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 서비스사업부 분사 결정 철회

보안업체 안랩이 서비스사업부를 분사한다는 결정을 철회했다.

서비스사업부 분사로 인한 직원 반발과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분사 결정을 백지화한 것으로 보인다. 안랩은 이달 초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노조에서는 분사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권치중 안랩 대표는 8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수많은 의견수렴과정을 토대로 서비스사업부 구성원 상당수가 이번 분할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사회에 해당안건을 긴급 상정하고 이번 분할조치 철회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권 대표는 메일에서 “(분사)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와 구성원들을 통해 전해지는 반응, 언론 뉴스를 보고받으면서 대표이사로서의 자기반성과 더불어 지금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감을 갖게 됐다”라며 “안랩 직원 대다수가 안랩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반면교사(反面敎師)’하게 됐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안랩은 지난 9월 14일 이사회를 열어 보안관제, 컨설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서비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안랩BSP(가칭)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보안서비스 경쟁력 강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가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이 결정이 나온 후 내부에서 직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매각이나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일부의 걱정이나 반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터무니없는 의혹과 우려로 증폭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욱 필요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이 추호도 ‘매각’이나 ‘구조조정’, ‘특정조직의 이익증대’등의 방편으로 생각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권 대표는 “분사를 계획한 것은 정체된 서비스사업부의 성과를 끌어올리고 그 결실을 사업부 구성원 모두가 향유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라며 “물적분할로 인한 (주)안랩BSP의 설립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조치라는 것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로 인해 임직원간의 불화가 지속된다면 ‘상호존중’이라는 안랩의 자랑스러운 핵심가치를 저버리게 되는 것이며 보안이라는 사업의 존립기반을 흔들어버려 ‘고객만족’이라는 핵심가치조차 위협당하기 때문에 대표이사로서 용단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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