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발생한 여러 이슈를 ‘물류(Logistics)’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물류 이야기만 다루지 않습니다. IT, 유통, 제조, 금융,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흐름(Flow)과 최적화(Optimization)라는 관점에서 연결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업, 기관이 배포한 ‘보도자료(COMPANY)’를 제시합니다. 여기에 기자의 ‘관점(VIEW)’을 더합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가 아닌 관점입니다. 궁극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관점이 더해져, 완성되는 콘텐츠가 되길 희망합니다.

■ “라이더 위협하는 고용노동부 안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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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한다면서 깜짝 놀랄만한 안을 제시했다. 주행 중에 추가적인 콜을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단언하건대, 배달대행 일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전문가랍시고 내놓은 안일 것이다.

배달기사가 최초 배달 주문을 수행하는 경로와 비슷한 지역의 배달 주문을 묶어서 수행하는 것은 업무 효율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라이더들의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배달기사가 무리하게 6~7개씩 콜을 묶어서 가는 경우인데, 이것은 배달료가 비현실적으로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배달대행 라이더들의 배달료는 천차만별인데, 3500원에서 2500원까지 그 차이가 심하다. 2500원을 받는 라이더의 경우, 주휴수당이 보장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만큼이라도 벌기 위해서 1시간에 5개 이상의 배달 콜을 수행해야 하고, 유류비와 차량유지비, 보험료 등을 생각하면 한 시간에 7개 정도는 배달해야 최저임금 노동자와 비슷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사고 나지 말라고 콜 제한조치만 강요하면 라이더들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사고 나서 힘들거나, 소득이 없어 힘들거나 삶이 위험한 건 똑같다”

시급이 보장되는 맥도날드의 경우 한 번 배달할 때 묶어갈 수 있는 주문을 2개로 제한하고, 바쁠 때는 3~4개 정도의 주문을 묶어 간다. 맥도날드의 경우 시급이 보장되므로 배달대행보다는 천천히 배달할 수 있다. 플랫폼 형태의 우버이츠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주문을 최대 두 개까지만 묶어갈 수 있게 제한하는 대신 배달 한 건당 5000~6000원의 높은 배달료를 지급한다. 우버이츠의 경우 콜수가 충분하지 못해 많은 라이더의 선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안전문제와 배달료 문제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강제해야 할 안전대책은 따로 있다. 가장 먼저 산재보험이다. 산재보험은 무과실 원칙으로 휴업급여, 치료비, 유족급여, 장해급여 등 라이더들에게 꼭 필요한 보험이다. 배달대행 라이더들도 산재가 되지만 많은 라이더들이 이를 모르고 있다. 또 산재적용제외신청제도를 두어서 사실상 산재 가입을 선택으로 만들어놓고 있으며 산재가입에 대한 모든 책임을 동네 배달대행업체 사장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이를 배달대행 플랫폼사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노후된 오토바이를 리스해주고 비싼 렌트비를 받는 업계의 관행과, 제대로 된 오토바이 표준공임 단가나 정비시스템이 없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얼마 전 한 라이더는 리스한 오토바이의 벨트가 끊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고, 어떤 라이더는 오토바이 시동이 도로 한복판에서 꺼져 사망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회적 타협을 제안한다. 먼저 라이더에게 순수하게 가는 배달료를 4000원 이상으로 보장하는 대신 라이더들은 한번에 6~7개씩 무리하게 배달하는 것을 자제한다. 두 번째로 소비자는 라이더들의 소득과 안전한 배달을 위해 정당한 배달비용을 지불한다. 세 번째로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는 배달기사에 대한 빠른 배달 재촉을 자제한다. 마지막으로 배달대행 플랫폼사는 라이더들의 산업재해 문제를 배달대행 업체에만 맡기지 말고 자신들이 올리는 수익에 비례해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비를 납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 입법 예고된 고용노동부 안을 폐기하고 정부, 플랫폼사, 배달대행업체, 음식점 등 배달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라이더유니온과 함께 새로운 안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라이더유니온은 고용노동부의 안일한 입법예고를 묵과할 수 없다. 마침 5월 1일 창립총회와 함께 국회에서 근로복지공단, 고용노동부 등을 거쳐 청와대로 향하는 오토바이 행진을 앞두고 있다. 이날 라이더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한 라이더들의 입장을 밝힐 것이다. 정부는 일단 겸손하게 라이더들의 이야기를 듣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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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옛날 소식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위 글은 지난달 24일 라이더유니온이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에 반발하며 발표한 성명문(맥락에 맞춰 일부 내용을 편집했습니다.)입니다. 라이더유니온이 대차게 비판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안이란 고용노동부가 22일 발표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입니다. [참고 콘텐츠: 고용노동부는 누구를 위한 ‘배달법’을 만들고 있는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해당 개정안에 새롭게 포함된 ‘이륜자동차로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하는 자가 배달을 수행하고 있는 중에는 후속 배달요청이 수신되지 않도록 이동통신단말장치의 소프트웨어에 반영하는 등 안전운행을 위한 조치’가 배달기사의 업태를 이해하지 못해서 만들어진 법조문이라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라이더유니온은 현재 입법 예고된 고용노동부의 개정안을 폐기하고 배달대행 생태계의 이해당사자들과 새로운 안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죠.

