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라이브, 아프리카TV를 위협할까

최근 페이스북을 하고 있으면, 여기저기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알림이 뜨곤합니다.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새로운 기능을 이용한 방송입니다.

페북 라이브는 우리가 흔히 접했던 아프리카TV와 유사한 1인 방송입니다. 아프리카TV 앱이 있으면 누구나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듯이 페이스북 라이브도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라도 실시간 방송을 펼칠 수 있습니다.

페북 라이브는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봄꽃 나들이를 생중계 하는 사람, 집에서 고양이랑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여행지에서 페북 라이브를 틀어놓고 걸어다니는 사람 등 그 모습도 다양합니다.

개인뿐만이 아닙니다. 기업들도 페북 라이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회의 모습을 페북 라이브로 중계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그렇게 내부 회의 모습을 노출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해 지네요.

미디어 회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페북 라이브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오페라(오마이뉴스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각종 인터뷰, 대담 등을 실시간으로 방송합니다.

오마이뉴스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정치토론을 중계하고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도 페북 라이브의 활약은 컸습니다. SBS·JTBC·TV조선 등의 방송사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투·개표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스브스뉴스(SBS)와 JTBC는 스튜디오 내 투개표 방송 현장을 중계했습니다. JTBC는 손석희 사장이 직접 출연할 정도로 페북 라이브에 무게중심을 뒀습니다.

페북 라이브로 새롭게 미디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분도 있습니다. IT전문기자인 테크수다의 도안구 기자는 ‘도라이브’라는 페북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도라이브는 IT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인터뷰 하는 방송으로, 시작하자마자 IT업계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직은 페북 라이브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페북 라이브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페북 라이브를 더 많이 접하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TV의 운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잘 나가던 SNS였던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의 등장과 모바일 시대에 발맞추지 못해 몰락했듯, 아프리카TV도 싸이월드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실제로 싸이월드와 아프리카TV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이용층이 10~20대에 주로 한정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싸이질’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했던 계층은 10대, 20대가 중심이었습니다. 아프리카TV의 BJ에 열광하는 층도 10, 20대입니다.

이용층이 10대와 20대에 한정돼 있다든 것은 주로 엔터테인먼트 용도로만 이용되는 경향성을 띱니다. 싸이월드는 친한 친구들과 주로 소통하는 공간이었고, 아프리카TV는 심심할 때 보는 방송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좀 다릅니다. 이용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습니다. 10대, 20대 이용자가 많기는 하지만, 30~40대도 페이스북 이용자가 많습니다. 10~20대는 주로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지만, 다른 연령층은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자 하는 사람도 있고, 페이스북에서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회사도 많습니다. 페이스북으로 고객관리하는 영업사원이나, 페이스북으로 독자를 늘리고자 하는 미디어 회사들이 있습니다.

10~20대가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유행에 민감합니다. 좀더 재미있고, 좀더 새롭고, 좀더 폼나는 서비스로 쉽게 떠날 수 있습니다. 10~20대는 요즘 페북보다 인스타그램을 더 ‘쿨’하다고 여기는 경향도 보입니다.

반면 30~50대는 그렇게 유행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또 비즈니스가 연계돼 있는 서비스는 쉽게 떠니지 못합니다.

페이스북과 국내 서비스와는 좀더 근본적인 차이도 있습니다. 바로 개방성을 기본으로 한 생태계 전략의 유무입니다.

페이스북 측은 최근 페북 라이브의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face)를 공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다른 기업들이 페북 라이브 방송을 이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까지는 페북 앱으로만 방송을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앱이나 기기에서도 페북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마크 주커버스 CEO가 드론으로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고 있는 모습

예를 들어 페북 라이브가 가능한 드론이나 카메라가 등장할 수도 있고, 자체 사이트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로 방송을 하는 뉴스 사이트도 나올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드론 업체인 DJI, 메보 카메라로 유명한 라이브스트림, 뉴스 사이트 버즈피드, 영상 제작 서비스 업체 비드프레소 등과 페북 라이브 제휴를 맺었습니다.

페북은 이전에도 API 개방을 통해 다양한 앱들이 페북을 활용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했었죠. 페이스북의 등장에 싸이월드가 쓰러진 이유로 꼽힙니다.

관련기사 : 싸이월드는 망하고, 페이스북은 흥한 이유

반면 싸이월드나 아프리카TV와 같은 국내 서비스들은 이런 개방성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서비스로 더 많은 이용자를 모으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였죠. 그러다보니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자신의 고객들을 오로지 스스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는 자체 역량이 한계에 달했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반적인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면 내 스스로는 혁신을 이루지 못해도 다양한 파트너들의 힘으로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힘만으로는 이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없죠.

아프리카TV는 아마 설립 이후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의 뒤를 이을지, 아니면 싸이월드와 달리 새로운 모습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굳건히 할지 주목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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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자기 만족에 망상이라고만 말해주겠습니다. 방송을 이끌어가는 겄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방송의 운영인은 한국사람 이용자 또한 한국사람 페이스북은 영어를 활용할꺼고 언어를 모르고 알수 없는 사람들은 이용할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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