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발생한 여러 이슈를 ‘물류(Logistics)’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물류 이야기만 다루지 않습니다. IT, 유통, 제조, 금융,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흐름(Flow)과 최적화(Optimization)라는 관점에서 연결합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COMPANY)’를 제시합니다. 여기에 기자의 ‘관점(VIEW)’을 더합니다. 중요한 것은 팩트가 아닌 관점입니다. 궁극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관점이 더해져, 완성되는 콘텐츠가 되길 희망합니다.

■ 물류에 돈 쓰는 놈 : 쿠팡, 마켓컬리

COMPANY

쿠팡이 15일 발표한 외부감사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매출 4조422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 성장률은 2017년 40%에서 지난해 65%로 25% 늘었다. 반면, 쿠팡의 2018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영업손실 증가 이유 중 하나로 ‘물류 인프라 투자’를 꼽았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직전년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그렇게 확보한 물류센터의 총 면적은 37만평이다. 지난해 쿠팡은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 원을 지출했다. 이 중 상당수는 물류 운영과 관련된 현장인력으로 평가된다.

물류 관련 신규 서비스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로켓프레시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전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런칭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됐다. ‘와우배송’은 200만종 이상의 상품을 고객에게 새벽, 당일배송한다. 쿠팡측에 따르면 쿠팡의 당일배송은 수도권 권역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셀렉션(상품 품목 수) 확보에도 투자했다. 로켓배송이 시작된 2014년 5만8000종에 불과했던 로켓배송 셀렉션은 2018년 500만 종으로 늘어났다. 대형마트 셀렉션 약 5만 종 대비 100배 더 많다는 쿠팡측 설명이다. 쿠팡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3자 판매자가 판매하는 셀렉션은 약 1억3000만개다.

지난해엔 특히 가전 및 디지털 제품 판매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가전 및 디지털 제품 카테고리 셀렉션은 전년 대비 8배 늘어난 약 38만 종으로 성장했고 매출도 2배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이제 쿠팡 고객들은 전국 어디서든 아침 7시까지 신선식품을 배송 받고 있다. 와우배송을 이용하면 인기 있는 장난감부터 최신 노트북 컴퓨터까지 200만 종의 상품을 문 앞으로 당일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단 몇 시간 만에 배송 받는다”며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VIEW

오랜만에 돌아온 물류 까대기입니다. 오늘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실적 자료를 모아 왔습니다. 쿠팡 실적 발표 기다리면서 기 모으고 있었죠. 업체들의 실적을 물류 관점에서 크게 세 개로 분류해 봤는데요. 하나는 물류에 돈 쓰는 놈. 둘은 물류에 돈 아끼는 놈. 셋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놈입니다.

당연히 물류에 돈 쓰는 대표주자는 ‘쿠팡’입니다. 먼저 쿠팡이 이번에 공시한 매출 4조4227억원은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쿠팡이 지난해 11월 20일 밝혔던 2018년 예상매출 5조원에는 좀 못 미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숫자라는 데 업계의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어마어마한 매출 뒤에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이 있습니다. 쿠팡의 2018년 영업손실액은 1조970억원으로 2017년 6388억원 대비 72% 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2017년 대비 쿠팡의 매출 증가율인 65%보다 더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쿠팡의 반응도 한 결 같이 쿨합니다. 고객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요.

쿠팡은 엄청난 영업손실액이 ‘물류’와 ‘기술’ 투자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각각의 원인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전에 쿠팡의 ‘직매입 기반 판매방식’, 그러니까 로켓배송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고객에게 자정까지 주문을 받고, 다음날까지 배송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류센터에 ‘재고’를 미리 구비하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여 중간 수수료를 받는 형태인 ‘마켓플레이스’는 일반적으로 익일배송의 속도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플랫폼이 과연 셀러가 재고를 가지고 판매를 하고 있는지, 재고가 있다 하더라도 언제 상품을 보낼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셀러들에게 ‘물류’를 알아서 하게 하는 마켓플레이스 방식에서 ‘배송기간’이란 항상 널뛸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물류센터에 어떤 형태로든 재고를 보관해두고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이 ‘배송기간’을 플랫폼이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지죠. 속도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반대 급부로 당연히 재고를 보관할 ‘물류센터 인프라’ 투자가 필요해집니다. 돈이 많이 듭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부터 공격적인 물류센터 투자를 지속해왔던 이유이고, 매년 수천억, 2018년에는 기록적으로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쿠팡이 이번 공시 보도자료 전달과 함께 기자들에게 배포한 그래프. 각각 셀렉션과 물류센터 규모를 강조하고 있다. 아마도 쿠팡이 이번 공시에서 강조하고 싶은 핵심이 이 그래프에 들어있을 것이다. 이 그래프는 쿠팡의 영업손실이 치솟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자료: 쿠팡)

지난해에는 그렇게 쿠팡이 확보한 물류센터가 24개로 전년대비 2배 늘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쿠팡이 쓴 돈도 더 늘었겠죠?

