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창고는 창고 없는 창고업체다. 물류센터가 필요한 화주와 창고에 놀고 있는 유휴 공간을 채우고 돈을 벌고 싶은 물류센터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마이창고가 내세우는 핵심은 ‘기술’이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의 상품을 서로 다른 여러 창고사업자의 물류센터에 보관을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이창고는 그것을 ‘클라우드 풀필먼트 시스템’이라 부른다.

관점의 전환이 만드는 풀필먼트와 3PL의 차이

그렇다면 마이창고가 이야기하는 ‘풀필먼트’란 무엇인가. 똑같이 창고 사업을 의미하는 ‘3PL(Third Parties Logistics)’과 풀필먼트는 무엇이 다를까. 마이창고의 기술을 총괄하는 정재학 총괄이사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3일 주최한 ‘리테일 로지스 테크 컨퍼런스 2019’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이들 3PL과 풀필먼트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어 봅니다. 저도 뭔지 이해가 안 가서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개념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둘 다 한국말로 하면 ‘물류 대행’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필먼트와 3PL은 다르다. 무엇이 다르냐면 ‘관점’이 다르다. 정 이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풀필먼트와 3PL은 관점이 다릅니다. 이 관점의 차이 때문에 시스템의 개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구체적으로 3PL은 물류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사’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제조나 유통화주가 물건을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혹은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몇 건이나 운송하고, 창고는 몇 개나 둘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국 제 3자에게 맡기면 그것이 3PL입니다”

그렇다면 풀필먼트란 무엇인가. 정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유통사나 제조사가 모든 것을 다하는 1PL(직접물류) 형태로 처리하는 것이 ‘풀필먼트’다. 그가 내린 풀필먼트의 정의는 이렇다. “서비스로서 물류의 모든 프로세스를 처리해주고, 그 프로세스 당 돈을 받는 형태”다.

결국 지금 이야기 되는 풀필먼트는 물류업체가 단순히 창고 보관과 같은 물류의 한 영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물류 서비스를 연결해서 제공하기 시작해서 불리는 말이라는 게 정 총괄의 설명이다.

풀필먼트가 안 되는 이유

그런데 중소기업이 풀필먼트를 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정 이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중에 직접 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어요.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창고를 얻어서 자사 직원을 이용해서 피킹, 패킹 업무를 처리하거나 재고 관리 하는 것 정도 가능할 거에요. 자사와 연결된 물류 프로세스를 모두 처리하는 ‘풀필먼트’가 가능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왜 풀필먼트를 할 수 없는가. 쉽게 말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고,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들어가면 물류에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설날, 추석과 같은 명절과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이벤트 시즌에는 당연히 관련 상품이 온라인에서 많이 팔린다. 온라인에서 상품이 많이 팔린다는 것은 자연히 파생상품인 ‘물류’의 수요도 엄청나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어떤 카테고리를 다루는 유통업체라도 성수기와 비수기의 물량 편차는 엄청나게 크다”라며 “평소에는 데스 포인트를 넘지 못하며 적자를 보다가, 이벤트 시즌에 폭증하는 판매량으로 수익을 만드는 구조를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약 업체가 물류를 직접 하고자 한다면, 비수기에 창고 임차로 나가는 비용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화주가 창고를 임차한다면 그 크기에 대한 기준은 ‘성수기’에 맞춰진다. 예를 들어서 성수기의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선 100평의 창고가 필요한 유통화주가 있다고 해보자. 이 업체는 평소에는 50평의 창고가 필요한 만큼의 물량을 출고하는데, 그렇다고 50평 창고를 임차할 수는 없다. 정 이사는 “유통화주가 비수기 물량에 맞춰 창고를 임차하고 성수기에는 마당에 물건을 빼놓고 물량을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극성수기에만 다른 물류업체에 외주를 맡기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클라우드

여기서 마이창고가 강조하는 두 번째 개념 ‘클라우드’가 나온다. 클라우드는 마이창고의 ‘과금 시스템’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마이창고는 일반적인 창고가 ‘평당 임대계약’, ‘컨테이너 단위 임대계약’을 하는 것과 달리 ‘출고건당 개당 과금’을 한다. 그러니까 물류 서비스를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는 것이 특징이고, 한 때 유행했던 말로 ‘LaaS(Logistics as a Service)’라는 개념에 부합한다.

정 이사는 “물류를 직접 운영하기 위해서는 피크타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물류 비수기 기간 동안 간접비용으로 발생하는 손실(Loss)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는 고객사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마이창고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쓴 만큼만 돈 내세요’다. 성수기 때 많이 쓰면 그만큼 더 내면 되고, 비수기 때 덜 쓰면 그만큼 덜 내면 된다. 물류비를 고정비가 아닌 변동비로 변환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마이창고의 e-WMS가 내세우는 특징들. 마이창고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팔지 않는다. 사업을 위해서 만들어 쓰는 것이라고 한다. (자료: 마이창고)

마이창고가 이야기하는 ‘클라우드 풀필먼트’란 결국 ‘물류가 필요한 기업들을 위한 토탈 물류 프로세스를 쓴 만큼 과금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많은 고객들을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 ‘풀필먼트 서비스’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게 정 이사의 이야기다.

풀필먼트 시스템은 무엇보다 이커머스에 적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단포장, 합포장, 박스포장, 반송, 해외출고 등 수만개에 달하는 이커머스 주문처리 패턴에 맞춰서 물량을 소팅하고 분류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런 업무들을 창고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관리자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가 휴가를 가더라도 원활히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시스템의 역할이라는 게 마이창고의 설명이다.

정 이사는 “마이창고는 250개 고객사의 상품들을 수도권 15개 창고에 분산 보관하면서 운영하고 있는데, 창고별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물동량 변동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물론 성수기에는 조금 물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변동폭은 거의 나타나지 않게 물량을 배치하고 있고, 그것에 맞춰서 계약을 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