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테크, 그중 대체육이 미래산업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육식은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윤리적 문제도 있기 때문. 이 흐름을 이끌고 있는 것은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 모사 미트 등이다. 이중 현재 유일하게 국내 론칭된 것은 ‘피 흘리는 채식 버거’로 알려진 비욘드미트 뿐이다.

기자는 CES 참가 시 임파서블 푸드를 먹어본 바 있으며, 비교를 위해 동원F&B와 헬로네이처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비욘드미트를 구매했다.

조리방법은 햄버거 패티를 굽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두 가지, 그릴과 팬 프라잉이다. 우선 처음엔 간편한 팬 프라잉으로 시작했다.

포장을 벗기면 고기냄새에 뭔가가 섞인 냄새가 난다. 고기냄새라곤 해도 흔히 생각하는 누린내는 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역한 냄새가 난다. 떫은 감을 방치했을 때 같은 느낌.

포장 벗긴 상태(필터 주의)

팬프라잉을 위해 하나는 냉동식품처럼 달군 팬에 바로 구웠으며, 하나는 햄버그 스테이크를 굽듯 시즈닝과 시어링을 하고 구웠다. 진짜 고기는 아니지만 다 굽고 나서 아주 약간의 레스팅도 했다.

팬프라잉한 패티

입자가 채소를 다졌을 때의 느낌이다

그릴은 가스레인지 아래에 있는 것을 사용했으며 별도의 시즈닝은 하지 않고 바로 구웠다.

빨간 육즙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너무 지나치게 다진 고기 느낌

입자를 자세히 보자. 이것이 고기가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다(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긴 하다)

결과는 어떻게 조리하든 별 차이는 없었다. 사실 맛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요리하는 남자를 페이스북에 올리기 위해서 한 것이다.

맛은 좀 찝찝한 맛이다. 설탕을 넣지 않은 콩이나 팥을 먹을 때 드는 그 맛. 분명히 비트 뿌리로 만든 가짜 피가 질질 흘렀고, 함유된 코코넛 오일에서 육즙의 느낌도 났다. 그러나 떫고 찝찝한 맛이 그것보다 훨씬 강하다.

여기서 생각의 오류를 발견했다. 콩이나 팥은 이자카야에서 주는 것들을 제외하면 날 것으로 쪄서 퍼먹지 않는다. 콩이나 팥을 떠올려보면 늘 뭔가와 함께 먹었다. 완두콩에 쌀밥이라든가, 팥죽이라든가, 팥소라든가 하는 것들은 항상 무엇과 함께 있다. 즉, 이 제품은 패티 그 자체로보다는 상추, 치즈, 토마토, 빵과 함께 먹어야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임파서블 푸드를 미국에서 먹었을 때는 일반 햄버거 가게에서 먹었다. 즉, 치즈나 소스 등의 부재료는 비건용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햄버거에 가까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임파서블 푸드는 CES 2019에서 직접 전시를 하고 미니 햄버거(슬라이더)를 나눠주기도 했다.

LA공항에서 먹은 임파서블 버거

훨씬 고기같은 느낌이다

육즙이 흐른다

리뷰 목적으로 임파서블 푸드의 슬라이더를 두 개 먹었는데, 하나는 통으로 먹고 하나는 패티만 따로 먹었다. 임파서블 푸드는 입자가 고기처럼 거칠고 중간마다 힘줄 같은 것들이 있다. 실제의 고기를 다졌을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비욘드 미트는 고기향과 불향이 강한 식물 범벅과 같았다. 질감에서도 고기의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비건도 아닌 나는 뭘 하려고 이렇게 애를 쓰고 있나.

고기에 힘줄 같은 것들이 보인다

클로즈업하면 고기 그 자체다

임파서블 푸드의 맛은 여러 프로틴에 ‘고기의 맛과 향’을 내는 유기철분 ‘heme’을 섞어만드는 게 포인트다. 이 heme은 콩의 뿌리혹에서 나온다. 모사 미트는 아예 소의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고기다. 진짜 고기인 셈인데 소를 안 잡은 것뿐이다(마찬가지로 윤리적 문제가 있다). 그러나 비욘드미트는 이러한 자세한 제작과정을 공개한 바 없다. 별달리 공개할 게 없어서가 아닐까 한다. 임파서플 푸드의 패티는 현재 그 맛을 인정받아 미국 버거킹에서 ‘임파서블 와퍼’로 출시되기도 했다.

비욘드미트 패티를 네 개나 먹으며 찾은 가장 비슷한 음식은 고기가 아니었다. 종로 3가에 파는 녹두빈대떡이다. 겉은 파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육즙이 질질 흐르는, 고기가 조금 박힌 녹두빈대떡과 가장 유사한 맛이다. 막걸리가 생각난다. 그리고 비욘드미트 원재료 대비 녹두빈대떡 값은 완제품이 절반 정도다. 그럼 그냥 녹두빈대떡을 번에 끼워 먹자. 완벽한 퓨전 한식이 될 것이다. 오늘은 종로3가에 가자.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