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삼성SDS와 같은 회사를 SI(시스템 통합) 업체라고 부른다. 다른 기업의 정보시스템을 대신 만들어주는 회사를 흔히 이렇게 부른다. 국내 대기업 집단은 대부분 삼성SDS와 같은 SI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수직계열화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SI는 IT업계에서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꼽힌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남(고객사)이 원하는 것을 대신 만들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높이기 보다는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고객사의 요구를 맞추는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기술중심의 IT 회사가 아니라, 용역회사처럼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는 삼성SDS의 기술 컨퍼런스 ‘리얼(REAL) 2019’가 개최됐다. 8년만에 개최된 전사 차원의 행사라고 한다.

‘SI업체에서 벗어나려 하는 삼성SDS’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최신 IT 기술이 끊이지 않고 언급됐다. 기술의 리더십을 강조하는 의도로 보였다. 이런 버즈워드는 모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단어로 이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IT는 기업의 효율성 도구였다. 꼭 필요하지만 경쟁우위는 아닌 요소였다. 그러나 점차 IT가 혁신을 위한 도구로 변했고, 나아가 이제는 모든 기업이 IT 기업이 되어야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됐다.

이 시대의 기업들은 더이상 저렴하게 시스템을 개발할 SI업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변혁에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 파트너가 필요하다.

리얼(REAL) 2019’에서 삼성SDS 가 전한 메시지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우미가 되겠다”는 것있다.

이날 발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Digital Transformation Framework)’라는 것이 이를 위한 상징적 존재다. 회사 측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는 고객의 생산, 마케팅/영업, 경영시스템 등 전 사업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SDS의 업종 노하우와 IT신기술 역량을 집대성해 체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는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차세대 ERP/SCM/IPA) ▲인텔리전트 팩토리(제조/물류/플랜트 지능화) ▲클라우드와 보안 ▲파괴적 기술(AI/블록체인/IoT) 등 4분야로 구성돼 있다.

비즈니스 컨설팅 세계에서 ‘프레임워크’란 대상을 정의하는 ‘관점’을 의미한다. 이를 대입할 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는 삼성SDS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현대화, 공장의 지능화, 클라우드의 도입, AI나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의 도입이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길이라고 보는 것이다.

삼성SDS 홍원표 대표이사(사장)는 “삼성SDS의 업종 경험, 기술 역량이 집약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레임워크’로 고객의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매우 IT업체스러운(?) 접근이다. 과연 이런 ‘기술적 접근’이 기업이 원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일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삼성SDS가 관점으로 제시한 기술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파트너가 되려면 기술 공급 업체 DNA부터 벗어던져야 하는 게 아닐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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