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링크드인을 사려고 할까
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을 인수한다는 빅뉴스가 어젯밤 전해졌죠. 인수금액이 262억 달러입니다. 한화로 30조원이 넘습니다. 어마어마한 돈이죠. 아무리 마이크로소프트라 해도 부담되지 않을 수 없는 금액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이런 어마어마한 투자를 했을까요? MS가 인터넷 사업에서 재미를 본 적이 별로 없고, 또 야머 등 MS가 인수한 인터넷 회사들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조심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더 큰 베팅을 했네요
이번 인수 목적은 ‘데이터’라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IT세상은 기술이 주인공이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 처리하는 기술, 분석하는 기술 등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서 오라클, IBM 등의 기업들은 이런 기술로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IT세상은 점점 기술을 가진 자가 아닌 데이터를 가진 자가 이기는 게임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외부에서 사서 써도 돼고, 오픈소스로도 많이 공개돼 있습니다.
데이터는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을 보면 기술의 경우 대부분 공개하지만 데이터는 최대한 감춥니다. 데이터는 자신들이 독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이제는 기술이 아닌 데이터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자동번역을 예를 들어보죠. 과거 자동번역 프로그램은 기술로 승부를 했습니다. 형태소분석, 구문분석 등을 하기 위해 언어학자와 컴퓨터 과학자들이 달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자동번역은 기술력 싸움이 아닙니다. 데이터 싸움입니다. 현재는 형태소분석, 구문분석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통계적 방법으로 자동번역을 하고 있죠. 점차 머신러닝 기술이 자동번역에 활용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데이터입니다. 언어쌍 데이터가 많으면 자동번역의 품질이 올라갑니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문장구조가 비슷한데, 영-일/일-영 자동 번역의 품질은 우수하고 한-영/영-한 자동번역의 품질은 낮은 이유도 한국어-영어 언어쌍의 데이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구글 번역 커뮤니티’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최대한 모으기 위한 것입니다.
다시 마이크로소프트-링크드인으로 돌아가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기술 기업이었습니다. MS가 미래에도 현재의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기술만으로는 안됩니다.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반면 링크드인은 기술 회사는 아닙니다. 링크드인은 필요한 기술을 외부에서 사서 씁니다. 하지만 링크드인은 전 세계 비즈니스맨의 프로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업데이트합니다.
MS의 인수는 이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MS는 전 세계 정보근로자들이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다이내믹스와 같은 기업용 업무 애플리케이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링크드인의 회원들은 오피스를 비롯한 MS의 이런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
이 둘은 지금까지 별도로 움직여왔습니다. 하지만 MS가 링크드인을 인수하면 MS의 기술과 링크드인의 데이터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해볼까요? 앞으로 MS 오피스 365로 작성된 문서는 링크드인 작성자 프로필과 연결될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누가 진짜 전문가인지 알아내는게 더욱 쉬워질 수도 있겠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