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TMI] 한국 하드웨어 스타트업, 강자가 될 수 있는 조건
이 기사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오디오클립 IT TMI의 7월 22일 방송 내용입니다.
남혜현:안녕하세요, IT Too Much Information, IT TMI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이고요,
심스키: 안녕하세요, 심스키입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마크(Mark): 안녕하세요, 마크입니다!
심스키: 아, 마크님 또 왔어요,
남혜현: 반갑습니다! 두 번째 오시면 이제 가족이죠, 가족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심스키: 이 스튜디오에 두 번 오신 분이 흔치 않습니다.
마크: 원래 삼세판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남혜현: 마크님, 저희 고정게스트님이 되셔서. 지난번에 저희 한국 인터넷 역사 편에 오셔 가지고, 경험했던 서비스들과, 그것들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심스키: 거의 뭐 한국을 빛낸 100인의 위인들 이런 느낌 아니었습니까? (웃음)
남혜현: 오늘 이제 마크 님이 조금 잘 알고 있는 분야로 얘기 좀 한번 해 보려고 하는데요.
심스키: 어떤 분야인가요?
남혜현: 네, 하드웨어스타트업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이 두 단어가 썩 어울리게 느껴지진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스타트업’ 이라고 말하면, 주로 뭐가 생각나나요?
심스키: 요즘은 모바일 앱이나 뭐 O2O 서비스 많이 얘기하죠. 그런데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기계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는 건가요?
남혜현: 기계든, 아니면 손에 쥐어지는 걸 만드는 곳을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할 것 같은데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우리 마크 님께서 설명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마크: 예, 1차 산업이 보통 농산물이라고 하고 3차를 서비스라고 하면 2차를 제조라고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하드웨어라고 하면 소프트웨어의 반대말에 가까운 거잖아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실은 제조 스타트업이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좀 더 많은 거 같고요. 범주를 어디까지 볼 거냐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저희끼리 속된 말로 이야기할 때는, 서비스 빼고 소프트웨어 빼고 다 제조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괄적인 게 많아요. 보통 제조스타트업하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혁신적인 IT 제품 이런 게 딱 떠오르는데, 진짜 재밌는 건, 크라우드 펀딩을 해 본 것 중에 넘버원이 뭐냐면 보드게임, 가방. 그중에 페블 이런 것도 있긴 한데 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혁신적인 IT 제품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제품들을 크라우드 펀딩한 게 훨씬 더 잘 됩니다.
심스키: 제가 옛날에 책을 쓴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가장 잘 된 크라우드펀딩 제품이 멀티탭이었어요.
마크: 그렇죠,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게 제조라고 하면 거의 다 포함을 해요. 예를 들어서 푸드는 좀 다른 거 같으니까, 그건 식품 쪽이니까 아니고, 뭐 하다못해 패션 액세서리부터 시작해서 옷, 가방 이런 것도 제조 영역으로 보고요. 당연히 전자제품도 포함되어 있고요. 거기서 조금 더 가면 기술을 하는 회사들이 있어요. 나노 기술을 가지고 분말을 만든다든가, 뭐 이런 것들을 만드시는 분들도 있고요.
어제 만난 팀 같은 경우는 보안 기능이 장착된 자율주행 방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도 있고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약간 융합된 느낌이 있죠.
남혜현: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것 중에 먹지 않는 건 다 하겠군요.
마크: 아까 말씀드렸듯이 서비스 빼고 소프트웨어 빼고, 먹을 수 없는 건 다 딱딱한 거니까 그거를 하드웨어라고 부르면 다 하고 있고, 그중에 최근에 봤던 것들 중의 하나는 가구를 하시는,
남혜현: 아, 가구도 들어가나요?
마크: 아, 그럼요. 가구 스타트업이 없으면 안 되는,
남혜현: 아, 그러고보니 매트리스. 삼분의 일 이런거는,
심스키: 최근에 제가 아는 분이 베개 만드는 스타트업을 만들었어요.
