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양자융합연구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양자 컴퓨팅 플랫폼 가동식’에서 참석자들이 차세대 양자컴퓨팅을 관람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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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25배 빠른 최신 IBM 양자컴퓨터 국내 첫 도입

“202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127큐비트(Qubit)급 상용 양자컴퓨터의 초기 가동 단계인 시즌 1이 마무리되고, 기존보다 연산 속도가 25배 빠른 신규 칩을 탑재한 시즌 2가 시작됩니다. 시즌 1에서는 양자 기술 연구와 교육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시즌 2에서는 장비를 전면 업그레이드해 기후 변화 대응과 난치병 신약 개발 등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정재호 연세대학교 양자사업단장은 4일 인천 연수구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양자융합연구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양자 컴퓨팅 플랫폼 가동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2024년 127큐비트(Qubit)급 ‘IBM 퀀텀 이글(Eagle)’ 프로세서를 도입한 이후 양자 정보과학 생태계 구축에 주력해 왔다. 정 단장은 이러한 활동 방향을 양자문해력(Literacy), 아웃리치(Outreach), 다목적성(Versatility), 참여(Engagement)의 영문 앞 글자를 딴 ‘퀀텀 러브(Quantum LOVE)’ 철학으로 설명했다. 첨단 양자컴퓨팅 자원을 대학 내부에 한정하지 않고 교육과 산업계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연세대학교는 양자 정보과학 대학원 과정을 신설해 50여명의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고, 연간 2000명 규모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연구 분야에서는 물리·화학·소재·금융·생물학 등에서 100여편의 양자 알고리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산업계와의 협력도 추진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양자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계산 자원을 제공하는 바우처 사업을 진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의 연구개발(R&D) 과제에도 참여해 산업계 지원을 이어왔다.

다만 오류를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존 니스큐(NISQ)급 양자컴퓨터는 오류를 완전히 제어하기 어려워 기후 변화 대응이나 우주 개척, 난치병 치료 등 복잡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연산 성능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정 단장은 “난제를 풀기 위해 접근 가능한 자원이 있다면 대학 행정부는 이를 확보해야 한다”며 양자컴퓨팅 인프라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세대학교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협력해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컴퓨팅 실험을 진행했다. 연세대학교의 양자컴퓨터에서 나온 계산 결과를 직선거리로 약 800km 떨어진 일본 고베의 ‘후가쿠’ 슈퍼컴퓨터로 전송하고, 최적화된 결과를 다시 전달받는 방식이다. 두 장비 간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은 20밀리초(0.02초)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양측 캠퍼스에 양자 연구소 분원을 교차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케임브리지 엔터프라이즈를 출범시킬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제 공동연구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정 단장은 캠브리지 대학교와의 협력을 설명하며 “이틀 후에 첫 번째 시발점으로 캠브리지 엔터프라이즈가 연세대학교에 런칭을 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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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IBM은 최신 양자 프로세서인 ‘IBM 퀀텀 나이트호크(Nighthawk) R2’ 도입과 주요 성능도 공개했다. 연세대학교는 전 세계 퀀텀 네트워크 참여 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고객사 자체 시설에 나이트호크를 구축한 사례다. 현장에 참석한 제리 차우(Jerry Chow) IBM 양자중심슈퍼컴퓨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016년 5큐비트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에 처음 공개한 이후의 기술 발전 과정을 소개하며 신형 프로세서의 성능을 설명했다.

차우 CTO는 “나이트호크는 120개의 프로그래머블 큐비트와 458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갖춰 초당 10만개의 회로를 실행할 수 있다”며 이전 세대인 헤론(Heron) 대비 연산 속도가 25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큐비트 간 연결성도 기존 평균 2.5에서 4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를 통해 양자 얽힘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IBM 측 설명이다. 실제 성능 평가에서는 7500개 이상의 게이트 연산을 수행했으며,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중성자 산란 실험에서 기존 대비 12배 빠른 계산 속도를 기록했다. 이외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다양한 작업에서도 과제에 따라 3~19배의 속도 향상을 확인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새롭게 확보한 연산 자원은 신약 개발 분야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정 단장은 단백질 표적 발굴부터 화합물 합성 최적화까지 신약 개발 초기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신약 산업의 병목은 계산 병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찾고 화합물을 발굴하는 초기 단계의 7~8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질병 원인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신약 개발 비용을 낮춰 환자에게 치료제가 도달하는 시점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연세대학교 연구진은 고전 컴퓨터와 양자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방식을 실제 난치병 연구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첫 연구 과제로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 변이와 리 증후군(Leigh Syndrome) 관련 공동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분석하고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양자컴퓨팅을 활용할 방침이다.

IBM은 향후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도 공개했다. 차우 CTO는 “초당 10만개의 회로를 실행하는 성능을 유지하면서 프로그래머블 큐비트를 500개 이상으로 늘린 차세대 나이트호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2년 안에 500큐비트 이상 규모의 프로세서를 연결해 1000큐비트 이상을 구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류 내성(Fault Tolerant) 양자컴퓨팅 구현 목표 시점은 2029년으로 제시했다. 차우 CTO는 “2029년에는 오류 내성 양자컴퓨팅을 구현해 수억 번의 연산이 필요한 더 큰 규모의 양자 회로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화학·재료과학·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난제 해결과 연구 발전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은 이번 양자컴퓨터 도입의 의미를 되짚으며 대학 차원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윤 총장은 “차세대 양자 컴퓨팅 플랫폼 가동은 양자컴퓨터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양자 연구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양자 오류 정정과 오류 내성 연구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튼튼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총장은 인재 육성과 산학 협력 의지를 보였다. 그는 “국내외 연구기관 및 산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양자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을 선도하는 글로벌 양자 허브로 도약하겠다”며 “미래 기술을 이끌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양자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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