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임박 코리아센터, 핵심 전략 ‘오픈 풀필먼트’란 무엇인가

코리아센터가 14일 김기록 대표와 주요 임원진이 참가한 가운데 기업 상장(IPO) 일정을 공식화했다. 코리아센터는 수요예측(11월 18일~19일)과 청약(11월 21일~22일)을 거쳐 오는 11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코리아센터의 상장 예정 주식수는 총 2403만1048주다. 그 중 공모예정 주식은 254만5490주로 10.59%를 차지한다. 주당 공모 예정가는 2만4000~2만7200원이다. 상장 후 코리아센터의 시가총액은 5767억4500만원~6536억4500만원 선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코리아센터는 그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을 꼽았다. 풀필먼트도 잘 모르겠는데, 오픈 풀필먼트는 또 무엇인가. 거기에 ‘플랫폼’까지 붙었다. 코리아센터의 핵심 전략인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은 무엇인지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와 김용성 CFO의 이야기를 들었다.

오픈 풀필먼트 개념도.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오픈 풀필먼트는 ‘물류’가 아니다. 물류도 포괄하여 이커머스 셀러에게 필요한 가치사슬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가치사슬 수직적 통합 플랫폼

코리아센터의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은 ‘수직적 통합’을 추구한다. 코리아센터는 온라인 판매자(셀러)를 위한 ‘토탈 이커머스 플랫폼’이 되기 위한 가치사슬을 총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눠 보고 있다. ‘글로벌소싱/공급’, ‘쇼핑몰 구축/운영’, ‘복수 마켓 통합관리’, ‘광고/마케팅’, ‘글로벌 물류/판매 지원’이 그것이다.

코리아센터는 오픈 풀필먼트에 속하는 다섯 개의 가치사슬 솔루션을 내재화했다. 모두 코리아센터가 이미 운영하고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물론 일부 제휴를 통해 풀어나가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향후 오픈 예정인 동남아시아, 유럽 물류센터의 경우 현지 물류업체에게 ‘하드웨어(물류센터)’를 공급 받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절감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운영 노하우는 코리아센터가 자체 보유한 역량이 녹아내린다는 설명이다.

이는 코리아센터의 다섯 가지 주력 사업 부문이기도 하다. 코리아센터는 각 영역을 잘 하는 업체를 인수하거나 코리아센터가 직접 제공하던 영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 사업 부문을 통합한 플랫폼을 구성했다.

먼저 글로벌소싱/공급은 ‘몰테일’이 담당한다. 여기서 몰테일은 아마존에서 직구하면 미국 주소 제공해주고 대신 받아주는 ‘배송대행지’ 사업자인데 뭔 글로벌 소싱이냐고 물어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것은 옛날이야기다. 몰테일은 그들 스스로가 셀러가 돼 글로벌 제품을 한국에 마켓플레이스에 판매하는 ‘글로벌셀링’ 사업을 시작한지 오래다. 몰테일은 배송대행지 사업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직구 품목이 무엇인지 파악을 할 수 있었고, 잘 팔릴만한 상품을 소싱해 직접 한국에 판매하고 있다. 이 글로벌셀링이 몰테일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고, 배송대행 사업의 매출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쇼핑몰 구축 및 운영은 코리아센터가 2001년 시작한 서비스인 ‘메이크샵’이 담당한다. 카페24, 고도몰(NHN고도) 등과 함께 ‘쇼핑몰 호스팅 서비스’라 불리는 이들 중 하나다. 쇼핑몰들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부가 솔루션을 제공한다. 메이크샵으로 발생한 거래액은 2018년 기준 3조4000억원이며, 2005년부터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는 메이크샵재팬에서 발생한 거래액은 1조7000억원이다.

복수 마켓 통합관리는 코리아센터가 최근 인수한 ‘플레이오토’가 담당한다. 한국에서는 한 셀러가 자사몰뿐만 아니라 네이버, 쿠팡, 지마켓, 11번가 등 여러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마켓 통합관리 솔루션을 쓰지 않으면 여러 마켓플레이스에 로그인을 해서 판매하는 상품을 일일이 올리고 재고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그것을 해소한 서비스다. 한국에서는 플레이오토 외에도 사방넷, 이지어드민, 샵링커와 같은 업체들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레이오토를 이용하고 있는 셀러들의 2018년 거래액은 약 4조원이다.

광고/마케팅 솔루션 또한 코리아센터가 인수한 자회사들이 직접 제공한다. 코리아센터는 광고/마케팅 솔루션의 원천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 업체들을 인수했다. 대표적인 하나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누리닷컴’, 두 번째는 국내 택배업체들의 정보를 연동하여 수집하는 ‘스마트택배’다. 이들 업체들이 판매채널과 물류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하고 있으며 삼성, LG,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과 컨설팅업체에 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리포트의 가격은 수백만원부터 시작되는데, 에누리의 전체 매출 중 약 30%가 이 데이터 판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물류 또한 코리아센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거점을 기반으로 제공한다. 몰테일이 배송대행 사업을 위해서 구축해놓은 물류센터들이 시작인데, 전 세계 5개국과 7개 도시에 분포(미국: 캘리포니아, 뉴저지, 델라웨어, 중국: 웨이하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한국: 서울)돼 있다. 코리아센터는 물류센터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안에 들어가는 다양한 시스템도 자체 개발하여 셀러 사정에 맞는 이커머스에 최적화된 물류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김용성 코리아센터 CFO는 “몰테일은 2015년부터 글로벌 소싱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복수 마켓관리와 데이터 역량 강화를 위해 해당 분야의 최상위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며 “코리아센터의 M&A는 셀러들을 위한 가치사슬의 다섯 영역을 채우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코리아센터가 잘하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나눠봤고, 부족한 부분에서는 가장 잘하는 회사들을 인수했다. 지금 코리아센터는 토탈 플랫폼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코리아센터는 ‘수직 계열화’ 플랫폼이다.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서비스와 솔루션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내재화했다. 코리아센터는 이제 가치사슬을 구성하기 위한 거대한 규모의 M&A를 끝났다고 평가한다.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큰 규모의 M&A는 사전 투자를 통해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토나 에누리와 같은 회사가 코리아센터가 판단하는 다섯 가지 가치사슬에 있는 회사들을 인수하여 기반을 만든 경우”라며 “향후 판매전략(광고/마케팅 부문)의 가치사슬을 만들어주는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진 회사나, 인공지능 기반으로 상품 소싱을 하는데 기술력이 있는 회사라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오픈’인가

