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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의 가능성

비트코인은 신뢰성 있는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디지털 거래의 대안적인 가상 화폐이다. 현재의 디지털 거래는 신뢰 기반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제삼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이러한 제삼자를 필요하지 않고도 두 당사자가 서로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신뢰 대신 작업증명(proof of work)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거래 시스템이다.

현재 인터넷이라는 기술은 우리가 거래를 수행하고, 의사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비즈니스를 촉진하고, 즐기고, 공부하는 등의 많은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다. 많은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지난 시기 인터넷이 했었던 것처럼 우리 삶을 변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예컨대 유명한 테크놀러지 저자인 탭스콧(Tapscott)은 정보 인터넷(internet of information)을 가져온 인터넷 기술이 디지털 변혁의 1세대라면 블록체인은 2세대라고 하며 블록체인은 아직은 초기 단계의 기술이지만 금전, 비즈니스와 세계를 개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롭고 분산된 플랫폼인 가치 인터넷(internet of value)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블록체인은 금융, 스마트 계약, IoT, 의료, 공급망, 에너지, 보험, 교육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에듀코즈(EDUCAUSE)는 고등교육을 제일 많이 변화시킬 기술로 인공지능, MOOC, 가상현실 등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탈집중화(Decentralized)된 원장(Ledger)을 처리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기술로 알려져 있지만 2세대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더리움(Ethereum)을 통해 그 용도가 계약서, 증명서 등 다양한 방식의 거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응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고 그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의 용도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각종 거래와 증빙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나아가서는 기존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성능 문제와 단순화된 보상 정책 문제 등이 해결되고 있음에 따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에 따라 에듀테크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교육분야 활용 가능성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 활용은 크게 데이터 관점과 플랫폼적인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교육 분야에 있어 도구적 관점에서 블록체인의 유효성은 기존에 교육 분야에서 다루고 있었던 학습 이력 혹은 이수 등의 데이터의 저장소 혹은 콘텐츠를 저장하고 배포하는 기술로서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고 플랫폼으로써의 관점에서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한 의미에서 보상정책과 연관된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에 대한 것이다.

블록체인의 도구적 관점

도구적 관점에서 콘텐츠와 데이터는 각각 다른 이슈를 가지고 있다. 우선 콘텐츠는 다시 저장과 전송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모두 블록체인의 탈중앙집중화와 관련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 콘텐츠는 특정 기관의 서버에 있는 스토리지에 저장되어 관리되고 있다. 특정서버에 저장된 콘텐츠들은 리던던시(Redundancy)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리던던시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하분산(Load Balancing)이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 같은 기술을 써서 보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부하분산이나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 혹은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완벽한 솔루션이라고 하기보다는 병목현상(Bottleneck) 현상을 보완하는 수준에 가깝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집중화된 데이터와 콘텐츠를 특정 노드가 아닌 익명의 다수 노드에 분산하여 운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예컨대 P2P형식의 불법적인 음악 서비스인 냅스터(Napster)는 특정 다수의 노드에서 콘텐츠 공유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다. 뒤이어 나온 비트토렌트(BitTorrent) 또한 모든 영역의 콘텐츠가 분산된 노드에서 공유될 수 있음을 확인해 준 사례다. 냅스터와 비트토렌트는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공공의 영역에서는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노드를 이용한 분산 서비스가 기존의 리던던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의미가 있는 기술임을 확인하였다.

스토리지 사례는 블록체인이 냅스터와 비트토렌트의 분산컴퓨팅 개념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분산컴퓨팅 기술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P2P서비스들이 해결하지 못한 보안성과 관련된 문제까지 보완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비록 스토리지가 제시하고 있는 보안 기술은 블록체인만의 영역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불특정 다수의 노드를 확보하고 이를 암호화여 보관하여 사용량에 따른 보상정책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큰 의미에서 블록체인 범위에 포함된다.

교육 서비스 산업은 다른 문화콘텐츠 사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저작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금까지는 교육 사업에서의 보안성  문제는 기술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도덕의 영역에 가까웠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블록체인은 교육 콘텐츠를 서비스함에 있어서 저장과 전송 그에 따른 보안문제를 포함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구적 관점에서의 데이터 또한 앞서 이야기된 콘텐츠와는 다른 이슈를 가지고 있다. 데이터는 주로 학습활동에 대한 부분과 배지 혹은 증명(Certificates)과 관련되어 있다. 학습활동은 이미 xAPI나 IMS Caliper와 같은 방식의 데이터 형식에 대한 연구는 다수 진행되었고 이미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배지 또한 오픈뱃지(Open Badge)에서 오픈배지2.0으로 진화를 하고 있다. 다만 배지의 경우 블록써츠(Blockcerts)와 같은 서비스로 이미 활용되고 있으나 xAPI 포맷의 LRS 정보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기술은 여전히 아이디어 수준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학습 이력은 이수 데이터에 비해 데이터의 발생빈도와 데이터의 양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과 노드를 확보하는 데에 따르는 보상에 대한 적절한 비즈니스의 논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데이터 영역에서도 다수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기존 데이터 저장방식에 대한 한계성 때문이다. 에듀테크의 데이터를 기존 저장방식에 의존했을 때의 한계성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데이터의 안정성이다.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데이터가 특정 서버에 저장되어 있을 경우 유실의 위험이 따른다. 이런 위험은 리던던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으로 그대로 전가된다. 또한 해킹 및 도난당할 수도 있다. 예컨대 명문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 위스콘신 대학교 등은 2016년에 해킹당했었고 스탠퍼드 대학교의 데이터를 훔쳐간 사건도 있었다.

