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운영해온 웹툰 플랫폼 위비툰이 시작 일년 만에 문을 닫는다. 우리은행 측은 애초 1년 기획된 서비스의 종료라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만화가협회는 대기업의 치고빠지기식 플랫폼 운영이 결국 웹툰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작가들에 정신적, 경제적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만화가협회(이하 만협)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우리은행 위비툰 종료에 대해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지 반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폐쇄를 발표한 사례는 지금까지 웹툰 플랫폼 사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비툰은 우리은행이 운영하는 메신저 ‘위비톡’의 홍보를 위해 넉달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6월 문을 연 웹툰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총 30종의 작품이 위비툰을 통해 연재됐다. 우리은행은 산업 특성상 직접 웹툰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중간 대행사를 통해 작가와 계약,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갈등은 우리은행 측이 위비툰을 접기로 결정한 이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우리은행 측은 위비툰이 애초  1년만 기획된 서비스인데다 대행사를 통해 작가와 작성한 계약서 역시 최대 24회 연재만 보장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작가들의 주장은 다르다. 계약 과정에서 100회 이상의 연재 의사를 밝힌 작가들 역시 플랫폼에 참여 했으며, 대기업이 시작하는 웹툰 플랫폼이 1년도 안 된 상황에 문을 닫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만화가협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작가들의 반발이 있자 우리은행 측은 지난 10월 작가 간담회를 열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는 않은 분위기다. 우리은행 측 관계자는 “웹툰 작품을 표출할 공간이 많지 않다보니 서비스를 연장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웹툰을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작가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왔고 검토해보았지만 서비스를 추가로 연장하긴 어렵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작가들은 위비툰 사태가 최근 있었던 KT의 웹툰 사이트 케이툰 고정비 축소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KT는 사업 효율화를 이유로 그간 작가에 지급해왔던 고정비를 줄이는 등 사업을 축소하려고 시도했으나 작가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계획을 취소했다.

케이툰의 사태는 작가들에 트라우마를 안겼다. 사태가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우리은행이 곧 플랫폼을 접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기업의 웹툰 플랫폼 운영 태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생겨난 것. 웹툰이 인기를 얻으면서 대기업이 수익화, 또는 자사 서비스 홍보를 위해 쉽게 웹툰 플랫폼에 뛰어들었다가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사업을 접는 것이 반복되면 결국 웹툰 생태계와 작가에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위비툰

플랫폼에서 서비스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만협은 성명서에서 “어느 작가는 단 한 번도 홍보된 적 없는 무인도의 폐쇄된 섬같은 웹툰 플랫폼이라고 위비툰에 대해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꼭 위비툰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운영 중단의 근거를 ‘낮은 조회수’ 등으로 꼽는 것은 사업 실패의 원인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플랫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작가에게만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제효원 한국만화가협회 사무국장은 “우리은행부터 KT까지 대기업이 쉽게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가 너무 쉽게 빠지는 것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며 “한번 발표된 작품은 다른 플랫폼에 연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비스가 일방적으로 종료되면 작가들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물론 생태계에도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