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배달의민족에서 배달하기, ‘배민커넥트’ 가동

이제는 누구나 배달의민족에서 배달을 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달부터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배달 서비스 ‘배민커넥트’ 기사 모집을 시작했고, 지난주 첫 배달을 시작한 것이다. 배민커넥트 라이더 모집 지역은 서울 4개구(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로 순차적으로 모집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배민커넥트는 우버이츠와 메쉬코리아의 부릉프렌즈, 최근 관악구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 쿠팡의 쿠팡이츠에 이은 네 번째 크라우드소싱 기반 배달 사례다. 사실 우아한형제들이 크라우드소싱 배달을 준비한 것은 조금 더 오래 됐는데, 충분한 숫자의 일반인 라이더를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시장이 좀 더 성숙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기자는 이 중 우버이츠와 부릉프렌즈 라이더를 직접 해봤는데, 부릉프렌즈 체험 후기는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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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라이더스 주문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관측하면서 더 이상 크라우드소싱 배달 서비스를 늦추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올해 초부터 ‘배민커넥트’ 준비를 본격화했다”며 “몇 달 동안 기존 배민라이더스 오토바이 라이더가 사용하는 기사용 앱을 일반인 참여자까지 들어왔을 때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그 준비가 끝나서 이번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 말했다.

배민커넥트에 지원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에 ‘배민커넥트’를 검색하면 알바천국, 알바몬 등에 올라온 배민커넥트 모집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들어가면 구글 설문지를 입력하게 돼 있는데, 여기다가 ‘보유하고 있는 배달수단’과 ‘한 주에 일할 수 있는 일수’, ‘일 할 수 있는 시간대’, ‘일할 수 있는 기간’, ‘교육희망 일시’ 등을 적고 제출하면 끝이다. 교육대상자로 선정된 사람들에게는 1주일 이내에 문자 안내 메시지가 도착한다.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로 활동하려면 ‘오프라인 교육’ 참여가 필수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교육 현장에서는 계약서 작성은 물론 ‘라이더용 앱 사용법’, ‘안전 교육’, ‘성희롱 방지 교육’, ‘개인 정보 유출 방지 교육’ 등이 진행된다. 배민커넥트는 이 자리에서 현금으로 보증금 5만원을 받고 라이더용 힙색과 가방, 헬멧을 대여한다. 배민커넥트 라이더로 활동하려면 이 세 가지 장비를 필히 착용해야 되기 때문에 보증금 5만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교육을 받고 나서는 따로 출근하지 않고 라이더용 앱을 통해 미리 신청해둔 시간과 지역에서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경쟁 서비스와 다른 것들

배민커넥트는 크게 ‘오토바이’, ‘자전거’, ‘e모빌리티(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로 나눠서 라이더를 모집한다. 경쟁 서비스인 우버이츠와 달리 자동차와 도보 라이더는 뽑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배달 효율 때문이라고 한다. 배민커넥트 담당자는 “배달기사는 시간 내에 충분히 많은 수익을 가져가야 하는데 자동차 배달의 기동성이 타 운송수단에 비해서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도보 배달기사 모집 역시 불가능하다기 보다는, 정말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면 목표로 하는 배달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제외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모집 공고. 쿠팡이츠 또한 도보와 자동차 배달기사를 모집하고 있는데, 배민커넥트는 안 모은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배민커넥트는 메쉬코리아의 ‘부릉프렌즈’처럼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결한 ‘운송수단’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이 말인즉, 몸만 있으면 누구나 배달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민커넥트 라이더가 되기 위해선 오토바이든, 자전거든, 전동킥보드든 자가 소유의 운송수단이 필요하다. 배민커넥트 담당자는 “아직 하고 있지는 않지만 배달수단이 없는 분들도 충분히 배민커넥트에 참가하고 싶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배민커넥트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최근 늘어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큰 차이점은 ‘보험’이다. 배민커넥트는 혹여 있을 수 있는 일반인 배달기사의 안전사고에 따른 ‘산재보험’ 혜택을 제공한다. 배민커넥트 참가 배달기사의 수익에서 주당 3500원의 산재보험료가 자동으로 공제된다.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들에게 상시 제공되는 유상운송 종합보험도 배민커넥트 배달기사에게 한시적으로 무료 지원된다.

배민커넥트 담당자는 “배민라이더스 오토바이 라이더에게 우아한형제들이 유상운송 종합보험을 지원해드리는 것처럼, 라이더의 안전 운행을 위한 보호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라며 “배민커넥트 라이더를 대상으로도 산재보험과 유상운송 종합보험을 모두 제공한다”고 밝혔다.

배민라이더스와 다른 것들

사실 전통적인 배달대행기사도 ‘일반인’이다. 특수고용직노동자 형태로 고용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진입하고 또 나갈 수 있다. 기존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배민커넥트’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배민커넥트 모집공고. 시간제로 일을 하는 파트타임 노동자라는 특성이 있다.