둘째 이슈는 투명성이다. 기존 방식에서는 데이터의 조작에 대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각종 증명과 관련된 데이터의 경우 그러한 위험성은 더더욱 높아지는데 학위증명, 각종 증명서에 대한 보안성은 개인의 경력 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학습활동 데이터조차 직업훈련, 교원연수 등을 위한 사회적 목적으로 인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통제되고 있는데 이 또한 특정 이익을 위해 조작될 수 있다. 예컨대 캐리어빌더(CareerBuilder)의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57%가 자기의 역량을 과장했고 33%가 자신의 학위에 대한 거짓말을 했다.

학습 데이터에 대한 안정성과 훼손 가능성은 학습데이터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학습 데이터라는 데이터라는 사회적 자산을 어떻게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느냐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와 관련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가볍지 않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데이터의 객관성을 유지하는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성능 문제와 보상(비용) 문제 등의 과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정리하자면 퍼블릭 데이터베이스로서의 블록체인의 기본 기능을 고려했을때 가장 큰 쓰임은 데이터와 콘텐츠 저장 및 유통(전송)이다. 데이터 저장소로서의 블록체인은 xAPI(학습경험)과 Badge(학습성과)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어 기관 중심적인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어 있는 데이터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것과 콘텐츠의 저장소뿐만 아니라 CDN이 해결하지 못했던 서비스의 가성비를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럼 왜 아직인가?

이러한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고 일부 서비스에 의해 실현되고 있어서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교육시장 내에서 현실적인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암호화화폐 규제로 인해 다소 주춤하던 블록체인 시장이 다양한 산업군으로 파생되면서 정부의 규제와 관계없는 방향으로 활로를 찾고 있기도 하고 지방자치정부(제주도)와 국회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별도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교육분야에서의 블록체인과 관련된 움직임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아예 없어서라기보다는 관망을 하고 있거나 아직은 그 쓰임새가 명확해 보이지 않은 탓으로 선뜻 여기에 투자를 하고 있는 주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심스러움은 블록체인기술과 암호화화폐를 동일시하고 있는 시장의 관습적인 태도와 그에 따른 정부 규제와 관계있어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화폐를 빼놓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블록의 지속적인 생산과 그에 따른 안정적인 노드 확보가 보상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상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상은 곧 토큰(가상화폐)의 발행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토큰 자체에 대한 투자 혹은 투기로 연결되어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이러한 일반적 시각이 퍼블릭 데이터베이스라는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속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울어진 시각이라 하더라도 그 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암호화화폐가 주요한 역할을 해왔던 것 또한 사실이므로 이 두가지 속성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과 개념이 진화를 하면서 데이터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드를 확보하는 것이 노드의 블록채굴 행위와 그에 따른 보상행위 외에도 가능해짐에 따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화폐는 별개의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교육분야에서 노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일반적인 블록체인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방식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 가능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의 또 다른 가능성의 이유는 공공성

그 가능성은 교육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공성(Publicity, Publicness) 때문이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공공성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 권리에 따른 국가의 의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드확보가 국가의 예산 혹은 공공 교육 기관의 기능으로 가능하다면 블록채굴 혹은 노드유지를 위한 보상, 즉 토큰발행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블록체인과 교육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공공재로서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토큰발행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고 블록체인이 분명한 명분과 가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해볼만한 소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이 교육에 있어 어떤 명분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플랫폼으로서의 블록체인의 가능성

세번째 이슈인 플랫폼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약간의 사고 전환이 요구된다. 그동안 이야기해왔던 교육과 기술에서 좀 벗어난 내용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은 주로 경제와 관련된 부분이지만 경제학을 공부했을리가 없는 사람이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할 요령은 없으므로 중등 사회교과서 나오는 내용의 수준으로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알다시피 공급자와 소비자간의 현금을 통한 거래가 신용거래라는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물물교환 방식의 거래 방식이 화폐라는 매개(Medium)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했던 것처럼 신용거래라는 새로운 매체(Media)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첫번째가 매개로 인한 것이었다면 두번째 요인이 매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우리는 차를 사거나 집을 살때 더이상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금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전하지만 대부분 수표 혹은 이체를 통해 거래를 한다.여기에 더해 인터넷은 신용거래를 강화하는데 크게 일조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현금이 해결하지 못했던 거래 규모와 속도를 인터넷을 통해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와 인터넷이 결합한 까닭이다.

