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일주일에 한 편, 스타트업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 본 사람이라면 안다. ‘리뷰’가 구매 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혹여라도  “막상 물건을 받아보니 옷감이 너무 얇아요”라든가 “사진과 실물이 크게 달라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브랜드와 셀러가 리뷰 관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만약, 그 리뷰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예컨대 오늘 라지(L) 사이즈 흰 티를 산 이가 자신의 키와 몸무게, 평소 치수를 남겨 놓고는, 이 옷이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 만족도를 리뷰로 알린다면 다음 구매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매 실패가 줄어드는 만큼 반품률도 줄어들 것이다. 구체적 정보 없는 “옷이 예뻐요” 같은 지금까지의 후기는 아무래도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구매를 결정하고 반품을 줄이는 데는 부족하단 뜻이다.

크리마(크리마팩토리, 크리마랩)는 쇼핑몰의 가려운 부분을 긁었다. 온라인쇼핑몰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체 시스템을 공급하는 대신, 리뷰에만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은 효과를 봤다. 1200여개의 온라인쇼핑몰과 브랜드가 크리마의 고객이 됐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엔진을 개발해 주력 상품인 사이즈 추천 솔루션 ‘크리마 핏’에 도입했다. 이 회사의 김윤호 대표를 지난 13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이 회사에서 만났다.

 

김윤호 크리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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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쌓아 인공지능 엔진 만들다

 

“리뷰를 보는 사람은 크게 두 종류예요. 우선, 상품을 살까말까 고민하는 이들이죠. 품질에 대한 리뷰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건데요. 다른 종류는,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이 사이즈 정보를 찾는 경우고요. 자신의 키와 몸무게가 유사한 사람을 찾고 이 사람이 구매를 했는지, 그리고 만족도가 어떤지 살피는 거죠. 그런데 기존의 리뷰 시스템에서는 키나 몸무게 같은 정보를 받지 않았어요.”

 

사이즈 추천 솔루션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실측데이터와 체형의 일치 여부다. 그간 소호몰은 MD가 직접 옷의 사이즈를 재고 그 정보를 디자이너가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웹사이트에 올리는 형식으로 운영됐다. 쇼핑몰 특성상 매일 ‘신상’이 올라오는데, 똑같은 작업을 하루에도 몇번씩 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생긴다. 크리마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이즈 입력툴을 만들었다. MD가 실측 사이즈를 크리마의 툴에 넣으면 자동으로 사이즈표가 옷 소개 페이지에 붙는다. 이미지가 아니라 텍스트 기반이므로, 언제든 데이터를 가져오는데 유리하다.

데이터를 가져오고 분석하는 것이 쉬워지면서 크리마는 최근  머신러닝 엔진을 개발, 기술을 도입했다.  쇼핑몰에 기록해 놓은 이용자의 체형과 이전 구매 상품에 대한 만족도, 유사한 체형을 가진 사람들의 상품평 등을 고려해 새로 고른 옷이 잘 맞을지 여부를 예상하는 데 이 기술을 쓴다.

구매평이 전혀 없는 신상품일지라도 실측 데이터를 근거로 이용자 체형에 맞는 적절 사이즈를 추천하고, 만족도를 백분율로 계산해 알린다. 이는 매월 1200여개 쇼핑몰에서 1000만명 이상의 쇼핑몰 이용자가 만드는 200만개의 리뷰를 데이터로 삼아 사이즈 예측 모델을 생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김윤호 대표는 설명했다.

크리마핏의 숙제는 앞으로도 계속해 많은 리뷰를 확보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리뷰 확보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감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적립금보다 후기를 남기기 편한 시스템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기라는 개인화 팝업을 뜨고, 그 팝업창에서 바로 상품평을 남길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리뷰를 남기는 비율이 구매자의 2~3%에 불과했다면 크리마리뷰를 적용한 곳에서는 그 비율이 10%가 넘는다’ 며 “택배를 받은 직후 시점에 리뷰 작성을 요청하는 알림을 주고, 참여가 쉽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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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마 핏. 인공지능 엔진을 도입해 구매 만족도를 예상할 수 있게 했다.

