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분기 유통업계 날씨는 ‘계속 흐림’

20192분기 유통업계 전망은 계속해서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17일 발표한 ‘2019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에 따르면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은 중립 전망,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분기 RBSI는 전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업태별로는 온라인쇼핑(103), 홈쇼핑(100), 대형마트(92), 백화점(89), 슈퍼마켓(82), 편의점(77) 순으로 나타났다. RBSI는 전국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다음 분기 업계의 호전(악화) 예상을 물어서 조사한다.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슬프지만 164분기 이후 현재까지 RBSI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16년 1분기부터 19년 2분기까지, 업태별 RBSI 추이(자료: 대한상의)

온라인도 중립’, 시장은 크는데 돈은 못 벌어

온라인쇼핑과 홈쇼핑 또한 지수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중립에 가깝다. 온라인쇼핑의 2분기 RBSI는 전분기와 동일한 ‘103’으로 집계됐다. 홈쇼핑은 ‘100’으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 급감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지수가 중립에 가까운 이유는 과당경쟁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 112조원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을 벌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는 많지 않다.

실제 최근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발표한 2018년 실적을 보더라도 4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고는 흑자를 본 기업이 없다. 많게는 1조원 이상, 적게는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상황이다. 업계 한 편에서는 치열한 경쟁과 외형성장보다 마케팅과 물류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하는 업체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참고 콘텐츠: 실적으로 본 이커머스 쓰는 놈, 아끼는 놈, 애매한 놈’]

홈쇼핑도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그 이유로 송출수수료 인상을 꼽았다. 더불어 T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채널간 경쟁은 치열해진 반면 TV시청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구조적 위기감이 이번 포인트 급락에 반영됐다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오프라인의 암흑기는 계속 된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RBSI는 각각 전분기 대비 5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그 이유를 내수 부진’, ‘경기둔화’, ‘소비양극화등 거시적 여건을 비롯해 온라인 쇼핑 확산과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수 부진은 고가 제품 위주의 백화점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는 요인이며, 대형마트의 경우 하락폭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142분기 이래 기준치(100)를 넘긴 적이 없을 만큼 오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대한상의의 평가다.

물론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RBSI는 전분기 대비 각각 6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다른 업태와 비교하더라도 RBSI가 가장 낮은 업계에 속한다. 대한상의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RBSI가 하락에서 상승세로 반등한 이유로 근거리, 다빈도, 소량 구매패턴 확산과 날씨 등 계절적 요인을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 부진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부정적 전망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다.

수익성 악화 속, 맞붙은 온오프라인

소매유통업계의 2분기 수익성은 편의점 업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대형마트(57.4%)와 슈퍼마켓(48.8%)에서 많았고, 온라인쇼핑 역시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41.9%로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12.9%)을 크게 웃돌았다.

2분기 유통업계 업종별 수익전망(자료: 대한상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업계의 시도도 보인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역으로 온라인으로 나가는 추세가 관측된다. 신세계, 롯데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속속 온라인 통합 채널 구축을 위한 독립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이미 확보한 전국 매장과 물류센터 인프라가 온라인을 위해 활용된다. 온라인을 위한 전용 물류센터 설립 추세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경영난 타개책으로 옴니채널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창고형 할인점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온라인 채널은 오프라인의 침공에 맞서 더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졌다. 특히나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 오프라인 채널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선식품온라인 배송 경쟁이 과열되면서, 업체들의 비용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의 물류(저장·배송)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전망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면서 “업계에서는 소비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변화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도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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