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스태디아가 미국에서 공개될 때만 해도 한국은 몇 년 뒤에나 스트리밍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지난주 LG 유플러스가 엔비디아와 협의해 지포스 나우를 내놓은 데 이어, SKT가 MS와 엑스박스용 콘솔 게임을 폰에서 할 수 있는 엑스클라우드를 내놓는다. 출시는 10월이다.

엑스클라우드는 XBOX용 게임을 폰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XBOX가 없어도 된다. 컨트롤러와 폰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게임은 콘솔 게임 그 자체지만, 최적화를 위해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시연장에서는 기어스오브워 시리즈의 신작인 기어스5, 스테디셀러인 검은사막, 레이싱 게임 등이 전시됐다.

MS가 SKT를, SKT가 MS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SKT는 최근 모바일 엣지 클라우드 컴퓨팅을 5G 서비스에 편입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 퍼블리셔나 플랫폼 자체의 속도가 보장돼야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MS는 애져를 위한 리전을 국내 두개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 업체다.

MS가 한국과 SKT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MS의 카림 초우드리(Kareem Choudhry)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CVP)이 “세계 4위 규모의 게임 시장, 다양한 게임 개발사, 5G 커버리지, 높은 고객만족도” 등을 꼽았다.

카림 초우드리 “Do you know Faker?”

최근 한국이 클라우드 게임 격전지가 된 이유는 크게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5G 커버리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과, 한국이 원래부터 퍼블릭 클라우드 격전지기 때문이다. 한국은 기업들의 매출에 비해 디지털라이제이션이 덜 된 국가에 속하고, 따라서 AWS, 애져, 구글 클라우드, 각종 특화 클라우드들이 모조리 진출해 리전을 세우고 있다. 이건 업무용이지만 당연히 미디어용으로도 쓸 수 있다. 엔비디아도 GPU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용 데이터센터(RTX 서버)를 국내에 도입했다. 따라서 5G와 클라우드가 결합한 게임 서비스가 국내에서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엑스클라우드 게임은 5G가 아닌 일반 LTE 폰에서도 할 수 있다. SKT에서는 “아주 민감한 사용자면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의 차이”만 난다고 했다. 또한, 서비스 출시 이후 LTE 폰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튜닝에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비스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10월부터 테스트를 진행한다.

왕의 왕, 롤챔스 코리아의 챔피언 페이커가 동원됐다. 페이커의 소속팀은 SKT T1이다. 역시 직장인의 삶은 고달프다.

과거에는 집에서 듣는 음악과 차량에서, 휴대용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각각 달랐다. 3G망이 보급되자 이 음악은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통일됐다. 이후는 TV영상과 휴대용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영상이 달랐지만 LTE 보급을 필두로 통일됐다. 5G 시대에서는 콘솔과 모바일, TV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통일된다. 카림 초우드리는 “2022년에 새로운 콘솔을 내놓고, PC 게이밍 시장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 게임 시장에도 MS가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인수 등을 통해 15개의 게임 스튜디오를 보유하는 등 제작 역량과 보급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게임을 또한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래는 엑스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연을 촬영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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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스5의 시연 영상. 움직일 때 약간의 레이턴시가 있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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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게임의 시연 영상. 방향을 틀었을 때 약간의 레이턴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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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의 경우 가장 가벼웠다.

 

게임 시연을 해보면 약간의 입력 레이턴시가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FPS나 MMORPG와 같이 잠깐의 딜레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게임들은 아니다. 즉, 당장 할만은 했다. 앞으로 더 많은 게임을 선보이려면 이 입력 레이턴시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이 영상을 찍은 곳은 한국에서 5G가 가장 빠른 SKT 본사에서였다.

이제 게임은 클라우드를 온몸으로 입는다. 한국에서부터.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