마크: 그렇죠, 좀 포괄적으로 봐주시면 의외로 굉장히 많이 있고요. 통계치가 있진 않은데 그냥 숫자적으로는 보면 국내 기준으로 한 스타트업의 70%는 서비스 회사인 것 같고요, 한 20% 정도는 제조를 하고 있는데,
남혜현: 생각보다 많네요?
심스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제조를 스타트업하고 좀 멀리 생각하는 이유가, 스타트업은 적은 자본과 아이디어, 기술력, 이런 거로 한다는 약간의 그런 생각이 있잖아요? 근데 제조로 한다 그러면 왠지 설비, 공장 이런 필요할 것 같아서 기본적으로 많은 자본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 느낌이 좀 있거든요?
마크: 아 그럼요. 당연히 많이 들어가는데, 그런데 제가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자 그러면 앱 개발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어갈까요?
남혜현: 앗, 얼마 들어가죠? 안 해봐서 몰라요.
심스키: 사람만 있으면 되지 않습니까!(웃음)
마크: 앱을 개발하는데 iOS도 개발해야하죠? 안드로이드도 개발 해야 하죠? 모바일 웹 개발 해야 하죠? 웹도 개발해야 하죠? 외주 같은 걸 주면, 한 1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니까 그런 거 개발 하다 보면 이게 몇천만원에서 최소 2억~3억원씩 들어가요. 근데 그게 돈으로 안 느껴지는 이유는 본인들의 인건비를 갈아넣어서 안 드시는 건데,
심스키: 월급 안 받고서 하시는 거죠.
마크: 저희가 이제 고등학교 때 기회비용이라는 걸 배웠잖아요, 요즘 개발자 비용이 워낙 비싸지 않습니까? 그러면 개발자 한 달 급여를 500만원 1000만원 잡아도, 세 분이서 개발 하시면 3000만원에다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고급 인력이 자기의 인건비를 새크러파이스(sacrifice, 희생)하면서 하니까 돈이 덜 들어가는 거고. 근데 제조는 그게 안 되니까 보니까 생돈이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시는 건데.
심스키: 원가가 들어가니까 그렇죠.
마크: 그런데 실은 제조도 보면, 서비스 같이 똑같이 돈이 안 들어가긴 합니다,
남혜현: 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이면요?
마크: 그럼요,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건 기공물인데, 예를 들어 패션 액세서리나 옷으 하시는 분들은 돈이 그렇게 많이 안 들어가요. 우리가 전자, 제조 같은 걸 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니까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남혜현: 큰 공장 이런게 먼저 떠오르거든요.
마크: 그런데 애플도 공장이 없어요. 팍스콘을 쓰지 않습니까?제조스타트업 공장 몇 군데 없습니다. 다 외주 줍니다.
남혜현: 그런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찍어내야 하는 초도물량이라는 게 있잖아요? 보장해야 하는. 그걸 보장하려면 재고부담도 있고.
마크: 그렇죠. 그 재고부담 때문에 돈이 되게 많이 들어가는데, 제가 반대로 얘기하면 이런 거죠. 앱을 개발한다면 앱 개발비용 많이 들어갈까요?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까요?
남혜현: 마케팅 비용 같은데요?
마크: 마케팅 비용을 몇 억원씩 쓰시잖아요. 예를들어서, 그러면 솔직히 앱 개발 비용보다는 마케팅 비용에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가야 되는 거잖아요? 대부분 서비스 하시는 분들은 앱 개발하면 끝났다고 하는데 실은 그렇게 안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따져 보면 “왜 제조스타트업이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서비스 쪽은 그러면 돈이 많이 안 들어가나? 여기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작년에 커머스 관련된 투자가 엄청나게 많이 일어났는데, 다 적자인데 돈 엄청나게 쏟아 붓고 있으시잖아요?
심스키: 그렇죠. 몇조원씩 이렇게 들어가고 있죠.
