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는 망하고, 페이스북은 흥한 이유

현재 전세계 SNS의 지배자는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SNS를 넘어 미디어 산업의 지배자로 떠올랐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도 마찬가지입니다. DMC미디어가 실시한 ‘2015년 디지털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국내 SNS에서 점유율 59.8%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페이스북 이전에 싸이월드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초라해진 이름이지만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의 원류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창업초기 한국을 방문해 싸이월드를 벤치마킹 했다고 합니다.(페이스북 측으로부터 확인받은 사실은 아니고, 국내 IT업계에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의 형님 뻘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현재 존재감이 미미합니다. 20~30대 한국인의 추억은 싸이월드에 담겨져 있지만, 현실에서 이들은 페이스북에 접속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볼 때 가장 큰 차이는 ‘플랫폼’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플랫폼화에 성공했고, 싸이월드는 플랫폼이 되지 못했습니다. 플랫폼이란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사람들이 모여서 생태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장(場)’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신 봉이 김선달의 최우선 전략이죠.

페이스북은 단순히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식을 전하는 창구의 역할만 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몰려드는 플랫폼입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앱센터를 살펴보죠. 페이스북에는 앱을 설치한다는 개념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 페이스북 계정에 앱을 깔면 친구들과 함께 이 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앱센터에 입점할 업체들을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을 제공합니다.

봉봉(VON VON)이라는 퀴즈 앱을 살펴보죠. 페이스북에서 ‘나의 소울메이트는 누구?’ ‘신이 나를 만들 때 뭘 넣었을까’ ‘내가 사랑받는 5가지 이유’ 등의 퀴즈를 해보았다면, 봉봉 앱을 이용해 본 것입니다. 봉봉은 페이스북을 통해 1억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고 합니다.

징가라는 게임업체는 페이스북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연매출 11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게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처럼 플랫폼이 됨으로써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족 시킬 수 있었습니다. 앱(게임) 업체들에게는 사용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는 단순히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이상의 활동을 페이스북에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계정도 플랫폼으로 제공합니다. 일례로 뉴스 사이트에서 기사를 보다가 댓글을 달 때 뉴스 서비스에 회원가입할 필요 없이 페이스북 계정으로 달 수 있습니다. 뉴스 사이트에 단 댓글은 페이스북 담벼락에도 올라가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에는 더 많은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으며 볼 거리가 더 많아집니다.

이 외에도 기업들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페이스북 페이지 등 다양한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같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다보니 사용자가 점차 늘어났고 페이스북은 이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펼쳐 세계 최고 IT기업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단순히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대화를 나누는 인맥 서비스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단면 시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했습니다.

반면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양면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면시장이란 고객이 두 집단이라는 뜻입니다. 신용카드 회사를 예를 들어보죠.  이들에게는 이용자와 가맹점이라는 두 고객층이 있습니다. 이용자가 부족하거나 가맹점이 부족하면 이 신용카드는 활성화 될 수 없습니다.

플랫폼의 주인은 장을 펼쳐놓고 그 안에서 두 고객집단이 서로 활발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페이스북은 봉봉 앱을 개발한 회사와 자사 이용자를 연결하고, 게임회사 징가와 게이머를 이어준 것이 플랫폼 전략입니다.

반면 싸이월드는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상품(콘텐츠)을 직접 판매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일정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로는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마크 저커버그가 처음부터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기획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하버드 대학 친구들끼리 재미삼아 만들었는데, 점점 회사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획으로 발전했을 것입니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성공을 거둔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끊임없는 발전과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www.facebook.com/sh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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