쿠팡이 물류센터를 대폭 확충한 이유는 쿠팡이 지난해 시작한 신규 배송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부터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데요. 이 중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로켓프레시’라고 하는데, 쿠팡은 지난해부터 로켓프레시를 위한 냉동냉장 물류센터 임차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상온 상품’을 보관하는 용도였기에 신선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쿠팡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가치인 500만개의 로켓배송 셀렉션도 물류비용 증가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셀렉션이 늘어나면 물류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이커머스 물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로 통용됩니다.

여기서 물류란 흔히 눈으로 보이는 까대기, 그러니까 운영 비용 증가도 있겠지만, 사실 ‘시스템’ 투자 비용도 따라온다는 것을 함께 봐야합니다. 전국 24개의 물류센터에 분산보관된 500만개의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받아 실수 없이 다음날, 빠르게는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시스템 역량이 함께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보도자료에서는 별달리 언급되지 않는 쿠팡의 기술 투자 사례는 쿠팡의 서비스 전체에 광범위하게 녹아있어서 특별히 몇 가지를 꼽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게 쿠팡측의 설명입니다. 물류 투자와 시스템 투자는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모든 이커머스 업체가 시스템에 투자하지는 않습니다만, 쿠팡은 개발자 비중만 40% 이상이라니 한 번 믿어보려고 합니다.

VIEW2

이제 다음 사례입니다. 쿠팡과 같이 ‘직매입 방식’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가 마켓컬리입니다. 마켓컬리 역시 쿠팡과 마찬가지로 장지동에 있는 물류센터에 미리 상품을 매입하여 재고로 구비해두고 판매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켓컬리가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고객에게 다음날 7시 이전에 배송할 수 있는 이유는 직매입을 통해 미리 재고를 구비해뒀기 때문이라는 게 과거 기자가 만났던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설명이었죠.

쿠팡 사례와 마찬가지로 마켓컬리 역시 당연히 직접 물류를 하면 돈이 많이 듭니다. 최근 공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마켓컬리의 ‘포장비’는 직전년 40억원에서 177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여기에 더해 배송 인프라까지 내재화했습니다. 이 또한 쿠팡과 비슷한 부분인데요. 쿠팡이 택배업체가 제대로 만족 시켜주지 못하는 ‘고객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쿠팡맨을 고용했다면, 마켓컬리는 택배업체가 못하는 신선배송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냉장냉동 차량 인프라를 확충했습니다.

여기서도 당연히 이 모든 물류 인프라는 ‘비용’ 요소가 됩니다. 공시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2018년 ‘운반비’는 전기 56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마켓컬리 전체 판매관리비용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 물류비와 별계로 광고선전비도 2017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비용 계정 중 하나다.(자료: 마켓컬리 감사보고서 재편집)

마켓컬리가 이번에 공시한 재무제표는 쿠팡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마켓컬리는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돈은 못 벌고 있죠. 돈을 못 버는 것을 넘어서 적자폭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2018년 매출은 1571억원으로 2017년(466억원) 대비 337%의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었고요. 마켓컬리의 2018년 영업손실은 337억원으로 마찬가지로 2017년(124억원) 대비 271%의 폭발적인 적자를 만들었습니다. 매출과 영업손실의 비중 차이는 있으나, 회계상 변화만 보자면 마켓컬리를 또 하나의 쿠팡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두 업체 모두 ‘물류’가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고요.

이 때문에 쿠팡과 마켓컬리는 모두 손실을 상쇄하는 거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여 경영하는 업체가 됐습니다. 쿠팡이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자받았다면, 마켓컬리도 지난 4일 기존 투자자인 세콰이어캐피탈 등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문득 세콰이어캐피탈 하니 생각이 났습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지난 2014년 쿠팡에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한 업체입니다. 그때 세콰이어캐피탈은 투자 이유로 ‘로켓배송’의 성장을 꼽았었죠. 그런 세콰이어캐피탈이 또 다른 물류에 돈을 쓰는 쿠팡과 닮은 업체 마켓컬리에 투자했습니다. 두 업체의 돈줄을 쥐고 있는 이들이 보는 큰 그림은 아마 같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봤습니다.