마크: 제조업은 그거보다 덜 주셔도 잘 할 수 있습니다(웃음).
남혜현: 커머스 같은 경우에는 미래가치에 대해 투자한거잖아요? 하드웨어 같은 경우에도 미래를 봤을 때, 유망하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건가요?
마크: 하드웨어 분야도 독특한 분야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저거 제품 팔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겠어, 이런 스타트업도 있지만, 실은 되게 유니크한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어서 그 기술을 이제 대기업에 판매를 하거나 라이선스를 하거나 이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꼭 공장을 짓지 않더라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고요.
다만 오해가 뭐냐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납품 구조로 되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납품 구조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고착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 생각이 머리에서 강하다 보니 “아, 제조스타트업 돈을 많이 못 버는 거야. 어차피 거래처가 대기업 일 거니까”
남혜현: 마른 수건 짜듯 짜일 것 같아서
마크: 그렇죠. 심지어 투자자가 어떤 이슈가 있냐면, 기술 검증이 안 되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러다 보니 “대기업 납품 계약서를 갖고 와” 이걸 보고 기술 검증을 하시면, 그 고착화를 밀고 들어가는 거잖아요? 규모의 경제를 만드시는 건데, 꼭 그렇진 않습니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은 기술 에셋만 해서 매출은 작을 수 있지만 손익은 무지하게 좋을 수 있잖아요? 그런 회사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식의 차이는 있는 거 같고. 저희는 그 쪽 관련된 일을 계속 오랫동안 보고, 제조업 베이스로 여러가지 일을 하니까 저는 뭐 굳이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이 불리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얘기를 드려보면 전세계 제조업이 살아 있는 나라가 몇 나라나 있습니까? 잘 찾아보시면 미국도 제조업이 자동차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심스키: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제조업을 살리려고 강국을 다시 만들자,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는데 잘 안됐네요.
마크: 산업으로서 남아 잇는 거는 자동차를 빼 놓으면 거의 없는 상황이고. 일본도 요새, 맞붙고 있는데, 가서 보면 관광 빼고 기계, 소재 빼고 남아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조선도 우리한테 중국한테 밀리고 있지 가전 밀리고 있지 스마트폰 밀리고 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심스키: 완성품은 밀리고 있는 상황이죠.
마크: 그렇죠. 그리고 중국, 베트남, 독일, 몇 군데 빼고 나면 전 세계에 제조 강국이라고 불릴만한 나라가 많지 않잖아요. 기업들은 많이 있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 그래도 꽤 오랫동안 제조를 했기 때문에 인프라도 되게 잘 돼 있고 여러 가지 기반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다만 이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되게 어렵고 대기업의 하청구조이다 보니까 그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라고 보는 거고, 그 구조를 벗어나서 글로벌 마켓으로 나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거죠.
심스키: 근데 우리 한참 얘기를 했는데, 마크 님이 제조스타트업에서 뭘 하고 있는지 설명을 안 했어요.
마크: 아 저요? 전 제조업에서 제조 하시는 분들을 옆에서 채찍질 하고 있는,
남혜현: 감독관
마크: 네, 감독 이런거? 열심히 하시라고 이런 걸 하고 있고요. 만나서 얘기도 드리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스타트업이) 쉽지는 않아서, 공장도 연결해 드리고, 해외 파시려면 판로개척 해야하니까 판로개척도 하고, 돈도 필요하면 VC 분들과 연결해서 투자도 해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초기기업이면 엔젤 투자도 소개시켜 드리고 이런 일을 하고 있고요.
심스키: 그러면 우리나라 제조 스타트업들이 활발한 상태인가요? 아니면 활발하지 못한 상태인가요?
마크: 분야마다 조금씩 틀린데요, 그간은 대게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우리가 딱 듣기에 드라마틱하게 매출을 어마어마하게 버는 회사는 없고요. 의외로 이제 조금씩 크는 회사들이 있고요. 관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스타일날다’는 스타트업이라고 불러야 하느냐, 아니냐. 이제 매각이 되긴 했지만. “화장품 회사는 스타트업인가, 아닌가” 직접 만들어서 파는 회사도 있고, 유통 하는 회사도 있고.