 

현재 크리마 리뷰를 이용하는 고객은 1200여 곳이다. 난닝구나 스타일난다 같은 온라인 쇼핑몰도 있지만, 코오롱 같은 대기업 의류 브랜드도 포함됐다. 이 중 크리마핏을 쓰는 곳은 100여 곳이다. 전체 리뷰 이용 회사 중 10분의 1이 크리마핏을 함께 쓰는 셈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크리마핏을 쓰는 회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크리마핏의 가장 큰 장점을 반품률을 줄여준다는데서 봤다. 김 대표는 “크리마핏 도입 이 후 현재까지 약 18% 정도의 교환/반품률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품률을 줄이는 방법은 구매자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주는 것이다. 예컨대 “이 옷이 정사이즈로 나왔나요?”와 “이 옷의 소매가 얼마나 긴가요?”는 전혀 다른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전체 반품 중 사이즈로 인한 것이 30%에 해당하는데 질문자의 요구에 맞는 답을 준다면 그 수치는 당연히 줄어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크리마의 미래는?

김윤호 대표는 하반기 크리마핏의 범용성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쇼핑몰마다 ‘사이즈 비교하기’를 위한 정보를 별도로 저장해놓고 써야 했다. 쇼핑몰 간 리뷰나 체형 데이터 공유가 안 된 것이다. 만약 이용자 동의를 거쳐 다른 쇼핑몰의 구매 정보를 갖고 올 수 있다면, 기존에 내가 구매했던 옷의 실측 사이즈와 새로 사려는 옷의 사이즈를 비교해서 내 체형에 맞는 옷을 쉽게 고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쇼핑몰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꺼려해왔으나, 반품이 줄어들고 구매자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고객사 설득 포인트로 삼을 예정이다.

그 다음 단계는 데이터 기업으로 진화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트렌드 리포트’다. 이미 자라 같은 SPA 기업이 글로벌 의류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는데, 이들의 특성은 빠른 트렌드 반영이다. 리뷰 데이터는 지금 어떤 의류 디자인이 가장 잘 팔리는지 실시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의류 같은 경우는 개인마다 만족도가 많이 달라진다. 사이즈가 딱 맞다고 모두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이는 몸에 꽂 맞는 스타일을 좋아해도, 다른 이는 헐렁한 느낌을 선호할 수 있다.

글로벌로도 개인의 체형을 수집, 의류를 추천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일본의 조조수트가 그런 경우다. 조조수트는 센서를 부착한 옷을 보내 이용자의 사이즈를 직접 재서 그 치수에 맞는 옷을 추천한다. 크리마핏의 경우 숫자만 보는 정량적 평가 외에, 개인의 만족도라는 정성적 평가 지표를 더한다. 정성적 데이터가 쌓이면, 그 기간 사람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뽑아내기 편하다. 글로벌 브랜드들에 소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크리마는 아직까지 투자를 받지 않았는데, 데이터 기업으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이성철 크리마 사업개발본부장과 김윤호 대표

 

물론 고객사 확장도 목표 중 하나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에서도 기술력이 좋은 서드파티 업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기술업체에 대한 인지도나 이해도는 적다고 크리마 측은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한 이성철 크리마 사업개발본부장은 “대기업 브랜드가 서드파티를 도입에 문을 열고 있는데 아직까지 주로 해외 솔루션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회사도 기술력이 뛰어난 곳이 많은데 가능성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외 진출도 고려한다. 소호부터 시작해 까다로운 기능 요구를 만족시키다보니, 왠만한 경쟁력은 이미 갖췄다고 자평한다. 김 대표는 국외는 현지화라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이미 개발한 데이터 엔진을 무기로 현지 쇼핑몰의 리뷰 데이터를 첨부해 최적화 시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