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치명적 스캔들이 터졌다. 네이버 스포츠의 기사가 특정조직의 입김에 의해 재배치 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네이버 스포츠 측에 연락해 특정 기사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성숙 대표가 공식 사과했다. 한 대표는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면서 “회사를 이끄는 저의 책임”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한 대표의 사과 선에서 끝날 성질이 아니다. 한 대표는 네이버 스포츠라는 조직의 특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받아들이는 이들은 이를 네이버 전체의 문제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 스포츠뿐 아니라 네이버뉴스, 검색,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연관 검색어 등 많은 네이버 서비스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네이버는 그냥 한국에 있는 온라인 서비스 중 하나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여론이 형성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라는 회사는 사기업이지만 네이버 서비스는 공공재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가 원든 원치 않든 막중한 책임이 부여됐다. 네이버 서비스가 공정성과 객관성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이는 네이버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여론의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네이버는 신뢰성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 대표는 “앞으로 기사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대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정도 대책에 무너진 네이버의 신뢰성이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진보에서도 보수에서도 네이버뉴스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정권이 네이버 뉴스 편집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았다. 네이버는 “그렇지 않다”고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해왔다. 네이버의 설명을 믿지 않는 이들도 많았지만, 믿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네이버의 항변을 믿는 이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이 개입한 뉴스 편집이 지속되는 한 네이버 뉴스에 대한 의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의심에서 벗어나는 길은 뉴스 편집에서 사람을 배제하는 것이다.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만으로 제공되는 뉴스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한 대표는 “점차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되어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점차’ 해나가겠다는 것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에 너무 약하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물론 네이버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뉴스는 네이버의 킬러 서비스 중 하나다. 갑자기 사람 손 편집을 버리고 100% 알고리즘과 AI로 전환했을 때 바뀔 사용자경험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인간의 손맛(?) 따라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알고리즘으로 편집되는 구글 뉴스보다는 사람이 편집한 네이버 뉴스가 더 보기 좋다.

그러나 저하될 사용자 경험보다는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타격이 더 크다. 사용자 경험은 개선할 수 있지만, 신뢰는 어렵다. 네이버가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