심스키: 마스크팩 엄청 유명한 데 있잖아요.
남혜현: 메디힐. 메디힐은 유니콘이잖아요, 이미.
마크: 저희는 아니지만, 제조 영역이라고 볼 순 없지만 바이오 섹터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크게 투자를 받고 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제조라고 부르긴 좀 어렵습니다만, 그런 부분이 많이 되고 있고요. 고무적인 거는 과거와 달리 중견기업들이 스타트업들 하는 일에 관심을 되게
많이 가지시고. 대기업들은 아직도 “우리가 독자적으로 하면 돼” 약간 이런 느낌이지만, 중견기업들은 (독자 기술) 시도를 많이 해 봤는데 잘 안 됐거든요. 근데 이제 잘 만드는 제품을 보시면 요즘에 탐을 많이 내시더라고요.
남혜현: 탐을 내는 방식이 예전처럼 나쁜게 아니라, 좋은 방식이라는 거죠?
마크: 협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서 같이 가자, 이런 식으로 해서 약간 콜라보보다는 조금 더 좀 잘 하는 형태로 하시는 거고. 약간 고무적인 부분은 제조업을 하셨던 중견기업들은 잘 아시잖아요, 그래서 예전에는 “제조업 안 돼. 우리가 해봤으니까 어려워” 그런데 요즘에는 조금씩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고. 인수까지는 아직 못 하시는 것 같고요. 투자를 하면서 자기네 제품과 콜라보 해줄 수 있는 회사들. 연합을 하면서 맏형 노릇을 조금씩 해 보시려고 하시는 니즈가 좀 있는 것 같아요.
남혜현: 심스키님 질문은 사실상 그런 것 같거든요. 우리가 딱 들어서 아는 기업이 있으면, 아 하드웨어 한국에서도 잘 되고 있구나 할텐데 잘 모르겠는 거죠, 생각나는 기업이 없어서. 혹시 소개해줄 만한 기업이 있을까요?
마크: 아직 소개를 할 수준은 아닌 것 같고요. 아직 말씀하신대로 대박 쳤다 이런건 아니고
심스키: 쌈빡한 아이템이야 이런거,
마크: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있죠. 히트친 아이템들이 있긴 한데, 뭐 아직까지는 가시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좀 적어요. 왜 제가 가시적인 부분이 적다고 말하냐면, 저는 기본적으로 매출보다 손익이 중요하거든요. 손익이 나는 게 되게 중요한데 아직 손익분기점까지 못 올라간 데가 많아서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 될 거 같고요. 긍정적인 거는 정부에서 ‘제조 르네상스 2030’을 발표 하셨잖아요? 그러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하는데 그중에 제조 공장들을 만들고 하는게 있어서 그런 수혜주들이 조금씩 만들어질 것 같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것들을 조금 생각하면서 아직 전진하는 단계이긴 합니다. 아직 글로벌로 많이 포진해서 나가지는 못해서.
그런데 요즘 제조 스타트업들이 많이 달라진 거는, 해외로 나가기 시작하시는 게 좀 고무적이기는 해요.
남혜현: 주로 어느나라?
마크: 최근에 나갔던 데는 스마트폰 관련된 곳이 중동 쪽으로 나가시는 거 같고요, 뷰티 같은 경우는 미국 쪽에서 요즘에 k뷰티가 좀 많이 뜨고 있어요. 관련해서 일상생활 용품까지 포함되고 있고요. 일본 같은 경우는 방사능 이슈 대문에 푸드 쪽으로 챙기시는 것 같아요. 국가별로 니즈가 틀리고 방향이 틀려서 잠영하면서 가는 경우가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고. 제조 같은 경우는 특성상 검수도 해야 하니까. 계약들은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데 실제로 수출이 많이 일어나진 않았으니까. 이제 조금씩 뜰려고 하는 그 정도 상황이긴 합니다.