그렇다면 왜 오픈인가. 코리아센터의 고객이 되는 기업들에게는 이 수직 계열화된 망을 완전히 오픈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코리아센터의 경쟁사인 ‘카페24’와 ‘고도몰’로 쇼핑몰을 만든 셀러들에게 까지 말이다. 그러니까 코리아센터의 쇼핑몰 호스팅 서비스 ‘메이크샵’으로 쇼핑몰을 만든 사람들만 코리아센터의 가치사슬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의 타사 자사몰을 이용하는 셀러와 국내외 마켓플레이스 입점 셀러에게까지 코리아센터가 가진 역량을 개방한다. 그래서 오픈이다.

김 대표는 “메이크샵과 플레이오토를 쓰는 셀러들이 우리 고객이다. 추후에는 우리 경쟁사인 카페24이든, 고도몰이든, 쇼피파이든, 어느 쪽을 이용하는 셀러들에게도 우리가 가진 물류든, 다른 무엇이든 열어드릴 계획”이라며 “빠르면 내년에는 오픈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센터의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을 쓰는 고객은 다섯 가지 사업 부문에 있는 플랫폼들을 자유롭게 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리아센터의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은 ‘물류 서비스’가 아니다. 글로벌소싱과 쇼핑몰 구축 및 운영, 마켓 통합관리, 광고와 마케팅, 물류가 포함된 개념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말하는 오픈 풀필먼트란 셀러가 자사몰에 팔든, 네이버에 팔든, 해외몰에 팔든, 코리아센터의 물류센터 어느 한 곳에 입고만 시키면 해당 현지국가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까지 배송을 해준다는 개념”이라며 “3PL 업체들과 다른 점은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검수와 포장 등을 다 지원한다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코리아센터의 숙제가 있다면 카페24나 고도몰이 그들이 가진 셀러 네트워크를 경쟁사인 코리아센터와 잘 연결해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셀러가 원활하게 코리아센터의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서 카페24로 자사몰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셀러가 코리아센터의 물류를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경쟁 플랫폼의 시스템 연동이 필요하다. 카페24가 오픈 플랫폼을 한다고 하지만, 완전 오픈은 아니다. 게이트키핑 과정이 있다. 그렇기에 이런 경쟁 플랫폼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코리아센터의 다음 과제로 꼽힌다.

집중 영역 ‘글로벌’과 ‘소싱’

코리아센터는 글로벌 오픈 풀필먼트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한다. 현재 코리아센터가 한국 안에서의 ‘B2C 이커머스 물류’를 하고 있느냐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 그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 2018년 메이크샵을 통해 한국에 쇼핑몰을 만든 셀러들의 거래액이 약 3조4000억원인데 그 중 코리아센터의 한국 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자까지 배송을 처리하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는 평가다. 바꿔 말하면 메이크샵을 이용하여 쇼핑몰을 구축한 셀러들도 물류를 알아서 하거나, 다른 3PL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코리아센터가 당장 집중하고자 하는 방향은 로컬이 아닌 ‘글로벌’이고, 그 중에서도 B2C 이커머스 물류가 아닌 ‘B2B 소싱’이다. 기존 몰테일을 통해 배송대행지(B2C) 사업과 글로벌셀링(B2B2C) 사업을 해온 코리아센터다. 이를 통해 갖춘 소싱 역량을 좋은 상품을 찾고자 하는 셀러들에게 개방한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센터가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셀러들에게 좋은 상품을 넘어서 규모의 경제가 만드는 구매력을 기반으로 저렴한 원가에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코리아센터가 집중할 분야는 셀러들을 위한 상품 소싱이다. 코리아센터의 글로벌 물류센터는 비수기에 50% 미만의 가동률을 보이는데, 이를 외부 상품을 유입시키면서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코리아센터는 현재 글로벌 600개 이상의 브랜드의 4000만개 이상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숫자를 2022년 1000개 브랜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81%로 미국에 치중된 브랜드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CFO는 “코리아센터는 글로벌 마켓에서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성비 높은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코리아센터는 최근 가동한 중국 웨이하이 물류센터를 통해서 도매마켓을 구축할 것이다. 현재 8%인 중국 소싱 비중을 2022년까지 약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 말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도매상과 제조사를 어느 정도 확보하기 위해서 현재는 코리아센터가 직접 상품을 소싱해서 한국 마켓플레이스에 입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그 비중은 줄여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도매상들의 데이터를 한국 셀러들에게 직접 연결해주고, 좋은 상품을 공급해주는 그런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해나가고자 할 것”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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