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도 경험관리”…퀄트릭스의 경험경제론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계 가장 큰 이슈는 SAP가 거금 80억달러를 주고 서베이 회사 ‘퀄트릭스’를 인수한 사건이었다. 우선, 아래 링크를 먼저 읽으면 좋겠다.
[클릭-> SAP가 비싸게 퀄트릭스를 인수한 이유 “경험 경제”]
그 퀄트릭스가 자신들의 비즈니스 경험을 팔기 위해 한국에 공식 진출한다. 세일즈맨으로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과 라이언 스미스 퀄트릭스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1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SAP 이그제큐티브 (Executive) 서밋 2019: 혁신과 클라우드’에 참석, 경험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퀄트릭스 세일즈를 위해 이들은 운영 데이터 만큼 경험 데이터를 잘 활용한 기업들이 고객관리 혁신에 성공하고 브랜딩도 잘 하더라는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경험 경제란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단순히 값이 싸거나 양이 많은 걸 고르기 보다는, 구매과정 전반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경험을 했을 때 지갑을 여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소비자가 4100원을 지불함으로써 단순히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소비자를 대할 때 중요한 것이 ‘무엇’이 아닌 ‘왜’라는 시사점을 준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선택하는지에 집중해왔는데, 실제로는 소비자가 ‘무엇을 왜’ 선택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더욱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이와 관련해 제니퍼 모건 회장은 “고객들과 얘기를 해보면 고객의 목소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고 실제로 고객 설문조사,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보를 조각조각 모아두어도 연결이 되어있지 않으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며 “원들의 관점, 우리 제품에 대해서,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에 대해서 연결할 수 있으면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어 미래를 예측하려고 시도를 많이 했으나 실제로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영업, 재무, 금융 데이터를 연결한 운영 데이터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경험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연결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특정한 시점에 대한 정보와 플랫폼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끊임없이 얻어 새로운 아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SAP가 그 동안 축적한 운영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역량과 퀄트릭스의 경험 데이터 기반의 경험 관리 역량이 통합돼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향후 더욱 많은 한국 기업이 경험 관리 역량을 확보하고 경험 경제 시대의 리더로 발돋움 하도록SAP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 스미스 CEO는 경험 데이터가 기업내 HR과 조직문화 향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큰 돈을 들여 리쿠르팅을 진행하지만, 직원 한 명 당 평균 근속연수가 18개월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 결과적으로 경험 데이터를 통해 직원 개개인이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보상을 실시할 수 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예가 퀄트릭스의 복지다. 퀄트릭스도 처음에는 인재 유치를 위해 200만 달러 이상을 출산이나 여성 친화적 고용환경 조성에 사용했으나, 실질적인 직원 만족도는 낮게 나왔다. 직원에 따라 누구는 조기 복귀를, 누구는 더 긴 휴가를 원했으며, 또다른 이들은 유연 근무제를 사용하길 원했다는 것이다.
퀄트릭스는 이 경험 데이터를 모아 맞춤형 보험상품과 같은 출산 휴가 정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퀄트릭스가 위치한 유타주에서는 출산한 여성의 80%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데 비해, 퀄트릭스의 경우는 그 비중이 절반까지 떨어졌다.
그는 “어떤 CEO도 특정 직원이 18개월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돈을 리크루팅에 투자하지는 않는다”면서 “퀄트릭스를 통해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는 물론,임직원 생산성 및 근속연수 증가, 고객의 충성도 및 브랜드 선호도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퀄트릭스는 이날 삼성SDS와 업무 협약을 발표기도 했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고객경험혁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
삼성 SDS는 자체 데이터 분석 솔루션 브라이틱스와 퀄트릭스 솔루션 간 연계를 통해 기업의 운영 데이터와 고객의 경험 데이터를 활용한 전면적 고객 데이터 분석 컨설팅 및 플랫폼 구축 사업을 중점적으로추진한다. 동시에 데이터분석 고도화 사업을 강화하고 솔루션 및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함께 공유하며, 비즈니스 프로세싱 아웃소싱(BPO) 사업 분야까지 파트너십을 확대해 단순 데이터 분석 사업을넘어 중장기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경험관리는 모든 기업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할 트렌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번에 체결하는 업무협약이 한국에서 경험 경제의 서막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퀄트릭스를 도입한 국내 첫 기업이 효성그룹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효성그룹은 퀄트릭스의 경험 관리 역량을 다양한 사업 영역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퀄트릭스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SAP 코리아와 연계해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기업 등 다양한 규모의 고객사를 타깃한 경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