라이더유니온은 준비위원회 과정을 거쳐 노동절인 지난 1일 정식 출범했다.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으로는 투표를 통해 박정훈 준비위원장이 선출됐다.

하지만 이후 고용노동부는 배달대행 업계를 할 말 없게 만드는 해명을 내놓습니다. 고용노동부의 해명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도로교통법 제 49조 제1항 10호에 따라 원래 불법이었지만, 사실상 잡지 못했던 ‘주행중 휴대폰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배달기사가 주행중에는 ‘플랫폼’을 통해 주문을 잡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그러니까 배달기사가 ‘주행중’이 아니라면 최초든, 추가든 배달 주문요청 수신은 가능하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입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고용노동부는 휴대폰을 터치하지 않고 추가 주문을 잡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장비를 사용한다면 주행중에 플랫폼을 통해 추가 주문을 잡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합니다.(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10호에 따르면 ‘안전운전에 장애를 주지 아니하는 장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치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주행중이라도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콘텐츠 : 배달대행 뿔나게 한 입법 예고는 오해였다? 고용부의 입장]

고용노동부의 해명은 현행법상 이미 ‘불법’인 것을 잡아보겠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배달대행 업계의 할 말이 없어질 것도 같았습니다만. 이게 웬걸. 여전히 배달대행 업계는 입을 모아 고용노동부의 개정안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장 1일 라이더유니온 출범식에서 만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고용노동부의 개정안에 계속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요. 그의 말을 짤막하게 붙여보자면 “(주행중에는 후속 배달요청 수신이 안 되니) 후속 배달요청을 잡고자 라이더들이 주행 중간에 멈추면, 오히려 사고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논거였습니다.

주승용 국회부의장과 면담하고 있는 전국배달대행연합회 일동. 전국배달대행연합회에 따르면 라이더유니온과 함께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만나 이번 입법예고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전국배달대행연합회 소속 지역 배달대행업체 대표들이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에 대한 반대 의지를 전하고자 국회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주승용 국회부의장(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난 이 자리에는 기자도 동석했었는데요. 박민겸 전국배달대행연합회장은 이 자리에서 “같은 경로로 배달하는 여러 업소(음식점)들의 음식을 묶음 배송할 수 있었기에 배달대행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묶음 배송을 통해 비용효율을 만들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직원을 둘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는데 바로 이런 규제가 따라왔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물류 까대기의 주제는 이걸로 가겠습니다. 왜 배달대행 업계는 여전히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에 반대하고 있는가. 다음 주제로 넘어갑니다.

■ 배달의민족, 안전 배달 ‘민트라이더’ 캠페인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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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은 배달원 안전을 위한 ‘민트라이더’ 캠페인 5주년을 맞아 올해는 배달원, 음식점 업주, 이용자 등 1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4월 30일 밝혔다.

올해 민트라이더 캠페인은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간 지속된다. 배달원의 사고를 줄이고, 음식 배달 종사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일은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기간이 늘어난 만큼 참여 대상도 확대된다. 배달원, 음식점 업주, 앱 이용자를 아울러 한 해 동안 1만 명 이상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간다. 배달의민족이 직접 제작한 안전운전 패키지(안전운전 지침서, 포스터, 반사 스티커, 고객 제공용 안전배달 스티커 등)만 4000개를 준비해 모두 무료로 배포한다.

세부 프로그램들은 사고 예방 등 실질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꾸려졌다. 4월 30일, 전문가에게 배우는 안전운전 실습 교육을 시작으로 5월에는 ‘배달원도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라는 주제의 영상을 공개한다. 6월에는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빠른 배달보다 안전한 배달’을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를, 7월에는 음식점 업주를 대상으로 안전 운전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 8월에는 경찰청과 함께 하는 이론 교육이 열리며 그 후로도 다양한 캠페인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민트라이더’ 캠페인은 배달의민족이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펼쳐온 이륜차 안전운전 캠페인이다. 배달원들의 사고율을 낮추고 근무 여건을 개선해 성숙한 배달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 캠페인을 통해 매년 오토바이 운전 교육을 진행해 왔다. 작년에는 이륜차 실습 교육과 함께 경찰청과 함께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안전보건공단과 손잡고 오토바이 안전운전 지침서를 제작해 음식점 업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지금까지 참여자 수는 3만 명이 넘는다.