■ 물류에 돈 아끼는 놈 : 위메프, 11번가

COMPANY

위메프가 2018년 실적 최종 집계 결과 매출 4294억원, 연간 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 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거래액은 전년 4조2000억원 대비 28.6% 증가한 수치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 15.9%를 크게 넘어선다는 위메프측 평가다.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2017년 417억원보다 6.4% 줄어든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큰 폭의 거래액 성장 실현과 함께 3년 연속 손익을 개선한 것이라는 위메프측 평가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7.3% 감소한 441억원이다.

위메프는 외형 성장과 손익개선을 동시에 이룬 이유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먼저 위메프는 기존 직매입 사업(원더배송) 비중을 축소했다. 위메프 전체 매출 가운데 직매입 매출 비중은 2017년 53.7%에서 지난해 29.3%로 줄어든 1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직매입 사업으로 발생하는 물류·배송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는 위메프측 평가다.

반면 위메프가 집중한 것은 중개 방식 판매 강화다. 위메프의 중개 판매 수수료 매출은 전년대비 38.7% 성장한 302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위메프는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흑자(348억원)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말현금 역시 1902억원을 기록,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위메프는 주장한다.

위메프는 올해도 ‘낭비 없는 성장’을 목표로 한다. 물류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앞으로도 과감히 축소하고, 가격 혜택을 더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다.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고객에게 직접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더해 고객의 돈과 시간을 아껴드리겠다”며 “또 더 많은 중소 파트너사들이 성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위메프 식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매출과 영업손실 변화가 동시에 정리된 그래프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아무래도 영업손실을 낮추면서 매출 성장까지 같이 가져간 것을 많이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자료: 위메프)

VIEW

쿠팡과 정반대의 노선을 가는 위메프의 모습입니다. 쿠팡이 물류에 압도적인 투자를 지속하면서 돈을 쏟아 붓고 있다면, 위메프는 반대로 물류와 거리 두기를 하면서 비용을 감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서도 나왔죠, 직매입? 직매입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으로 지금은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다 하는 방식이 됐습니다.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이베이코리아도, 11번가도, 티몬도, 직매입 판매를 전혀 안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메프도 ‘원더배송’이라는 직매입 서비스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보도자료에서는 그 비중을 과감히 축소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 비중을 축소했기 때문에, 외형 성장과 손익개선을 동시에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죠. 위메프의 말마따나 직매입 사업은 투자, 운영에 따른 물류비용 부담이 큽니다. 그 비중을 줄이니까 위메프의 실적이 개선되는 마법 같은 효과를 가지고 올 만큼요.

물론 위메프는 직매입 사업이 주는 ‘빠른 배송’이라는 가치는 포기해야 합니다. 위메프가 그렇게 빠른 배송 대신 선택한 가치는 ‘가격’입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아요. 위메프의 거래액은 전년 4조2000억원 대비 28.6% 증가했다고 하죠. 중개 판매 수수료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8.7% 성장한 3024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물류를 위메프가 직접 하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유의미한 매출 성과를 낸 것입니다.

VIEW2

위메프와 마찬가지로 적자 걷어내기 작업에 분주한 업체가 있으니 ‘11번가’입니다. SK텔레콤이 별도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은 6744억원, 영업손실은 678억원으로 2017년 SK플래닛에서 11번가가 낸 영업손실 1539억원 대비 862억원 가까이 줄인 수치라는 게 11번가의 설명이에요. 엄청 줄였죠?

사족을 잠깐 달자면, 11번가는 지난해 9월1일부로 SK플래닛에서 법인 분리됐기 때문에 정확히 2018년 매출 전체를 계상한 자료는 없습니다. 이번 공시는 2018년 9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성과를 기준으로 하는데 해당 기간 기준 11번가는 2280억원의 매출,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죠.

11번가측에 따르면 2018년 거래액은 직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폭발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11번가가 말한 비용을 줄인 방법이란 쉽게 말해 ‘안 쓰고, 아끼는 것’인데, 예컨대 마케팅에서도 11절과 같은 쇼핑시즌을 대상으로만 프로모션을 집중하여 비용 절감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당연히 11번가는 비용이 투하되는 요소인 ‘물류’ 투자도 확대하지 않았습니다. 적자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직매입 확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11번가측 설명입니다. 11번가 역시 2016년 오픈한 이천 물류센터를 통해 직매입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 비중은 크지 않았습니다만 더 이상의 확대 계획도 없습니다. 11번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전체 대비 직매입 비중은 한 자릿수를 차지할 정도로 낮다고 합니다.

