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클라우드에 인공지능을 말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9월24일 이그나이트 컨퍼런스를 열었다. 빌드(BUILD)가 개발자 중심의 행사라면 이그나이트는 비즈니스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실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현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행보가 그렇듯, 깜짝 놀랄만한 기술이나 신제품에 무게가 쏠려 있지는 않다. 대신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그에 대한 굵직한 흐름을 이야기하고, 그 뒤에서야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그나이트 역시 무게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즉 머신러닝과 클라우드에 실려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는 빠르게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머신러닝의 진화다. 이번에는 ‘오토메이티드 머신러닝(Automated Machine Learning)’이 공개됐다. 머신러닝을 적용하는 데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학습이다.

기업이 갖고 있는 데이터세트는 한정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가장 최적의 학습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정확도와 시간은 대체로 비례하기 때문에 데이터 세트 안에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에 유리한 학습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개발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또한 데이터 세트의 내용이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면  데이터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했는데, 다시 개발자의 경험과 역량에 결과를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이다. 오토메이티드 머신러닝은 이 머신러닝의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결정해 주고 적은 리소스로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머신러닝 최적화 추천 서비스인 셈이다.

이는 가장 큰 변수를 줄이고 주어진 환경에서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머신러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에서 출발한다. 인공지능의 ‘민주화’, 혹은 ‘대중화’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동안 내부에서 직접 인공지능 기술을 다룬 경험을 플랫폼으로 상품화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지능 기술은 내부적으로도 서비스를 진화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쓰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응용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대부분 머신러닝을 이용한 새 기능 추가에 집중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이번 이그나이트에서는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SQL 서버 2019’의 프리뷰가 공개됐다. 목적은 명확하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많은 데이터들 사이에서 복잡한 처리 과정을 줄이고 필요한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의 분류 과정 뿐 아니라 구조의 개선도 이뤄졌는데 특히 데이터베이스의 사일로 구조를 개선해 여러 곳에 퍼져 있는 데이터들을 옮기는 과정 없이 필요한 값들을 모아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제품은 역시 ‘오피스’다. 오피스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제품이 아니라 클라우드와 머신러닝을 대중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 오피스 365, 그리고 기업용 모빌리티 솔루션을 더해 ‘365’라는 이름의 머신러닝, 클라우드 기반 업무 환경을 브랜드로 만든 바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여러 기능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이번 이그나이트를 통해서 새로운 기능들이 더 소개됐다.

공개된 기능들은 검색, 팀즈, 아이디어 등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검색은 단순히 파일 검색이 아니라 이용자의 업무 패턴을 따라 필요한 내용을 미리 제시하기도 하고, 검색 결과에 기존 작업 문서들을 결합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기존 검색 결과에 인공지능이 판단한 결과를 슬쩍 끼워넣는 것이다. 결국 정확도의 문제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로 꺼내 놓은 것은 결국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 문서를 통합하고 인공지능을 더하면 의미를 갖는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용 메신저 팀즈는 기존 아웃룩 중심의 업무 환경을 끌어안는다. 특히 흘려 보낼 수 있는 대화 내용을 e메일처럼 기록물로 남겨두는 것에 인공지능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것은 화상 회의인데, 대화 내용이 그대로 기록되고, 머신러닝이 내용을 읽어서 메타데이터를 매겨 놓는다. 텍스트로 영상, 음성을 검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이디어는 오피스365의 기능인데, 문서를 더 빠르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파워포인트에서는 머신러닝에 기반해서 이미지와 디자인 레이아웃을 제안해주는 기능이 더해졌는데, 이를 워드와 엑셀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엑셀에는 손으로 쓴, 혹은 종이에 프린트된 문서를 스캔해서 올리면 이를 읽어서 엑셀 문서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오피스 365 외에도 일반 단독형 오피스 2019도 소개됐다. 이 제품은 오피스 365의 기능들을 소프트웨어로 옮긴 것이다. 오피스 365의 새로운 기능들이 구독 서비스를 바탕으로 클라우드와 머신러닝으로 진화하는데, 단독 제품은 실시간 온라인 서비스가 붙지 않기 때문에 이를 업데이트한 패키지다. 오피스 2019는 패키지도 없고, 설치 파일 역시 msi 파일 대신 오피스 설치 런처를 이용하는 ‘클릭 투 런(Click to Run)’ 방식으로 배포된다. 또한 단독형 오피스는 이번 2019 버전이 마지막이 된다. 오피스는 이제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전략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호섭 기자>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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