굳이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트 라이더의 차이점을 찾자면 ‘운송수단’에 있다.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는 오토바이 배달기사에 한정해서 모집한다면, 배민커넥트는 오토바이를 포함하여 조금 더 다양한 운송수단을 보유한 배달기사로 확장해서 모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근무할 수 있는 시간에도 차이점이 있다. 배민커넥트는 평일 점심(11-15시)과 저녁(17-21시), 주말 전일(09-24시)의 파트타임 노동자다. 이 시간은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나오는 피크타임이라는 게 우아한형제들측 설명이다. 반면,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단가체계’도 차이가 있다. 자전거와 e모빌리티를 이용하는 배민커넥트 배달기사에게는 픽업지와 목적지간 직선거리 기준 2km 이내의 주문만 노출되며, ‘배달거리’와 상관없이 건당 ‘4000원’의 배달비를 받는다. 반면 배민라이더스 라이더는 이동 거리에 따라 증가하는 ‘차등 요금제’를 운영하며, 배달건에 따른 2km 거리 제한은 없다.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민커넥트 배달기사는 배민라이더스 라이더와 단가 체계가 동일하다. 사실 가장 큰 차이는 배차 방식에서 나오는데, 이건 곧 따로 쓰겠다.

우아한형제들이 일반인을 ‘배달기사’로 모집하는 이유는 치고 올라오는 배달 수요에 비해 배달기사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부족한 배달 공급을 위한 미래 계획으로 ‘로봇배달’을 준비하고 있으며, 당장에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배달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공급 확충에 나선 것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미래 로봇 배달이 궁금하다면 참고 콘텐츠 : 마켓컬리와 배달의민족의 디지털전환 방법론]

그렇다면 배민커넥트는 공급자가 되는 일반인 배달기사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일자리일까.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커넥트 모집 공고를 통해 시간당 최대 1~2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일까. 배달 초보자가 배민커넥트로 만족할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는 별도의 콘텐츠로 찾아온다. 사실 오늘 이미 배민커넥트로 배달 한 번 뛰고 왔다.

이번 글은 배민커넥트 라이딩 끝나고 글 쓰다가, 길어져서 따로 뺀 글이다. 진짜 후기는 곧 돌아온다. 사진은 5만원 보증금을 내면 대여할 수 있는 배민커넥트 지급 장비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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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배댈대행 #현장과사무실 #현장경험
    배달대행 20일 넘게 하고 있습니다. 경험에 비춰 거리에 관계 없이 4000원 배달 대행 현장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양천, 강서, 영등포의 일반 대행은 3,000원이 기본입니다. 배달대행 수수료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 수요가 있을 수 있겠지만, 배달을 대량으로 의뢰하는 곳에서는 의뢰를 할 이유가 없는 단가 차이입니다.

    배달은 공급자에게 가 물건을 받아,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인데 공급자는 물론 배달지와 거리가 배달자와 맞아야 가성비(?)가 나올 수 있습니다.

    도보는 물론 자전거로는 한 번에 한 건을 배달해서는 시간 당 2건 이상 처리하기 어렵지 싶습니다. 누구나 배달을 할 수 있겠지만, 시간 당 최대 2만원은 시간 당 5건 이상을 처리해야 하는 금액인데, 이륜차를 가지고 전문적으로 배달을 하는 사람도 꽤 익숙해져서 공급자 위치, 배달지 위치를 그릴 수 있고 코스를 잘 엮어 배달을 잡을 수 있어야 가능한 금액입니다.

    음식의 경우 배달을 의뢰하는 가게 위치, 음식이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제 각각이라 쉽지 않습니다. 음식이 아닌 일반 배달이고 가까운 거리라면 퀵을 대체할 수 있겠지만, 퀵 배달도 단가가 많이 내려간 상태고, 배달의뢰가 넉넉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시도는 바람직하고, 아르바이트로 일반인들의 호응은 있을 수 있지만, 꾸준히 계속 할 수입을 얻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판단합니다.

  2. 일반인으로 킥보드를 가지고 하는데.. 한시간에 5천원꼴정도 입니다.
    오토바이 없이는 제한된 시간안에 픽업 및 배달이 힘든 구조라… 제 지역이 아니라 다른지역은 또 모르겠네요.

    픽업지까지 직선거리 1키로가 넘고, 픽업지부터 배달지까지 1.5키로정도 되는데 남은시간 20분, 조리시간 10분.. 이러면 킥보드로는 대응을 못하죠 ㅠㅠ

    한두시간에 한번꼴로 킥보드로 탈만한 콜이 뜨더랍니다…ㅠㅠ 하루에 한 두건정도씩만 용돈벌이삼아 하는중입니다.
    투자하는 시간대비 효율은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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