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뉴스 범람은 광고 때문…독자는 동영상이 불편해”

구글 로이터
라스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리서치 총괄이 28일 구글코리아가 연 ‘2017년 미디어 트렌드 브리핑’ 화상강연을 하고 있다.

“동영상이냐, 활자냐”

어떤 형태의 뉴스가 독자를 끌어 모을까는 모든 언론사의 고민이다. 과거에는 기사를 쓰기만 하면 됐는데,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재미있는 동영상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하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동영상 뉴스는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는 주장이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동영상 뉴스 성장의 원동력이 ‘수요’보다 ‘공급’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각종 미디어가 동영상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에 독자 편의보다 이윤 창출 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라스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리서치 총괄은 28일 구글코리아가 연 ‘2017년 미디어 트렌드 브리핑’ 화상강연에서 “미디어가 동영상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상업적인 이유이지, 사용자(뉴스 독자)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번역해 올해 초 공개한 ‘온라인 뉴스 동영상의 미래’ 보고서에 기초한다. 해당 보고서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세계 26개국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매년 발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78%는 활자 형태 기사를 선호한다(이들은 가끔씩만 뉴스 동영상을 보거나, 보지 않는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 30곳의 동영상 페이지 평균 체류 시간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페이스북 내 동영상 소비가 지난 2015년 기준, 일일 조회 수 80억 회에 달할 만큼 늘었고 성장폭도 크지만, 뉴스에 한해서만큼은 동영상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 2016년 미국 기준, “지난 일주일간 뉴스 소비에 어떤 방법을 썼느냐”는 질문에 동영상이라 대답한 응답자는 총 33%로, 전년 대비 3%포인트만큼 성장했다. 보고서 표현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 비디오의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 2016 동영상 뉴스 소비 응답률은 26%에 머물렀다(2015년 조사 결과 없음).

뉴스 동영상을 많이 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아직까지 활자가 뉴스 소비에 더 편하다”는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는 “활자 형태가 더 빠르고 쉽게 뉴스를 소비할 수 있을 뿐더러, 불필요한 부분을 쉽게 건너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동영상의 경우 활자로 요약된 내용이 덧붙어 있지 않아 내용을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출처=온라인뉴스동영상의 미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씀, 한국언론진흥재단 번역]
라스무스 연구원은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현재 독자 입장에선 동영상이라고 하는 뉴스 형태에 그렇게 많은 관심이 있지는 않다”면서 “공급자(언론) 측면에서 동영상 뉴스를 계속 미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는 이와 관련해 “온라인 동영상이 의미있게 성장해왔지만, 대부분은 전통 뉴스가 아닌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유통되는 연성 뉴스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대부분”이라며 “동영상에 드라마 요소나 속보성을 더하는 것은 뉴스 사이트 이용자도 가치 있게 생각하고 기대하지만 (중략) 전통적인 언론사가 만들어온 스토리의 다양성, 논평과 분석의 깊이 측면에서는 텍스트를 대체하기 어려워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리 테러처럼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슈이거나, 시청자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연성 뉴스의 경우엔 동영상 뉴스 파급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동영상을 주목하는데는 광고의 영향이 크다. 모바일이 발전하고 플랫폼의 영향이 커지면서 그동안 광고에 의존했던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기회 찾기가 절실한 탓이다.

이와 관련해 라스무스 연구원은 ‘비즈니스로써 언론’과 ‘저널리즘’ 두 가지 측면에서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언론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1990년대 창출했던 만큼 매출을 올리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반해, 저널리즘 입장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최고 수준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동영상은 (뉴스 소비자의) 관심을 잡아끌 잠재성이 있고 텍스트 콘텐츠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외부 플랫폼 동영상의 성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소비율의 급격한 변동,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소비 방향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작동한다”고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는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다. 한글로 번역되어 있으며, 무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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