심스키: 모바일 앱이나 이런 비즈니스들은 딱 비즈니스가 예상이 되잖아요? 앱을 개발해서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 올린 다음에 광고나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 사람들에 알려서 이용자를 늘려서 광고를 붙인다든지 하는 비즈니스가 연상이 되는데, 제조는 제품을 만들어서 팔아야 하잖아요. 팔아야 하는데 판로를 개척하려면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해야하는데, 그런 일을 하기에 얼핏 어린 창업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경험이 없어 막막할 것 같거든요?
마크: 패션 소품 중에 가장 활발하게 되는 게 아이디어스. 아이디어스에서 디자인 프로덕트를 많이 하거든요. 그런 데도 있고, 최근에 동대문 쪽에서 많이 일어나는게 패션 쪽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금이나 사입구조나 유통구조를 바꾸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고. 보통은 B2B 제품들 같은 경우는 거래처를 만나서 물건을 팔아서 인스톨해 가지고 나가야 되는 거니까 그런 부분들은 좀 눈에 안 띄지만 소소하게 매출을 내시는데도 있어요. 제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경기도에 있는 모 스타트업은 판로개척만 도와주시는데, 기계류만 하세요. 보통 기계 가격이 비싸잖아요. 근데 문제는 공장에 계신 분들이 영어도 안 되고 그러니까 이분들이 다 거래를 주선해주시고, 몇십억원 짜리 거래를 만들어주는. 네트워크도 해야 하고, 협상도 해야 하고, 영어로 오는 송장 처리, 이런 거에 비즈니스 니즈가 생기고요.
심스키: 제조가 아니라 제조업을 돕는 스타트업.
마크: 예, 그렇죠. 저희는 그것도 제조 쪽 사이드라고 보는 거죠. 왜냐면 일반 서비스 하시는 분들이 못 들어와요. 그리고 제조 하시는 분들이 밖으로 나서는 것도 싫어하시고요. 방송을 타는 것도 싫어하고, 귀찮아하세요. 기자들 찾아오는 것도 싫어하고요. 돈 많이 번다고 기사가 나가면 대기업에서 원가 절감 요청이 들어오니까, 대표님들이 뒤로 숨으세요.
심스키: 한국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 아닙니까? 많이 번다고 할 수 없는. 많이 번다고 하면 이윤을 깎으려고 하니까.
마크: 그쵸. 그나마 이제 대기업에 좀 종속적이지 않은 회사들은 글로벌 마켓으로 나가서 조용히 벌고 계시고.
심스키: 제조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경제 구조상 대기업에 납품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요?
마크: 그렇죠. 그런데 어떤 기업들은 처음부터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거든요.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래서 판로 개척을 하면서 중견기업들이 그 제품을 사다가 도와주거나 같이 자기 제품에 콜라보를 하거나, 맏형 역할을 한다는게 작은 회사를 믿고 발주를 줄 수 없으니까 큰 형이 그 역할을 받아서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남혜현: 약간 재하청 느낌인가요?
마크: 약간 그럴 수도 있죠.
심스키: 그런 경제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 경험상 말로가 그렇게 좋지 않잖아요? 대형 한 두 고객에 의존하다보니, 을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새로운 스타트업들은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마크: B2C 쪽 같은 경우는 그래서 기본적으로 뭐 크라우드 펀딩이나 이런 부분을 최대로 많이 활용하시는 거고, 고객의 반응을 보고 바로 유통으로 넘어가려 하는 경우도 많고요. 유통구조가 우리나라가 워낙 좀 폐쇄적인 데다가 마진율도 많이 요구하니까 그런 면에서 어려움이 있죠.