이렇듯 위메프와 11번가는 매년 발생하고 있는 수백억원 단위의 적자에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적자를 해소하는 공통 방식은 ‘물류와 거리두기’죠. 물론 완벽한 거리두기는 아닙니다. 두 업체 모두 직매입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은 아니니까요.

■ 물류에 투자는 하는데 애매한 놈 : 티몬, 이베이코리아

티몬은 2018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며 지난해 매출이 49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고 12일 밝혔다.

티몬은 이 같은 고성장 요인의 원인으로 큐레이션 쇼핑의 새로운 모델인 타임커머스의 성공과 식음료를 포함한 직매입 사업(슈퍼마트)의 안착을 꼽았다. 타임커머스와 직매입 사업을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티몬에 따르면 올해 큐레이션딜 사업은 매출 2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성장했다. 큐레이션딜의 영업손실은 4분기 기준 전년 대비 7% 감소하여 수익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티몬측 평가다.

티몬에 따르면 큐레이션딜 사업의 성공은 고객 방문 빈도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었다. 18년 말 기준 티몬 고객의 앱방문 빈도는 평균 3.5일로, 17년 말 5.5일에 비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직전 12개월간 매월 1회 이상 구매하며, 월 1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또한 18년 12월말 기준 40만명으로 직전년 동기대비 33% 성장했다.

티몬 이재후 대표는 “고객 분들이 매 시간 새로운 상품, 조건, 큐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에 자주 앱을 찾으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이 형성되고, 이는 더 좋은 상품, 조건, 큐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티몬의 오픈마켓 부문 역시 진출 1년 만에 등록 상품 수가 2500만개로 성장하여 구색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는데 일조했다. 미디어 커머스 분야에서는 모바일 생방송 ‘TVON Live’가 지난해 방송 500회를 돌파했다. 이중 방송 시간 동안 1억 매출을 넘긴 딜이 40여건에 달하고 최고 4억원을 돌파한 딜도 나오는 등, 월 거래액 100억을 상회하는 효과 좋은 채널로써 고객들은 물론 파트너사의 호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직매입 사업 역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장보기 시장 확대에 힘입어 매년 40%가 넘는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티몬의 2018년 영업손실액은 전년 대비 7% 정도 커진 1,255억원을 기록했다. 티몬이 꼽은 영업손실액이 소폭 늘어난 이유는 오픈 마켓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투자 및 사업 조직 확대 등 IT 개발 비용 등의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디어 커머스 방송 편성을 위한 제작 스튜디오 설립을 포함한 설비 투자와 운영 인력 확보, 하반기 런칭 예정인 C2C 방송 플랫폼 개발 등에서도 선제 투자가 이뤄졌다.

장기적 관점에서 식품, 생활, PB 매입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 역시 발생했다.

티몬 이재후 대표는 “2018년은 독보적인 타임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병행 하면서 빠른 성장을 달성한 해였다. 라이브 플랫폼 구축, 오픈마켓 런칭, 표준 API 완비 등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선제적 기술 투자를 진행했다. 2019년은 타임 커머스 선두 위치를 공고히 하면서 수익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만들 것”이라 영업손실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VIEW

마지막으로 중간에 낀 애매한 친구들을 보겠습니다. 물류에 돈을 안 쓰는 것은 아닌데, 뭔가 써도 애매하게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아이들입니다.

대표적인 게 티몬인데요. 티몬은 직매입 사업인 ‘슈퍼마트’를 성공적으로 투자에 안착한 매출을 일으키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슈퍼마트가 매년 4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하니, 전체판매액 대비 직매입 매출 비중을 2017년 53.7%에서 지난해 29.3%로 축소한 위메프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죠?

반면 슈퍼마트가 화끈하게 손익개선을 만들어내는 모델은 아닙니다. 티몬은 보도자료에서 조금이나마 손익개선을 만드는 사업모델로 ‘큐레이션딜’을 꼽았죠?

오히려 직매입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는 티몬의 비용 증가에 한 꼭지를 거든 요소로 거론됐습니다. 슈퍼마트 역시 티몬에게 있어서는 성장세와 함께 비용을 함께 선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티몬의 18년 매출은 4792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0% 증가했습니다. 매출 증가율만 보자면 위메프가 집중한다고 하는 중개판매 수수료 매출 증가율(38.7%)과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겠네요.

