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노조 생긴 ‘안랩’, 서비스사업부 분사 놓고 ‘갈등’ 조짐

국내 대표 보안업체 안랩에 노동조합이 생겼다. 1995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일 안랩 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에 설립 신고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이다.

안랩 노조 결성은 서비스사업부 분사 결정이 계기가 됐다.

안랩은 지난 달 14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서비스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안랩BSP(가칭)’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1월 2일 분할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쳐 2019년 1월 2일을 분할기일로 분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사업부 인력 356명이 새롭게 설립되는 법인으로 옮기게 된다.

이번 결정이 직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이 빠진 일방적 분사 결정이라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앞으로 안랩 서비스사업부 분사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안랩 경영진은 분사 대상인 서비스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안랩 노조는 먼저 노조와의 협상과 더불어 분사문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랩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안랩 사측에 공문과 함께 ‘일방적 분사결정, 불통의 경영진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송했다.

백승화 안랩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노동자와 소통하고 있다고 하지만 분사결정에 있어서도 노동자들은 통보를 받았고 설명회에 있어서도 통보만 받았다. 일방통행의 행보를 계속하는 사측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 조합원의 입장이다. 특히 이번 설명회 개최는 신속한 분사를 위한 명분 쌓기이자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회사측에서 즉각적으로 노조와의 협상에 응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안랩은 서비스 사업부 소속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10일과 11일에 3회에 걸쳐 권치중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이 직접 분사 관련해 ‘안랩BSP(가칭)’ 사업방향과 성장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노조측은 “사측에 먼저 노조와 협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회사측은 ‘분사는 노사 간에 협상할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오는 8일 협상할 것을 다시 제안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연주 한국노총 차장은 “회사의 물적 분할은 노동자의 소속와 직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협상해야 할 사항이며, 안랩 회사측에서는 고용 안전에 대한 확답도 없었다”라며 “만일 노조와의 협상이 끝내 거절된다면 안랩노조는 노총과 함께 모든 수단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랩은 “노조로부터 교섭 가능한 항목에 대해 정식으로 단체교섭 요구를 받았으므로 향후 법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교섭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 분할과 관련된 사항은 회사의 고유한 경영권에 관한 사항으로,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안랩은 앞으로 개최할 설명회에서 서비스사업부 분사 목적과 배경, 근로조건과 복지 승계, 분사 이후 발전 방안을 공유하고, 자유로운 현장 질의응답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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