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망(자가전기통신설비)을 쓰면 안 되나요? 왜 유선 통신이나 와이파이를 안 쓰고 셀룰러 통신망을 이용해야 하나요? 굳이 5G를 써야 하나요?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에릭슨엘지 강지훈 시니어컨설턴트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를 만나면 왕왕 듣는 이야기들이다.

강 컨설턴트의 답을 말하고 시작하자면 굳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5G를 쓰지 않아도 된다. 자가망을 써도 되고, 유선망을 써도 된다. 다만 명확하게 5G를 사용해야 하는 영역이 존재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에릭슨엘지의 네덜란드 로테르담 월드게이트(World Gateway) 항구의 자동화 구축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이 프로젝트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연결해서 궁극적으로 무인 자동화 항구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자 한다. 그런데 항구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난다. 무인 크레인이 컨테이너 박스를 옮기는데 기상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컨테이너가 흔들린다. 이 때 진동이 발생하지 않게 실시간으로 재보정하는 작업을 센서 시스템이 맡아 한다. 이 작업을 ‘와이파이’로 수행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많은 고객사들이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면서 5G 네트워크로 로봇을 구동하거나 비주얼 분석으로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한다. 예를 들어 카메라 영상을 1밀리세컨드(ms) 이내로 분석해 실시간 반응하게 만들고, 재보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서 어떻게 그 애플리케이션의 세션을 1ms 안에 맺도록 보장받을 수 있을까.

5G라면 가능하다. 그 이유는 요구되는 네트워크 특성에 맞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안에는 수많은 세션, 국내에서만 거의 몇천만 세션이 돌아간다. 전체 중 어느 세션이 1ms 이내에 도달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콜센터 전화해서 “우리가 보내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1ms 안에 보내주세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5G 네트워크는 애플리케이션이 통신사 네트워크 시스템과 대화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열려있어 가능하다.





스마트팩토리에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이용하거나, 계량(Metering), 자산관리(Asset Management)를 위해 센서를 달고 디바이스를 연결한다거나, 혹은 자율주행이나 원격 조정을 위해 특정 수치의 세션을 요구해도 구현할 수 있다.

강 컨설턴트는 “5G 상용망은 데이터 전송에 특정 수준의 성능을 보장하는, 즉 QoS(Quality of Services) 능력을 첫 번째로 갖춰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4G는 그저 통신사가 최선을 다해서 망을 제공하고 데이터를 전달해주면 됐다면, 5G는 보장된 서비스다. 예컨대 기업이 데이터를 최소 50ms마다 무조건 전달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기업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게 SSL(Secure Sockets Layer, 통신 보안을 위한 암호 규약)을 체결하고 그에 맞는 네트워크를 서비스 해야 한다”고 말했다.

5G 네트워크도 개방형으로

5G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여러 인프라 환경이 자동화된 방식으로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 세계에서 이미 한 곳의 데이터센터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 클라우드센터, 외부업체의 클라우드센터에 메인 서버와 애플리케이션이 분산돼 존재한다. 또 클라우드 리전별 엣지 서비스, 나아가 제일 끝단에 마이크로 엣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공장에 있는 전산실, 혹은 생산라인 바로 옆까지 전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신사가 스마트팩토리까지 전달하는 5G 네트워크 위에서는 공장에 있는 시스템에서부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까지 연계돼 애플리케이션이 통신사망을 인지하고 스스로 클라우드센터 혹은 엣지로 데이터를 처리할지 자연스럽게 결정하도록 자동화해서 구동돼야 한다는 게 강 컨설턴트의 지적이다.

에릭슨엘지가 이를 위해 개발한 것이 API 익스포저(Exposure)다. 마치 스마트폰 산업에서 모바일 OS 개방이 극적인 변화를 만든 것처럼, 그러니까 3G 시대까지는 통신사별로 통신사 인프라별로, 스마트폰 모델별로 각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던 것이 안드로이드, iOS 앱스토어라는 개방 환경을 통해 통합된 것처럼. 5G 모바일 네트워크 또한 개방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강 컨설턴트는 “익스포저 기능이 담당하는 영역은 오퍼레이터, 즉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기존 모든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리소스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익스포저 기능을 통해 데이터 조정은 통신사 시스템을 통해서, 실제 데이터 이동은 공장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하도록 만들어서 외부 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고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5G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기술과 엔지니어, 그 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정의하고 패키징하고 그 위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충분히 통합하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 스마트팩토리 입장에서는 통합된 패키지를 셋톱박스 같은 형태로 택배로 받아서 바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가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