반면, 위메프와 달리 지속적으로 돈이 타고 있는 티몬의 구조는 조금 불안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티몬의 영업손실은 2018년 기준 1255억원으로 전년도(1169억원) 대비 6% 증가했습니다. 물론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화끈한 증가폭은 아닙니다만, 그만큼 화끈한 매출증가폭도 없었습니다.

티몬은 매출 성장만 강조한 그래프를 만들어서 기자들에게 보내줬다. 아무래도 위메프보다 높은 매출을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영업손실 증가는 별로 자랑하고 싶지 않았을 것같다.(자료: 티몬)

VIEW2

마지막으로 오늘 소개한 업체들 중에서 유일하게 돈 벌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살펴봅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2018년 매출은 9811억원으로 전기 9519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이베이코리아가 밝힌 2018년 추산 거래액은 약 16조원이라고 합니다. 2018년 전체 이커머스 시장이 약 110조원 규모라고 하니 거래액 비중으로는 이베이코리아만한 업체가 없습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2017년 영업이익(62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유일하게 돈 버는 마켓플레이스이지만, 뭔가 크게 성장하는 건 없는 모습. 그러면서 경쟁업체들이 야금야금 시장을 확보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왠지 불안한 흔들리는 강자의 모습. 그게 지금 이베이코리아가 보이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잠깐 설명하자면 이베이코리아는 쿠팡과 같은 ‘직매입 판매 방식’을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 비중이 극히 미미합니다. 그렇다고 이베이코리아가 물류센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용인과 인천, 그리고 올 하반기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동탄’까지 총 3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죠.

이베이코리아는 공급자의 상품을 직매입하지는 않지만,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처럼 셀러의 상품을 플랫폼이 운영하는 물류센터에 보관해두는 방식으로 ‘배송 속도’를 만들어 냅니다. 이는 직매입에 따라 플랫폼이 질 수 있는 재고부담은 회피하면서, 속도를 만들 수 있는 절충안이 되죠.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배송’이 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서비스로, 회사가 밝힌 익일 배송률은 99%에 달한다고 합니다. 배송은 CJ대한통운 등 택배사업자에 위탁하죠.

돌아 와서 이베이코리아도 물류센터 투자를 합니다. 실제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원인 중 하나로 ‘동탄 물류센터 투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오픈 준비중인 동탄 물류센터는 3층, 총면적 13만2231제곱미터 규모로 내부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여 물류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완전 자동화가 거의 없는 이커머스 물류판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최첨단 자동화가 어느 정도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말만 최첨단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됐든 이베이코리아에게 있어서도 이제 수성을 넘어선 행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쿠팡이 이베이코리아의 주력시장인 마켓플레이스 판매 수수료 매출만 지난해 약 4400억원(쿠팡에 따르면 마켓플레이스 수수료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0%, 직매입은 90%)을 냈다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 9811억원을 절반 가까이 따라온 무서운 수치입니다. 새롭게 오픈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동탄 물류센터가 치열한 이커머스판에서 공격수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를 기대해 봅니다.

마무리

오늘은 6개 이커머스 업체의 실적을 몰아봤어요. 진영은 세 개로 나눴어요. 하나는 나는 내 갈길 가면서 물류에 돈을 계속 쓰겠다는 파입니다. 쿠팡과 마켓컬리죠. 또 다른 하나는 이제 더 이상 돈 못 버는 경쟁은 지겹다면서 물류에도 투자 그만 하겠다는 진영입니다. 위메프와 11번가죠. 마지막은 물류 투자를 계속 하긴 하는데, 왠지 모르게 화끈하지는 않은 것 같은 애매한 진영입니다. 티몬과 이베이코리아죠.

항상 나오는 언론의 우려는 비슷해요. 물류에 이렇게 돈을 많이 써서 너희가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건데요. 분명 물류는 돈을 잡아먹는 괴물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물류에 돈을 쓴 업체들이 현재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그것도 ‘물류’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물류에 누가 돈을 더 많이 쓰고, 누가 더 적게 쓰냐. 이 개념만으로 업체들의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엔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죠.

여러분들과 더 많은 정보를 나누고 싶습니다. 물류기업이든, 비물류기업이든 아래 이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주신다면 함께 소개하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 콘텐츠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유료 <주간 리포트>에 포함된 내용은 수록되지 않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