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D 터치 사라지나

다음 아이폰에서 3D 터치가 사라질 조짐이 보인다. 애플 제품들에 대해 높은 수준의 예측력을 보이는 대만 KGI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 바클레이 애널리스트 팀, WSJ 등은 애플 공급 업체에게 정보를 수집한 후 동일하게 “3D 터치가 빠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유는 부품 단가와 공정의 어려움에 비해 사용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3D 터치의 디스플레이 구조

3D 터치의 겨우 터치패널 부품에 압력을 인식하는 감지 층을 하나 더 덧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인식하는 칩도 넣어야 한다. 따라서 기존보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두꺼워지는 편이다. 현재까지 3D 터치를 지원하는 모든 아이폰은 이러한 부품을 하나 더 넣고 있다.

터치 패널에 붙어 있는 칩셋이 터치 세기를 인식한다(출처=아이픽스잇)

 

3D 터치의 쓰임새

3D 터치는 픽 앤 팝으로 구성된다. 탭-픽-팝의 순서로 터치에 가해지는 힘이 강해진다. 이외에 별도로 앱을 지울 때 주로 사용하는 롱 탭이 존재했다. 그리고 픽과 팝에 진동으로 피드백을 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3D 터치로는 링크 미리 보기(픽), 앨범에서 사진 등의 미리 보기, 앱 아이콘에서의 빠른 기능 실행, 제어 센터에서 강하게 눌러 상세 기능 보기 등의 기능이 제공됐다. 라이브 포토의 경우에도 강하게 눌러 움직임을 미리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극복하는 훌륭한 기능이다. 이전의 아이폰이 관성 스크롤을 통한 스와이프 위주의 기기였다면, 이곳에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추가한 것이다. 이를 통해 X축과 Y축뿐이던 스마트폰 조작에 Y축이 추가됐다. 관성 스크롤이 빠르게 휙휙 지나가는 기분이라면, 3D 터치는 어디론가 입장하는 느낌이다.

3D 터치는 빠른 행동(Quick Action), 미리 보기, 앱 전환 등에 사용한다

 

아이폰 XR의 햅틱 터치

그런데 아이폰 XR을 출시하며 3D 터치가 빠졌다. 그런데 비슷한 기능을 실행할 수는 있다. 애플은 이를 햅틱 터치로 부른다. 아이폰 XR은 이전의 아이폰과 달리 홈 버튼이 없고 따라서 터치로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햅틱 터치에는 콘텐츠 미리 보기, 앱 기능의 빠른 실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제어 센터 상세 기능, 잠금 화면에서 강하게 눌러 플래시라이트나 카메라 실행하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라이브 포토 전용 기능인 것만 같았던 강하게 눌러 라이브 포토 실행하기 등도 햅틱 터치로 실행할 수 있다.

이후 iOS가 업데이트되며, 터치 키보드를 스크롤 가능한 트랙패드로 사용하는 기능이 추가됐는데, 키보드 영역 전체에서의 기능 실행은 3D 터치로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3D 터치가 없는 다른 모든 기기에서는 스페이스 바를 길게 누르고 있으면 트랙패드가 활성화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즉, 아이폰6 이전의 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폰 XR 등에서도 트랙패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봤을 때 3D 터치는 있으면 좋지만 굳이 필요하지는 않은 기능임을 알 수 있다.

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있으면 키 블럭 위의 글자가 사라지며 트랙패드로 변한다(출처=Gadget Hacks)

 

3D 터치가 빠지면 어떻게 될까

아이폰 XR을 사용하면 3D 터치를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햅틱 터치는 엄격하게 말하자면 롱 탭에 진동 피드백을 넣은 것이지만, 화면에 닿은 영역의 손가락 두께나 화면에 닿는 속도를 파악해 픽이나 팝 중 하나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애플은 픽과 팝 중 하나만 남겨야 한다). 그렇다면 사진 미리 보기나 링크 미리 보기 정도의 기능은 햅틱 터치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미리 보기(픽) 이후 더 강하게 누르면(팝) 링크나 앱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이 기능 정도는 바로 가기 버튼이나 스와이프 UI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손가락 두께가 평균 이상으로 두껍다면 설정에서 민감도를 조정하도록 할 수 있다. 3D 터치의 경우 이미 이 민감도 조정을 적용한 상태다. 혹은 롱 탭에서 설치 삭제와 기능 바로 가기를 함께 제공해도 된다. 이는 안드로이드에서 적용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 같은 조정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단계의 것이므로 하드웨어를 탑재해 단가를 높이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다.

알림 센터의 빠른 답장 기능 등은 이미 압력 센서 없이도 실행되고 있다(출처=Macrumors)

 

안드로이드의 3D 터치 기능 등장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주로 터치 시간을 통해 사용자 액션을 파악해 왔으나 안드로이드Q에서 3D 터치와 비슷한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GSM아레나의 보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는 짧게 누르기/길게 누르기 외에 ‘깊게 누르기(Deep Press)’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기능 실행을 위해서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할 수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두 OS 제국은 외관이나 기능 모두에서 유사해지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