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에 이어 투믹스와 레진코믹스도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 허 모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각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다고 20일 밝혔다. 레진코믹스는 20일, 투믹스는 21일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레진코믹스의 법률 대리는 태평양이 맡았다.

허 모씨는 밤토끼 사이트를 해외에 두고 운영하며 법망을 피해 다녔으나, 지난 5월 부산경찰에 덜미를 잡혀 구속됐다. 경찰은 허 모씨를 비롯한 밤토끼 운영진이 해당 사이트에 국내웹툰 9만여편을 업로드하고, 도박사이트 등으로부터 배너광고료 명목으로 매월 최대 1000만원씩을 지급받아 총 9억 5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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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손해배상을 낸 곳은 네이버웹툰으로, 지난 8월 서울 중앙지법에다 허 모 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바 있다.

[관련기사: 네이버웹툰, 밤토끼 운영자에 10억원 손배소송]

■ 왜 10억원인가?

눈에 띄는 점은 10억원이라는 손해배상 청구액이다. 세 회사는 모두 청구액으로 10억원을 산정했다.

투믹스 불법 웹툰 태스크포스팀(TF)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밤토끼 등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해 입은 경제적인 피해액은 약 400억 원(산정 근거 : 불법 웹툰 게시물 조회수 X 코인 객단가)에 이른다.

그러나 투믹스 측은 밤토끼에 불법으로 공유된 자사 연재 작품 250개의 일부 손해 배상으로 우선 10억원만 청구했다. 이후 소송 진행 중에 구체적인 손해액을 추가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투믹스 측이 우선 청구액으로 10억원을 정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네이버웹툰의 선례다.

네이버웹툰은 압도적 트래픽을 바탕으로 하는 국내 최대 웹툰 사이트로 상징성이 크다.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액을 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네이버웹툰이 정한 우선 청구액이 암묵적 룰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번째는 플랫폼의 성격이다. 레진코믹스나 투믹스 모두 플랫폼 규모로는 네이버웹툰보다 훨씬 작다. 그러나 수익 모델이 다르다. 네이버웹툰은 트래픽을 기반으로 힘을 얻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만화가 포털에서는 무료 공개된다. 레진과 투믹스는 대부분의 만화가 유료로 팔린다. 불법 공유가 일어나면 무료보다는 유료 플랫폼이 금액적 피해를 더 입을 수 있다.

투믹스 관계자는 “법무팀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선례가 고려됐다”며 “그러나 투믹스는 유료 웹툰이므로 네이버보다 오히려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 피해액을 산정해 추후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송 들어가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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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나서는 첫번째 이유는 역시 피해규모 때문이다. 투믹스 측은 자사 웹툰 서비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17년 5월에는 약 374만 명이었으나 밤토끼가 자사 웹툰을 불법으로 공유함에 따라 올해 5월에는 약 236만 명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법 공유로 인한 연재 작가들의 사기 저하도 소송 청구에 영향을 미쳤다. 플랫폼이 작가 권익 보호를 위한 책임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도 이유가 됐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밤토끼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유사 불법 사이트다. 웹툰통계 분석기관 웹툰가이드의 7월 통계에 따르면, 토끼 폐쇄 이후에도 여전히 유사 해적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7월 기준 39개 웹툰플랫폼에서 불법으로 복제된 웹툰은 3671피해규모는 1433억원이 넘는다

투믹스 측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를 충분히 검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에 이후 기업 차원에서 손해 배상을 청구해 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수익이 결국 환수된다는 선례를 남기려 한다고 설명했다. 밤토끼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유사 사이트 운영자를 향한 압박인 셈이다.

김성인 투믹스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연재 작가 독려 차원에서 손배소 진행을 발표하게 됐다”라며 “작가의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권 인식을 고취 시키기 위해 향후에도 유사 사이트에 강력한 처벌 및 근절 대응에 앞장 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도 “사법부의 토끼 운영자에 대한 징역형 선고를 계기로 창작자가 공들여 만든 저작물을 훔쳐가는 이들이 다시는 활보하지 않길 바란다 “사법부 판결 후 진행하는 이번 민사소송 역시 웹툰 불법 유포자에 대한 강력한 경각심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