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특별법안 6건 발의됐지만…정작 ‘기후테크’의 기준은 아직
기후테크를 키우기 위한 특별법안이 올해만 6건 발의됐지만, 어떤 기업을 기후테크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법 제정을 서두르는 한편, 기업의 기술과 사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따지는 ‘기후가치평가’의 기준과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4일 서울 디캠프 선릉에서 열린 ‘제1회 그린테크포럼’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 투자사, 기후테크 스타트업 등이 참여해 ‘국내 기후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후테크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이 화두에 올랐다. 박철호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정책연구본부장은 ‘국내외 기후테크 정책 동향 및 R&D 추진전략’ 발제에서 올해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6건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이 법안들이 앞으로 하나로 통합돼 제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통합 과정에서 기후테크의 정의와 범위, 기술·기업의 가치평가 방식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기술과장은 “현재 가장 큰 고민은 기후테크의 정의와 기후가치평가”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기후테크에는 에너지, 탄소 포집, 푸드테크 등 성격이 다른 분야가 두루 들어 있다며, 각 분야의 수요를 폭넓게 충족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실효성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들려면 기업의 구체적인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톱다운과 바텀업이 같이 진행돼야 한다”며,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과 기업의 우수 사례를 정책에 반영하는 작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법 제정 뒤 시행을 준비하는 기간에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기업들의 사업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지원 사례를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이영우 한국수자원공사 기후테크혁신처장도 기후테크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처장은 “현재 39개 투자사와 물산업 투자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투자 대상은 물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기후테크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달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기후테크 5대 분야 분류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며, 법제화와 정의 확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는 기후테크 육성 특별법의 지원 범위를 폭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대표는 어글리랩이 소비자의 불편을 덜기 위해 생활폐기물 수거 서비스 ‘오늘수거’를 시작했고, 서비스를 운영하다 기후테크 연구개발(R&D)로 사업을 넓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뚜렷한 기후 기술을 가진 기업뿐 아니라 기후 문제를 풀 해법과 사업 모델을 내놓는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기후가치평가를 금융·산업과 어떻게 연결해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기후가치평가는 어떤 기술이 시장에 도입돼 기존 제품을 대체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시나리오별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이 추정치는 금융과 사업화 과정에서 근거 자료로 쓸 수 있다. 다만 산출 방식이 공정한지를 두고 업계에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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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기후가치평가는 일종의 방법론”이라며, 평가 결과가 기업의 투자 가치를 정부가 보증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이 시장에 적용되고 점유율이 늘어나는 정도 등에 따라 감축량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와 항목을 썼는지 단계별로 공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