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제친 레진코믹스, 한국 웹툰 미국서 통하나

유료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가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23일 레진코믹스(이하 레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상반기 미국 구글플레이에서 만화 부문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미국서 인지도가 높은 마블, DC를 제쳤다고 한다.

레진은 지난 2015년 12월 23일 미국에서 12편의 웹툰을 갖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레진이 미국에 연재중인 웹툰 가짓수는 200편을 조금 넘었는데, 대부분 국내서 인기를 얻은 작품을 현지화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플레이는 국가별 일간 최고 매출 순위를 공개한다. 레진이 자체적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매일 이 순위를 파악한 결과, 1월부터 3월까지는 90일 동안 매일 1위 4월부터 6월까지는 91일 중 80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181일 중 170일 동안 1위를 한 셈이다.

레진코믹스가 선택한 과금 모델은 국내와 같이 ‘기다리면 무료’ 방식이다. 특정 시간이 지나기 전에 웹툰을 보려면 과금을 해야 한다. 월정액 요금제를 택한 마블과는 다른 방식이다. ‘기다리면 무료’는 미국 시장에선 낯선 과금방식이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진은 지난해 해외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는데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레진 측은 자사 플랫폼이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이유를 ‘장르 다양화’와 ‘현지화’로 꼽고 이다. 마블이나 DC가 히어로(영웅)물이 강한데 반해 레진은 국내서 인기를 얻었던 액션, 로맨스, 판타지 등의 장르를 고루 현지화하고 있다. 특히 번역, 편집, 식자 등 바로 티가 나지 않는 부분에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레진 측 설명이다.

레진은 하반기 개인화를 중심으로 성장에 힘쓴다는 목표다. 콘텐츠 큐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레진이 서비스하는 모든 작품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 독자 시야에서 멀리 있는 작품도 개인 앞으로 소환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하반기 외국 작가의 한국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세계화 전략으로는 해외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하반기 신인작가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레진 챌린지’를 오픈, 신인작가 발굴에 나선다. 레진 챌린지를 통해 정식 연재 기회를 갖게 되는 작가들은 레진 한국어 플랫폼 뿐 아니라 레진이 경쟁 우위에 있는 미국시장 등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희성 레진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하반기 핵심 사업을 바탕으로 기존 웹툰 콘텐츠 역량강화는 물론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용자분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에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라인웹툰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192개의 웹툰을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데, 최근 월평균방문자수(MAU)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MAU가 300만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이다. 다운로드 수로만 치면, 앱애니 기준 구글플레이 코믹스 다운로드에서 지난해 말 1위를 차지했다.

라인웹툰은 레진과는 달리 별도 수익 모델을 붙이지 않고 무료로 웹툰을 공급하고있다. 한국이 웹툰 종주국인데다가, 아직 웹툰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 당장 수익을 내기 보다는 이용자 저변을 넓히는데 더 공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두 플랫폼이 같은 시장을 지향하지만 당장의 공략 방법은 완전히 다른 셈이다.

특기할 점은 라인웹툰에 공급되는 만화 중 절반이 현지에서 수급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작품이 번역되어 나가는 것 외에, 현지에서 발굴한 작가들이 라인웹툰에 직접 연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에 고무적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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