드나 인터넷뱅킹 사용이 활발한 국내에서는 주로 기업들이 어음이나 수표를 발행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인도 수표를 발행해 사용한다. 수표는 주로 구글 플레이에서 결제 방법으로 사용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애플이나 페이스북과 별반 차이가 없다. 물론 애플의 신용카드는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페이스북 역시 오프라인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다. 구글과 씨티그룹이 발행할 체크(수표) 역시 오프라인에서 유의미한 결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그것이 예금계좌라는 사실이다. 애플은 소비에 대해 측정할 수 있지만, 구글은 이제 수입이 얼마인지의 데이터도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구글은 이제 사용자의 수입, 지출, 월세 등을 모두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개인 간 거래를 할 때는 한국에서 온라인 뱅킹을 하듯 수표를 발행한다. 따라서 월세(렌트) 등을 지급할 때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세대주에 해당하는 사람이 특정 날짜에 특정 금액을 계속해서 발행한다면 그것은 월세가 될 것이다. 은행이 이것을 아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그 은행이 구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글은 사용자의 위치, 스마트폰 활용 패턴, 웹브라우저 방문기록을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이다. 셍굽타 부사장은 이 문제에 대해 “구글 광고처럼 광고주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고 WSJ에 말했으나 구글 자신들이 아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구글은 최근, 미국인 5천만명의 개인 의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거대 헬스케어 기업인 어센던트(Asendant)와도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건강 정보와 재무 정보가 모두 구글의 것이 되는 것에 대해 구글은 아직 사용자를 안심시킬만한 발표를 한 적은 없다. 구글은 언젠가 목숨을 제외한 내 모든 것들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어려운 말로는 디지털 주권.

Photo by Matthew T Rader on Unsplash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