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7] 전시장 풍경 #1, 눈을 사로잡는 판타스틱한 제품들

CES2017이 막을 내렸습니다. CES는 세계 최대의 IT 전시회로 꼽히는데, 그 이유에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규모도 한 몫을 합니다. 코엑스 전시홀 정도 되는 공간에 드론만 모아 놨을 정도로 CES2017은 세계의 기술 기업들이 모여드는 큰 축제입니다.

변명같지만 이 행사를 혼자 빠짐 없이 다 돌아보고 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정 사이사이에 눈에 띄었던 제품들 위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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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이 르노와 함께 협업해서 만든 1인 차량입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오픈소스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누구든 이 차량을 이용한 응용프로그램 등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부스에 전시된 차량은 ‘피자 배달용’으로 손을 봤습니다. 이 차량에는 태블릿이 하나 포함되는데 이를 통해 배달처를 관리할 수 있고, 안전을 위한 최대 속도 조절, 운전 스타일 분석 등이 이뤄집니다. 차량과 태블릿은 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중앙에서 배달 차량들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차량에 넣은 컴퓨터는 ‘라즈베리 파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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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남쪽 2관(south hall 2)은 거의 전체를 드론과 가상현실 기기가 채웠습니다. 두 기술이 이제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다 보니 전시장에서도 경계에 있는 기업들은 드론을 이용한 VR, 혹은 VR을 활용한 드론 제품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전시장에는 그래픽을 이용해 실제 제품처럼 드론을 날려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들이 전시됐습니다. 처음에는 실제 어느 공간에 드론을 놓고 원격으로 조종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실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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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가 공개한 시드래곤(sea dragon)이라는 이름의 수중 드론입니다. 드론이라는 말이 어느새 하늘을 나는 무인 항공 장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굳어졌는데 사실 사람의 제어로 움직이는 로봇들을 드론이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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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를 통해서 드론 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주도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단연코 눈에 띄는 건 바로 이 1인용 드론입니다. 사람이 타는 운송 수단이죠. ‘e항’이라는 회사가 만든 184 드론은 사람을 태우고 23분 정도를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드론 대신 자동 항공장치라고 부릅니다. 사람이 타서 직접 조종하는 드론은 아니고, 미리 입력해 놓은 항로를 날아가는 방식으로, 탑승자가 내릴 수 있는 명령은 ‘이륙’과 ‘착륙’밖에 없습니다. 이 회사는 비슷한 제품들을 몇 년째 내놓고 있는데 이런 운송용 1인 비행 장치들도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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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쪽에 묘한 부스가 서 있습니다. FAA, 미 연방항공국 부스입니다. “드론 안전에 대해서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부스입니다. 드론은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관련 규제와 법규들이 함께 고민되는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드론 비행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지요. FAA는 직접 부스에서 드론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사업, 미국 하늘에서 날릴 수 있는 드론들의 조건 등을 상담해주고 있습니다. 규제가 단순히 뭔가를 막기 위해서 작동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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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 전 이맘 때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유행했던 360도 카메라들도 꽤 많이 전시됐습니다. 스마트폰에 꽂아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제품부터 8k 해상도, 혹은 4k 3D 화면을 찍을 수 있는 전문가용 카메라들까지 등장했습니다. 제품은 인스타360의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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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성분 분석 기기를 만드는 인바디도 CES에 참석했습니다. 인바디는 유명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죠. CES에는 체성분 측정과 피트니스에 집중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가 공개됐습니다. 아직 개발중인 제품이긴 하지만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피트니스 중심의 스마트워치와 비슷하지만 미리 입력된 운동 패턴에 따라 운동량을 측정하는 전문가 모드와 혈류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혈관 건강을 챙기는 기능, 그리고 심전도를 이용한 심박 측정 등 기존 피트니스 밴드와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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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임프레스와치의 토시야스 히라사와 기자의 뱃지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자인데, 한 분야만 수 십년을 파 온 전문 기자다 보니 CES도 벌써 10년 넘게 취재를 해 왔다고 합니다. CES는 10년 넘게 참여한 미디어나 참관객들에게는 눈에 확 띄는 뱃지를 제공합니다. 특별한 별도의 대우는 아니지만 지나 다니면서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뱃지는 확실히 시선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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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ES를 기해서 선보인 파나소닉의 GH5입니다. 포서드 형식의 디지털 카메라인데, 이 GH 시리즈는 사진보다도 영상으로 주목받는 시리즈입니다. 이번에도 파나소닉은 GH5를 아예 동영상 촬영을 위한 전문 기기로 개발했습니다. 일반 카메라처럼 보이지만 2000만 화소 센서로 10비트 4:2:2 규격의 4k영상을 초당 60프레임씩 찍을 수 있습니다. 풀HD 영상은 1초에 무려 180프레임을 담아냅니다. 아예 전문 영상을 위한 액세서리들도 함께 출시합니다. 현장에서 잠깐 촬영을 해 봤는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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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스에서 잠깐 마주친 8k TV입니다. 지금 나오는 4k U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더 높은 디스플레이입니다. 가까이에서 화면의 한 부분을 찍어봤는데 확대해서 봐도 픽셀이 보이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번 CES 키노트에서 퀀텀 디스플레이 TV를 발표하면서 ‘또 하나의 창문’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8k 해상도는 확실히 기존 디스플레이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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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는 또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놓이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에서 발표했던 패밀리 허브를 2.0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운영체제도 업그레이드됐지만 하드웨어도 달라져서 반응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위젯들의 디자인이 조금 더 가다듬어졌고,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갖게 된 것이 눈에 띕니다. 거실에도 이제 큰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게 되는 걸까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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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점점 더 얇아집니다. 이제 화면만 빼고 테두리를 거의 없애는 디자인이 일반적인 것이 됐지요. 전시장에서는 멋지던 TV를 집에 가져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TV를 벽에 걸고, 셋톱박스나 게임기, 오디오를 연결하면 두껍고 시커먼 케이블이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이를 위해 케이블을 따로 가리는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아예 눈에 잘 띄지 않는 얇은 케이블을 내놓았습니다. 옵티컬로 영상과 소리 등을 전송합니다. 16피트, 약 5미터 거리까지 전송할 수 있다는데, 실제로 보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물론 이 역시 가려야 완벽하겠지만 시커먼 케이블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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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는 한때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었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좋은 브랜드라고 해도 언제든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폴라로이드는 갖가지 360도 카메라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폴라로이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즉석사진 프린터와 카메라도 공개했습니다. 스냅터치는 그 자체로 즉석 카메라 역할도 하고,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진을 인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ZINC 방식이어서 기존 폴라로이드 사진의 맛은 나지 않는 게 아쉽긴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호섭> hs.choi@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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