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못하는 사람이 게임 개발자 대회에 가면 어떻게 되냐면,

 

 

외롭다.

거리를 메웠던 인파가 모두 자기가 듣고 싶은 콘퍼런스 세션을 찾아 들어가는데, 시간표를 보아도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겜알못은 판교 거리를 홀로 떠돈다.

 

강연에 들어가면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리고 다같이 웃는데

 

알아듣는 자만이 웃을 수 있다. 웃을 수 있는 것은 힘이다.

 

겜알못은 웃지 못한다.

웃음은, 아는 자의 여유에서 나온다.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고 맥락과 상황을 이해할 때 비로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공간에서 웃지 못하는 나는 이방인이다.

지난 24일부터 경기도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에서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2019)’가 열리고 있다. 26일인 오늘 오후 6시까지 계속된다. 게임을 만들거나 게임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 혹은 게임과 관련한 지식이 궁금한 사람, 게임회사에 취업하고 싶거나 게임을 만들려는 모두가 대상이다.

 

26일 금요일 오전 강연 일정.

 

겜알못인 나는 ‘좋은 로그’ 라던가 ‘비주얼 이펙트’ 이런건 들어봤자 알지 못한다. NDC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열리고 심지어 등록 경쟁도 있어서 괜히 나같은 사람이 와 다른 이의 자리를 빼앗게 되면 오히려 민폐 같지만,

다행히 취재 기자는 사전등록 신청과는 별개다. 즉, 추가 방문객 같은 거다. 남의 기회를 빼앗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면서 첫날 콘퍼런스를 돌아봤다.

겜알못이 여기에 온 이유는 NDC가 국내에서 가장 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이기 때문이다. NDC를 돌아보면, 지금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고민하거나, 혹은 관심 있어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게임과 관련한 행사는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스타다. 여러 게임사가 참여해 자사 신작을 소개하는 지스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 축제라면, NDC는 개발자, 기획자 대상의 지식 콘서트에 더 가깝다. 알려진 게임 관계인이 나와 자신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공유하면서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장이다.

NDC는 게임을 만드는,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기획됐다.  2007년에 넥슨 사내 행사로 기획됐다가, 2011년부터 외부인을 포함하는 대형 콘퍼런스로 발전했다. 지난 13년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기조강연을 들으러 늘어선 줄. [기조강연 관련기사: 할머니가 들려주는 마비노기 개발 이야기]

다루는 주제는 게임과 관련한 모든 것이다. 특별한 화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슬로건도 없앴다. 탈 주제화를 통해 경계없이 다채로운 세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그만큼 게임과 관련한 기술도 많아졌고, 관심 영역도 넓어졌으며 게임과 비게임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올해는 성공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업계 동반 성장의 길을 찾겠다는 세션부터 데이터와 AI 같은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거나 예술작품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노하우 공개, 직무별 꿀팁, 한국 게임의 역사나 게임과 드라마의 콘텐츠 융합 등 게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눈다.

이 이야기를 하는데 넥슨 내외에서 116명의 연사가 참여, 총 105개의 세션이 꾸려졌다. NDC의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는데 지난해 누적 참관객이 1만9474명이었다. 이중에는 아직 게임업계에 들어진 않았지만, 게임 회사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학생 참관객의 수도 643명이었다.

열기는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데,

기조강연을 들으러 늘어선 줄.

 

강연을 들으러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쪽에서는 게임에 몰입하는 이들을 가리켜 중독이나 장애로 치부,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공부하려는 사람이 가득하다. 관련 정책을 입안하려는 이들은 NDC 같은 현장에 들러서 목소리를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부대행사를 마련해 축제 같은 느낌을 냈다. 우선 아트 전시회.

 

듀랑고

3D 프린터로 출력한 듀랑고 캐릭터.

 

게임과 현실의 경계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것이 아트 전시회다. 게임과 예술, 기술의 공유 지점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게임은 이미 다른 예술이나 기술의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25개 게임 프로젝트에서 총 150명 아티스트가 개인작품과 팬아트, 프로젝트 작품을 포함한 137점이 출품됐다.

점심시간에는 거리 공연도 있다. 오후 12시에 시작한다. 사전 등록자가 아니더라도, 거리 공연은 즐길 수 있다. 26일 오후 12시에는 더놀자밴드가 공연한다. 첫날에는 두번째 달이 판교에 떴는데, 안내문을 자세히 읽지 않았던 겜알못은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철수 현장만 지켜봤다. 이 공연에는 넥슨 인기 온라인, 모바일게임에 사입된 여러 음원을 오프라인으로 들려주는 라이브 공연으로 기획됐다.

넥슨 사내프로그리밍 동호회인 ‘네코동’ AI 프로그래밍 대회를  열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게임 AI를 다른 사람들과 겨루는 대회인데, 사전 작성해 진출된 AI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현장에서는 8강 토너먼트 대회가 열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