우아한형제들 교육지원실의 백선웅 이사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배달 음식 시장에서 라이더들의 역할이 중요해질수록 가장 신경 써야할 부분은 라이더 사고 예방과 근무환경 개선, 라이더를 향한 인식의 변화”라며 “앞으로도 배달의민족은 건전한 배달 문화가 자리 잡힐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일산에 위치한 이륜차 운전 교육장 제임스드라이빙센터에서 민트라이더 이륜차 안전운전 교육에 참여한 업주들이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제공: 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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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배달기사와 지역 배달대행업체뿐만이 아닙니다. 배달대행 플랫폼들도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배달대행 플랫폼사인 메쉬코리아와 바로고가 속해있기도 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고용노동부와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업체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현재 배달대행 플랫폼이 보유한 기술로 주행 중인 오토바이를 파악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놓고 이야기는 못하고 있지만, 이번 고용노동부의 개정안을 어떻게든 멈추고 싶은 분위기가 관측돼요.

고용노동부의 개정안이 적용되기 위해선 배달대행 플랫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단 플랫폼이 ‘주행중’인 기사를 파악할 수 있어야지, 추가주문 요청 제한을 하든지 말든지 할 수 있겠죠? 배달대행 플랫폼업체들은 이것을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배달대행 플랫폼 스타트업의 입장을 취합해본 결과, 주행중에 주문 수신을 금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고용노동부가 가능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GPS 기반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배달대행 플랫폼이 주행 중인 라이더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어봤습니다. 첫 번째는 현행 배달대행 시스템은 모든 상황에서 GPS가 돌아가도록 설정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배달대행기사가 주문을 수신한 이후부터 GPS가 돌아가는 시스템인데, 이는 배달기사가 사용하는 단말기의 과도한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만약 입법예고가 현실화 되고 배달대행 플랫폼이 주행중인 라이더의 주문 수신을 막기 위해서는 GPS가 항시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되는데, 이렇게 할 경우 현장 배달기사들의 어마어마한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는 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GPS 기술 자체의 한계입니다. 한 배달대행 플랫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GPS 기술로는 배달기사가 주행을 멈추고 콜을 받기까지 ‘5초’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5초란 위치 정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배달대행 업계에 따르면 이 시간 동안 배달기사가 ‘추가 주문’을 놓칠 수도 있고, 더 큰 문제는 주문을 잡기 위해 급제동을 거는 배달기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고율을 낮추려고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사고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여기에 당장 시속 몇 km까지의 속도를 ‘주행중’으로 봐야할 것이냐 애매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주행 중에도 주문요청을 받을 수 있는 예외 사항으로 이야기했던 ‘휴대폰을 터치하지 않고 주문을 잡는 기술’이 아직 완성 단계에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몇몇 배달대행 플랫폼이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술이 완성되기 위해선 아직 몇 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게 배달대행 플랫폼 업체들의 입장을 취합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측의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해당 개정안의 실무 담당자인 김대원 고용노동부 안전산업과 사무관이 기자와 인터뷰에서 언급하기도 했던 ‘음성인식 기반의 후속 배달요청 수령’은 음성이 오토바이 주행 중에 발생하는 ‘바람소리’에 묻혀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게 배달대행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배달대행 업계에 따르면 위에 언급된 세 가지 이유를 기반으로 개정안이 적용된다면 여러 대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배달기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퀵서비스기사들이 한 번에 3~4대 이상의 단말기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배달대행 업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휴대전화로 최초 주문을 받기까지는 ‘주행중’인 상황이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배달기사들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묶음배송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개정안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배달기사들의 부담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의 주장입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은 “이륜차 라이더가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쓰는 상황이 (이륜차 라이더들이 플랫폼을 통해 주행중 후속배달 요청을 수신하는 것보다) 더 위험해 보인다”며 “단계별로 이륜차 라이더가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개수를 우선 규제하고, 장기적으로는 협의체 구성, 기술 지원 등을 통해 라이더들의 안전문제를 담보할 방안을 고민하여 개정안을 도입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배달대행 업계에서는 이미 ‘배달기사’의 안전운행을 위해 오래 전부터 자사의 비용과 시간을 투하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민트라이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우아한형제들은 물론이고, 바로고, 메쉬코리아 등 배달대행 플랫폼사도 오래 전부터 라이더의 안전운전을 위한 교육 사업을 해왔습니다. 굳이 법을 만들어 규제하지 않더라도, 서서히 긍정적인 변화는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배달대행 업계 관계자들의 공론입니다.