제조 스타트업이 더 위로 올라가면, 반도체 팹리스 같은 곳도 제조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설계만 해서도 먹고 사니까요. 그런 기술 기업도 포함해서 스펙트럼이 넓어서 종류가 굉장히 버라이어티 합니다.
심스키: 그런데 스타트업이란 단어가 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새로 시작하는 회사라는 정의로도 많이 쓰이지만, 우리가 흔히 이제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이쪽 개념에서의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j커브를 그려서 올라갈 수 있는, 그걸 실패하면 빨리 문닫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도전하고, 이런 기업 시스템을 스타트업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조업도 이런게 가능한가요?
마크: 제조업도 생산을 안 하고 설계 중심하고 기술 중심이면 가능할 수 있는데요. 문제가 뭐냐면 제조는 품질검사를 해야 하는 이슈가 있어서 서비스 만큼 빨리 올라갈 수 없는 단점들이 준비하고요. 보통 제품 개발 하는데 저희가 도와드리다 보면 전자나 제조 기준으로 얘기를 드리면 미니멈 1년. 한 2년 정도 제품 개발 기간이 걸려요. 그러니까 안 뜨시는 거죠. 뭔가를 하고 있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그리고 바이어 만나다보면 6개월 날아가고, 3년차 쯤 돼야 매출이 나기 시작하니까 생각하는 숫자가 나오려면 한 5년 정도는 돼야합니다. 속도가 늦게 올라가는 구조긴 하거든요. 서비스가 생각하는 J커브와 제조의 J커브가 다르다는 것은 맞아요.
심스키: 속도가 다르다는 거죠?
마크: 네. J커브를 그리는 구성으로 가는게 맞긴 하고요.
심스키: 제가 아는 제조 스타트업 중에 ‘룬컵’이라는 곳이 있거든요. IoT 센서를 넣어서 생리혈을 갖고 건강검진을 해주는 아이템인데요.
마크: 황룡 대표님이 하시는요,
심스키: 네. 그게 한 4년 전에 인디고고에 올라가서 반응 좋다고 해는데 아직 대량 상용화가 안 되더라고요. 몇년째 테스트, 성능검사 하고 있어서 아, 제조는 어렵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크: 예, 좀 오래 걸립니다. 만드는 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양산의 문제도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좀 오래 걸립니다.
남혜현: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퍼블리싱 주체가 확실하니까 누군가가 뭘 베꼈다거나 혹은 표절 논란이 있을 때 잡아내기 쉬운데, 올해 엄청 유행한 것 있잖아요? 토끼 귀 머리 때 같은 거요. 그런게 하나 히트를 치면 우후죽순 생겨나잖아요? 제조는 그런 문제가 조금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크: 제조는 특허 보호제도가 있어서 똑같이 보호를 하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토끼 귀) 만든 분이 특허 신청을 안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특허를 냈다고 하더라도, 짝퉁이 들어오는데, 시즈널 상품이라 잡을 방법은 없거든요. 저희가 강조하는 것은 뭐냐면, 제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해라. 결국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고, 브랜드를 갖고 있어야 살 수 있는 거죠. 제품 같은 경우 솔직히 라벨 때면 이게 어디건지 모르거든요. 벽돌에 슈프림만 붙여도 가격이 올라간다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거니까. 어떻게 우리의 브랜드를 만들거냐, 팬덤을 만들거냐가 중요한 요소고. 제품 자체가 퀄리티가 좋다고 해서 제품을 사는 거는 진짜 1970년대 80년대 얘기인 거고.
심스키: 지금은 제품 품질이 왠만하면 다 좋으니까. 그런데 브랜딩이라는게 스타트업 차원에서 애플이나 스타벅스 같은 경험 좋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건가요?
마크: 예를 들어서 동대문에 가시면 디자이너 프로덕트라는 게 있거든요. 디자이너가 만드는 패션 제품들. 어떤 제품들은 꽤 신뢰를 갖고 해볼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또, 모 회사 H 스팀 다리미. 같은 것도 있었고요. 거기도 어떻게 보면 그 당시 기준으로 스타트업 이었거든요.
