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나나예요. 저는 오늘 제주 한달살기를 위한 짐을 꾸리고 있어요. 놀러간다고 좋겠다고요? 아뇨. 그보다는 제주에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러 가는 길이에요. 제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지만, 그렇다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자연환경만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제주에는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답니다.

제주는 요새 들썩들썩해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사회 기반 인프라는 약하죠. 일자리도 한정되어 있어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어나는 개발은 제주다움을 해치죠. 지난 5년 사이 집값도 어마무시하게 뛰었대요. 강남 땅값 저리가라하게 뛰어서 카페나 식당, 게스트하우스를 지금 차리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든대요. 그래서 지금 제주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제주다움을 지키면서 제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제주의 스타트업은 대체로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제주의 스타트업은 대체로 관광과 도시(공간) 재생, 리모트워크 등에 집중해 있어요. 현재 제주도민의 수는 68만명인데 비해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제주 방문객의 수는 1500만명에 달한다니, 관광객에 우선 집중할 수밖엔 없겠죠. 그러나 관광객 특화라는 자체가 한계로 지적되기도 해요. 그 외에 어떤일을 해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도 있죠.

이런 고민이 생기다 보니 최근엔 제주의 스타트업 생태계 스펙트럼을 넓혀보자는 움직임이 생겼어요. 제주스타트업협회(JSA)가 지난해 창립됐어요. JSA에는 5월 현재 총 120개의 스타트업이 가입되어 있어요. 올해 4월에는 ‘제주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발족했고요. 중앙정부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는 별개의 조직인데, 중앙 정부의 것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는 조직이라면, 제주의 4차위는 보다 지역적인 문제에 집중해 제주의 문제를 IT로 풀어나가겠다는 전략이래요.

관광객을 제외하고, 제주 사람들은 지역민을 크게 ‘제주도민’ ‘이주민’ ‘리턴족’의 세 부류로 나눠요. 제주에서 나고 자라 한 번도 제주를 떠나지 않은 사람을 제주도민(또는 원주민)이라고 해요. 이주민은 원래는 육지 사람인데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들을 말하죠.

리턴족이 조금 재미있는 부류예요.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육지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다시 제주로 돌아온(리턴) 사람을 말하거든요. 스타트업을 하는 이들은 원주민, 이주민, 리턴족 모두 있지만 대체로 이주민과 리턴족이 제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다는 점엔 동의하는 분위기죠.

제주 스타트업에 걸림돌은 역시 규제라고 합니다. 규제는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제주가 특별자치구역이니만큼 행정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험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그것이 시도되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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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특구도 요구사항 중 하나인데요, 제주도의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육지와 해외에서 제주 기업의 ICO에 관심이 많다고 하네요. 블록체인 특구 조성된다면 어마어마한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주 내에 있어요. 

중앙 정부 차원에서 ICO에 대해 부정적 기운을 보이는 만큼, 제주도 차원에서 유망한 블록체인 기업이 기술을 선도하고 세계를 상대로 투자자를 모집하며 투자금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사후관리까지 하는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고요.

흔히 제주 사람들은 섬의 특징을 ‘괸당 문화’라고 해요. 괸당은 제주말로 ‘친척’이라는 뜻인데요. 고립된 지리적 특징, 4.3 같은 아픈 역사 등으로 인해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특징이 생긴 걸 이렇게 표현하죠. 이주민들은 제주를 ‘한국말이 통하는 외국’ 같다고 비유하는 걸 듣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주가 변하려면 이주민과 원주민 간 화합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요. 그 중심엔 역시 젊은 인재의 유입이 필요하다고 봐요. 특히, 제주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제주 태생의 젊은이들이 육지에서 공부하고 다시 제주로 돌아와 지역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내에 존재해요.

<바이라인네트워크>
글.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그림. 남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