메쉬코리아가 – 안전보건공단과 협력하여 라이더 대상으로 진행한 이륜차 안전 캠페인 교육(사진위)과 바로고가 강남경찰서,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라이더 안전교육’(사진아래)(사진제공: 각사)

한 배달대행 플랫폼 관계자는 “우리도 교육을 하면 라이더들에게 주행 중에 주문을 잡지 말라고 한다. 주행중에 추가 주문 수령을 위해 휴대전화를 만지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라며 “이륜차 라이더들도 웬만해서는 서서 잡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강제화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완벽하게 강제화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배달대행 플랫폼 관계자는 “오토바이에 거치돼있는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것인데 주행 중 휴대전화를 만지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며 “같은 식으로 따지면, 주행 중에 배달기사가 길이 막히는 것을 확인하고자 거치돼있는 핸드폰에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것도 불법이다. (주행중 휴대폰 사용을 규제하는) 도로교통법 자체가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안전수칙을 만들어 라이더들에게 배포하고 교육하는 모든 과정을 사비를 들여서 했다”며 “많이 쓰면 몇천만원 상당의 돈을 썼는데, 정부에서는 그 동안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배달 라이더 10명 중 9명, “라이더로서 보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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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가 꼽은 ‘근무 중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인사해주는 손님을 만났을 때’였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스타트업 바로고가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15일까지 현재 배달 라이더로 활동 중인 129명을 대상으로 ‘배달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배달 라이더 10명 중 9명은 라이더로서 보람을 느낀 적 “있다(95.3%)”고 말했으며,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로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인사해주는 손님을 만났을 때(65%, 중복응답)’를 꼽았다.

이어 ‘스스로 정한 목표 배달 건수를 수행했을 때(35%)’, ‘음식 픽업 시 가게 주인에게 기분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29.3%)’, ‘마감시 정산된 금액을 확인할 때(27.6%)’, ‘기타(20.3%)’순으로 답했다.

배달 라이더의 직업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18점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더 나은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더 나은 근무환경을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2.2%가 “있다”고 말했으며, “없다”고 말한 응답자는 17.8%에 불과했다.

가장 개선됐으면 하는 점은 ‘라이더 직업을 향한 긍정적인 사회 인식 변화(55.7%,중복응답)’였다. 다음으로 ‘안전을 위한 “빨리빨리” 배달 문화 근절(53.8%)’, ‘오토바이 보험료 인하 등 제도적 장치 마련(45.3%)’, ‘라이더 건당 수수료 증가(45.3%)’, ‘할증료 적용 확대(42.5%)’, ‘기타(21.7%)’ 순이었다.

바로고 관계자는 “라이더를 향한 애정 어린 관심이 안전한 배달 수행을 위한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라이더를 향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바로고 사내 문화 먼저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로고가 전국 배달대행 기사 1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업 만족도 조사 결과(자료: 바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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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달기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여기 있다고 봅니다. 배달기사를 하나의 직업으로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사실 인터넷 기사 댓글만 보더라도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악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대중이 보기에 배달기사들의 위험한 운전행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배달기사가 위험한 곡예운전을 하고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는 배달기사들에게 ‘빨리빨리’를 요구하는 소비자와 음식점주의 행태가 배달기사들을 더 빠르게 달리게 하고 안전사고로 내몰았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달 22일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부터 이어진 일련의 취재과정에서 안전사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플랫폼을 통한 주행중 콜수신 제한’이라고 이야기하는 배달기사를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분노하고 있는 배달기사들은,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대행 플랫폼업체들은 많이 만날 수 있었죠. 영상 인용을 허락해준 한 배달기사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정작 배달기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따로 있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도권에 속하지 않아 통계도 잡히지 않고, 직업으로 존중받지 못했던 그들의 일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존중받는 것입니다. 당장 국토교통부가 이륜차 물류를 제도권에 포함시키는 ‘생활물류서비스법’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에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정책 담당자들은 지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나요?

마무리

저는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로 촉발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최근 택배기사의 연봉 논란이 생각났습니다. 최근 CJ대한통운이 자사 택배기사의 평균 연소득을 6937만원이라 밝혔고, 여기에 “택배기사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다니 놀랍다.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진 것입니다. 이런 생각 자체가 우리가 물류 현장직에 대해 생각하는 열악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당연히 택배기사는 돈도 못 벌고, 힘든 직업이라 생각했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서 놀랐던 것이겠지요.

저는 몇 년 전 배달기사에게 연봉 8000만원을 준다고 하던 한 배달 플랫폼 업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라이더들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주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달기사들이 그들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게 해주기 위해서”라는 답을 했습니다. 우리가 배달기사의 안전문제를 바라봐야 할 방향도 여기에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에 찬성과 반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기간은 6월 3일까지로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배달대행업계에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입니다.

여러분들과 더 많은 정보를 나누고 싶습니다. 물류기업이든, 비물류기업이든 아래 이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주신다면 함께 소개하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 콘텐츠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유료 <주간 리포트>에 포함된 내용은 수록되지 않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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