실제 매개와 매체 이 둘의 상관관계 혹은 균형이 경제에 있어서 매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 균형이 깨졌을때 매개와 매체는 서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는데 지금의 신용거래의 탄생은 화폐가 가진 물리적(공간적, 시간적) 한계에서 출발한다. 다만 화폐라는 매개를 건드리기 보다는 크게 리스크가 없는 신용거래라는 매체의 변화로 한계를 극복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도 게임머니, 마일리지 등등 현재 통화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토큰들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현금 방식의 거래로 수용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화폐 경제체계의 균형 상태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암호화 화폐의 필요성에 대해서 주장하는 사람들은 화폐가 가지고 있는 근본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수명이 다했음을 이야기하고 있고 반대쪽 진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호화 화폐는 대안이 될 수 없고 작금의 암호화 화폐 시장은 가진 자들의 머니 게임에 불과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양쪽이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공통된 의견은 현재 화폐 시스템이 현재 경제구조를 지탱하는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때 화폐가 객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달러가 영국 파운드 대신 기축통화로 활용되었던 이유는 달러가 기반하고 있던 금본위제 때문이었다. 현재는 금보유고와 관련없이 달러를 마구(?) 찍어내고 있지만 달러의 국제적 위상은 여전하다. 적어도 베네주엘라 화폐보다는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은 화폐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화폐(국가)에 대한 상대적 신뢰로 가치가 정해진 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말이 맞다면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이 발행하고 있는 달러에 비해 비트코인이 훨씬 높은 가치를 기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철저하게 시스템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사람의 의지가 작동할 수 없는) 비트코인이 연방준비은행이라는 민간은행이 임의로 발행하고 있는 달러보다는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트코인을 발행하는 국가가 있고 그 국가의 위상이 미국보다 높다면 이미 비트코인이 달러보다 더 강력한 기축 통화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화폐기반의 경제가 현재 새로운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고 새로운 방식의 거래가 탄생될 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암호화화폐가 그 대안이 될지 혹은 또다른 대안이 탄생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의 화폐를 기본으로 한 전자상거래 방식이 한계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교육에서도 거래 방식과 관련된 동일한 이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이야기를 교육부분으로 좁혀 이야기하자면 교육이 여느 전자상거래와 다른 것은 지난번에 언급한대로 공공성과 관련된 부분인데 기존의 전자상거래 방식에서는 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에서의 공공성을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거래 개념에서는 교육 소비자의 지출과 교육 공급자의 수익의 비대칭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학생(수강자) 입장에서는 무료 혹은 적은 비용으로 강의를 듣더라도 콘텐츠 공급자가 수익을 실현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국가의 예산이 들어가는  구조이므로 이를 실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일반 사교육 기관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경상남도에서 실시했던 여민동락 서비스는 토큰을 기반한 교육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엿볼 수 있게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홍준표 도지사 시절 무상급식은 경상남도에서 큰 화두였다. 결국은 무상급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고 이 예산을 다른 목적의 예산으로 활용하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여민동락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경상도에 살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1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토큰)을 주고 이를 활용해 교육 서비스 업체의 교재,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경상남도에서는 토큰이라는 말 대신 바우처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제한된 범위내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화폐를 발행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다만 토큰이나 기존 화폐와 바우처가 다른점은 거래가 종료되는 동시에 바우처가 휘발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바우처는 제 3자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 비교적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에만 활용될 수 있다. 카지노에서 현금을 주고 사용하는 칩이나 블루마블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짜돈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사교육에서 공공성을 유지해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이 당위성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그리고 사교육에서도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육 공급자와 소비자간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다면 토큰을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이 기존 교육 서비스에 던지고 있는 화두이다.

아마도 지금 ICO를 준비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육 업체들은 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고민의 양상은 다를지라도 이 비대칭성을 자신들이 만든 토큰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나름 정교한 경제학 이론이 도입될 필요도 있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능성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블록체인이 웹이 탄생한 이후 교육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될 테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근간 질서를 바꿀 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데이터 관점의 블록체인 활용이 도구적인 접근이라면 거래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블록체인 활용은 교육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플랫폼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훨씬 혁명적이고 파괴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쪽에서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심경은 그래서 다소 복잡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슨 짓을 하게될지 몰라 무섭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짜피 올 손님이라면 무섭다고 무작정 거부하기보다는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내하고 최대한 정중하게 쉴자리를 마련해주는 편이 나을 것이다.

산업혁명 당시에 있었던 러다이트 운동의 무상함을 우리 시대가 반복해서 경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버즈클래스 쑥갓선생 buzzclass@rhizom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