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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간 계속 출시된다던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이 또다시 출시된다는 루머가 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에서 18일 해당 루머를 보도했다. 내용은, 제품의 코드명은 위너(Winner), 제품명은 갤럭시X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격은 약 170만원이라는 꽤 구체적인 예상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여기에 앞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과연 꼭 스마트폰을 접어야 할 것인가?

 

소니 태블릿 P

 

접는 스마트폰은 처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무려 2011년, 소니가 태블릿을 활발하게 만들 때 접는 태블릿을 출시했었다. 이름은 태블릿 P. 1080X480 화면 두개를 펼쳐 1080X960 해상도로 만드는 제품이었다. 당시엔 이 해상도를 보고 변태 해상도라고 불렀다. 6개월 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가 나와버리느라 왠지 소니무룩해졌지만 나름대로 혁신 상품이었다. 다만 외관이나 경첩 부분이 엉망이었다. 접는 태블릿이라기보다 화면 두개를 단 제품에 불과했다. 2013년, 일본의 NEC가 현재와 유사한 스마트폰을 펼치는 스마트폰을 또 내놓았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다시 경첩이 화면 중간을 갈라버려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미디어스W

 

이 제품들이 인기를 끌지 못했던 건 경첩 때문이다. 경첩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이 회사들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주력으로 연구하는 회사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3년 즈음 삼성이나 LG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연구해 시제품을 내놓기도 했는데, 그것으로 스마트폰은 만들지 않았다. 접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휜 화면으로 갤럭시 라운드나 G Flex 같은 제품이 나왔지만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기존 OLED인 리지드 OLED와 플렉서블 OLED의 차이. PI를 포함한 모든 층이 휠 수 있게 돼 있다(출처=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최근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꾸준히 연구되며, 접어도 부러지지 않는 형태까지 도달했다. 이전의 접는 폰이나 디스플레이가 유리를 썼다면, 이 디스플레이는 박막 봉지로 부르는 일종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따라서 접어도 깨지지 않는다. 이 디스플레이를 꾸준히 연구한 삼성전자는 엣지 디스플레이, 여기서 더 나아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냈다. 관련 기술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LG는 아직까지 비슷한 스마트폰을 만들어내지는 않고 있다.

 

LG의 OLED는 휘다못해 둘둘 말리는 수준까지 왔다(출처=LG디스플레이 블로그)

 

그동안 레노버 등이 손목에 감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이곤 했는데 시계치곤 크고 스마트폰치곤 작은 모습이었다.

 

레노버가 컨셉으로 발표했던 휘는 스마트폰. 시계로 차기엔 좀 부담스럽다.

 

최근 접는 스마트폰 화두가 꾸준히 다시 등장하는 이유는 ZTE와 화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ZTE가 지난해 앞뒤로 접는 액손 M(axon M)을 발매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소니 태블릿에서 두께만 조금 얇도록 발전한 수준인 경첩 있는 제품이었다.

 

ZTE의 Axon M읜 폰 두개를 붙여놓은 것처럼 생겼고 두께도 폰 두개정도 된다,

 

또다시 화두가 된 것은 화웨이가 세계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특히 시제품까지 만들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허의 모양을 보면 일반 스마트폰과 같은 전면에, 화면을 바깥쪽으로 접는 형태다.

 

화웨이의 특허 모양.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임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루머로 돌았던 제품은 화면이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외에도 각종 컨셉 영상들이 돌고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제조상의 문제로 실물은 시제품보다 쿨할 수는 없다.

 

컨셉이므로 절대 믿으면 안되는 렌더링

 

유출 이미지로 기성사실화되고 있는 이 이미지도 사실 컨셉 이미지다. 조금 더 본격적이다.

 

이어 LG전자의 폴더블 폰 루머도 돈다. 네덜란드 매체 LESTGODIGITAL에 의해 LG의 폴더블폰도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나 컨셉 이미지가 조악하다. 이 이미지는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혀 있다. 애플의 루머도 몇년 전부터 돌고 있다.

 

조악한 컨셉 아트(출처=LETSGODIGITAL)

 

문제점은 이것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폈을 때의 장점은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접었을 때의 장점이 다가오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를 바깥쪽으로 접을 수 있다고 하면 작은 화면을 사용할 수 있겠으나 안으로 접으면 아무 장점도 생기지 않는다. 접었을 때 단면적이 좁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 이 제품은 갤럭시 노트 8(195g)보다 무거울 것으로 예상되며, 그렇다면 접어서 주머니에 넣는다는 생각은 안일하다. 바지 주머니에 넣는다는 것은 무게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방에 넣는다고 가정하면 접을 이유가 사라진다. 가장 작은 가방에도 가장 큰 스마트폰은 들어간다.

하드웨어의 외관은 논외로 친다고 하면, 애플이라면 이 디스플레이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나름대로 구성해낼 것이다. 그러나 삼성과 LG, 화웨이는 이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없다. 이들은 안드로이드 가족이기 때문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출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폼팩터의 매력을 통한 시장 창출이 한계에 이르러서가 아닐까.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마트폰을 만들지만 베젤을 줄이는 것 외에 더 이상의 하드웨어 변화를 주기가 어려워졌다. 삼성전자가 아닌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그렇다. 가장 급진적으로 하드웨어를 만들어내는 곳은 현재 삼성도 애플도 아닌 중국의 OPPO나 VIVO 등이다. 이들은 베젤을 줄이기 위해 전면 카메라를 무려 전자동 팝업으로 넣고 있다. 이 제품이 팔리지 않아도 저가 폰으로 충분히 승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가 아니라면 스마트폰은 아마 몸에 이식되기 전까지는 베젤이나 두께를 불편하지 않은 수준에서 줄이는 발전만을 거듭할 것이라고 본다.

이 이미지는 그래픽이지만 컨셉 아트가 아니다 via GIPHY

 

만약 스마트폰을 꼭 접어야 한다면, 접었을 때와 폈을 때 모두 완벽한 제품으로 보이며, 키보드 등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이상의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과연 화웨이와 삼성은 이정도의 준비를 하고 있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