남혜현: 하드웨어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돌아가려면 필요한 것들이 어떤 게 있을까요?
마크: 제일 중요한 거는 만드는 게 반, 파는 게 반이거든요. 근데 가장 문제는 뭐냐면, 이 물건을 산 사람이 어느 용처에 쓸 거냐 하는 기획력이 무지하게 떨어져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소비자가 전기 포트를 사서 주방에 놓고 쓸 건지 가게에 놓고 쓸 건지에 따라 전선의 길이나 물량 이런 게 달라질 수 있잖아요? 그런 사용처를 고려하거나 상품기획을 안 하는게 있고요. 두번째는 소비자가 지불의향 가격이라는게 있는데 그걸 보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소비자 조사를 되게 많이 해야 해요. 그런데 지금은 일단 만들어요. 대부분 정부 프로그램이 그런걸 만드는데 돈을 많이 줘요. 그래서 물건이 나오면 실적이라고 말을 해요. 그런데 막상 안 팔려요. 왜? 상품이 아니라 작품을 만들었다고 표현을 하거든요. 팔리는 걸 만들어야 하는데요. 지금은 제조 스타트업이 안 되는 이유가 작품을 만드는 곳이 많다.
심스키: 상품인지 작품인지 판단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시장에 나가봐야 아는 거 아닙니까?
마크: 아니에요. 물건을 많이 팔아본 MD들에 물어보면, 안 살거 같은데요 하면, 감이 있잖아요? 그분들에 물어보면 된다 안된다가 100점은 아니지만 50점, 30점은 나오거든요. 기획하는데는 돈이 덜 드니, 제조 스타트업도 기획을 하고 가야 하는데, 이게 동작하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만들어보고. 그리고 기공물을 씌우는 순간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거든요.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소비자 설정을 해봐야 하는데. 일단 먼저 만드는게 우선인게 문제인거죠.
저는 무슨 생각을 했냐면, 요즘 4차 산업혁명 펀드도 만들고 하는데 일정부분 제조 스타트업을 위한 펀드를 구성해주는게 어떨까. 물론 정의를 잘 해야하겠지만. 오래 기다려 줘야 되는데, 만약 서비스 기업이 ROI(투자대비수익)이 5년 만에 나왔다고 하면, 제조 스타트업은 7년, 8년을 기다려줘야 하는데 펀드가 다 짧게 구성되어 있으니까.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분들도 실적을 내야 하는 입장이면 오래 기다릴 수 없으니 투자를 못 하는 거거든요? 룰을 바꿔줘야 이분들도 여유 있게 가시는 거니까.
심스키: 실리콘밸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되어 있어서, 그걸 모방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까?
마크: 그것도 신기해요. 아니 테슬라는 대표적인 제조 스타트업 아닙니까? 스페이스 엑스가 소프트웨어로 올라가는 겁니까? 우리는 테슬라를 보면서 열광은 하는데, 제조 스타트업은 안 될거야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래서 “테슬라는요?” 물어보면 “걔는 빼고” 그러시는데,
심스키: 거긴 생긴지 오래됐는데 아직 흑자도 아니잖아요?
마크: 그럼 쿠팡은요? 그렇게 보면 쿠팡은 적자를 봐도 되고, 테슬라는 적자를 보면 안 되고. 왜 제조 스타트업은 적자를 보면서 크면 안 되느냐에 대한 논리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테슬라 같은 제조 스타트업이 나오려면 오랫동안 투자하고 지원해주고 해야 하는데. 연관산업이라서, 제조업이 잘 되면 일자리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것들을 좀 고려해서 밀어주는 부분이 어느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제조업이 스케일업 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혜현: 오늘은 이렇게 좀 마무리 해 볼까합니다. 오늘 밖에 비도 오는데. 걸음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심스키님도 인사 해주시죠?
심스키: 여러분, 다음 주에 만나요!
마크: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진행.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