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대표 (출처=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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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왜 3분기가 수익성 바닥이라고 자신할까

쿠팡에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떠났던 와우 회원들이 복귀해 올 3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남아 있던 고객들의 지출도 늘고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적자는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해도 3분기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 대비 약 800억원 늘어났습니다.

고객과 매출은 회복됐는데, 수익성은 왜 더 나빠진 걸까요? 쿠팡은 이번 3분기가 수익성 최저점이라며, 내년 중반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의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고객 늘었는데, 왜 버는 돈은 더 줄었나

3분기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마켓플레이스 등 쿠팡 핵심 사업을 가리키는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83억7400만달러(한화 약 11조954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고정환율 기준 8% 늘었습니다. 활성고객 수도 2520만명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프로덕트 커머스의 3분기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에서 일회성 비용을 뺀 값)는 3억8500만달러(약 5496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4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또 조정 EBITDA 마진은 5.1%에서 4.6%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3일(현지시각)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범석 쿠팡Inc CEO는 지난 분기와 같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공급망 차질, 고정비 부담, 이탈 고객의 복귀를 앞당기기 위한 마케팅 비용 3가지를 꼽았습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 예상했던 주문 수요에 맞춰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구축했습니다. 그런데 사태 이후 주문량이 예상보다 줄면서 시설을 충분히 쓰지 못했고, 물동량 감소로 공급망 비용 절감 효과도 약해졌습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CFO는 2분기보다 수익성이 나빠진 데 날씨 관련 계절적 요인과 추석 연휴 시기 변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 비용 줄인다…3분기가 수익성 바닥이라는 이유

이번 3분기 발표에 달라진 점은 고객 회복을 위한 마케팅 비용입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떠난 와우 회원을 되찾으려 마케팅과 판촉 비용을 늘렸습니다. 지난 2분기에는 이를 내년부터 줄이겠다고 설명했는데, 3분기부터 이미 축소에 들어간 겁니다. 아난드 CFO는 “3분기가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EBITDA 마진의 저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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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비용을 줄여도, 쿠팡을 쓸 사람은 대부분 복귀했다는 자신감이 읽힙니다. 김 CEO는 “와우 회원의 대다수가 돌아왔을 뿐 아니라, 이탈했던 회원들의 지출도 대부분 회복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쿠폰 없이도 고객들이 계속 남아있을까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한 애널리스트 또한 특정 상품을 구매하거나 혜택을 이용할 때만 가입하는 와우회원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다시 이탈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김 CEO는 고객을 유지하는 요인이 마케팅이 아닌 상품 구색과 가격, 배송 등 쿠팡이 주는 고객 경험이라고 답했습니다.

쿠팡의 계산은 고객이 계속 구매하는 가운데 재유치 비용을 줄이고, 주문량 증가로 물류시설 가동률과 공급망 효율을 높이면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쿠팡은 4분기 연결 조정 EBITDA 마진이 3분기보다 0.5~1.5%포인트 개선되고, 프로덕트 커머스 마진도 2027년 중반 개인정보 유출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에서는 마케팅 줄이고, 대만에는 더 투자한다

쿠팡은 한국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대만에서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지난 10월까지 현지법인 증자만 약 608억9000만대만달러(한화 약 2조5073억원)에 달합니다. 김 CEO는 “물류와 운영뿐 아니라 공급망 구축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수요가 발생하기 훨씬 전에 상당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전략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대만 와우 회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습니다. 자체 배송망을 통해 대부분의 주문을 일주일 내내 익일 배송하고 있으며, 새벽배송도 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쿠팡Inc 전체 실적에는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EBITDA가 직전 분기보다 43억원 늘어날 동안, 대만이 포함된 신성장사업의 손실은 약 714억원 늘었습니다.

3분기가 수익성의 바닥이었다는 판단이 맞으려면, 쿠팡은 마케팅 비용을 줄인 뒤에도 고객을 유지하고 물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대만 투자 부담이 전체 수익성 개선 속도를 늦출 수도 있습니다. 오린아 LS증권 수석연구원은 “결국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건 비용을 줄인 뒤에도 고객을 붙잡아둘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마케팅과 판촉 없이도 고객 록인(lock-in) 효과가 유지될지가 수익성 회복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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