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 왜 동영상에 목매나

“결국은 영상이 먹여 살린다.”

날로 증가하는 유튜브의 인기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동영상 협공에 잰걸음이다. 지난 6월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동영상 앱 ‘IGTV’를 선보인데다, 페이스북도 지난 1년간 미국에서 테스트를 해오던 동영상 플랫폼 ‘워치(Watch)’를 전세계 확대 출시했다.

페이스북이 지난 일년간 미국에서 확인한 것은 동영상의 파괴력이다. 페이스북 동영상 책임자 피지 시모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월 5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동영상 시청을 위해 워치를 방문한다. 올해 공식 출시 이후 워치에서의 동영상 시청 시간은 14배가 늘었다.

가입자 유지가 급한 페이스북으로서는 놀라운 수치일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올초 미국 페이스북 사용자가 1억96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한 수준에 머무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장기적으로는 소셜네트워크에서 페이스북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이고, 특히 젊은층의 감소 추세가 빠를 것으로도 예상했다.

페이스북 워치에 올라온 영상. 페이스북은 전략적으로 ‘워치’를 가장 중요한 탭에 배치했다.

빠져나간 젊은 층을 끌어 안고 있는 곳은 유튜브다.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유튜브의 이용자수는 1억8000만명이다. 유튜브 측은 특히 18~34세 이용자가 어떠한 케이블 네트워크보다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다고 파악한다. 전세계로는 유튜브 사용자 수가 10억명이 넘어섰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영상은  페이스북이 넋놓고 바라볼 시장이 아니다. 생존하려면 죽기살기로 덤벼야 한다. 그러려면, 페이스북 역시 유튜브의 전략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가 독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 조성이었다.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관련기사: 유튜브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4가지 배경]

페이스북도 워치 출시와 함께 중간광고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려서 돈을 벌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창작자들에게 “유튜브에만 묶여 있을 필요가 없다”고 손을 내민 셈이다. 영상 창작자들의 주요 무대는 유튜브였는데, 이제는 페이스북이 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을 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페이스북보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인스타그램도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배포할 수 있도록 세로형 전체화면에 맞춘 IGTV 앱을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IGTV의 최대 강점은 모바일에 가장 특화됐다는 점이다. 화면 가득한 영상을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가로로 돌릴 필요가 없다. IGTV는 최대 1시간 분량의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다. 팔로워의 영상을 끊임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유튜브의 시청 습관과 유사하다.

IGTV 별도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지만, 인스타그램 안에서도 다이렉트 메시지 옆에 TV 모양의 로고를 만들어 넣어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에 신경을 썼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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