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SAFE AI Security Summit 2026’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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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구원 “경찰 AI 범죄 대응, 기존 사이버안보 체계 활용해야”

인공지능(AI)이 해킹과 온라인 사기 등 기존 범죄의 수법을 바꾸면서 경찰의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AI를 활용한 범죄 탐지와 예방을 강화하고, 기존 사이버안보 분야의 정보 공유체계와 방어수단을 경찰 활동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보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SAFE AI 시큐리티 서밋 2026’ 컨퍼런스에서 AI 시대의 사이버위협 변화와 경찰의 대응 방안을 소개했다.

박 연구위원은 AI의 확산으로 사이버공격의 속도와 정교성이 높아지고 공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I를 활용하면 전문 지식이 부족해도 악성코드를 만들거나 공격을 자동화할 수 있어 범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AI의 판단을 속이는 새로운 공격도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악용 범죄, ‘온라인 사기’부터 ‘테러’까지 확대

박 연구위원은 AI와 관련된 사이버위협 사례로 ▲악성코드와 해킹 ▲온라인 사기 ▲주가 조작 ▲디지털 성착취 ▲외국의 영향력 공작 ▲폭력과 테러 ▲AI 기반 범죄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온라인 사기다. 박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피해금을 어떤 방식으로 송금받는지에 주목했다면,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메신저 등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채널도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범죄자가 유명인의 사진과 신분정보를 이용하거나 AI로 가짜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어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 방식이다. 그는 “인물 사칭 수법이 투자 리딩방 사기나 시세 조종과 결합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성착취에서도 AI 악용이 늘고 있다. 실제 인물이 촬영하지 않은 성적 이미지나 영상을 AI로 생성해 유포하거나 협박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성착취물 유통망과 폭력적 극단주의 관련 온라인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범죄 유형별로 수사를 담당하는 기존 조직 체계에서 대응 주체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테러 위협 역시 변화하고 있다. AI를 통해 공격 관련 정보를 얻거나 선전물을 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 연구위원은 사이버공격과 물리적 공격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온라인 시스템 공격이 현실 공간의 피해로 이어지거나, AI로 만든 허위정보가 혼란을 키우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AI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공격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이다. AI에 입력하는 정보를 조작해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는 수법이다. 박 연구위원은 “경찰이 AI로 범죄 위험 지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적대적 공격이 발생할 경우, 위험한 지역을 안전하다고 판단하거나 반대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범죄에 필요한 AI 도구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도 기술적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의 범죄 가담을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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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범죄 대응에 AI 활용, 공동 신고체계 마련 필요

박 연구위원은 AI 악용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 방향으로 ▲관계기관과 민간의 협력·정보 공유 ▲교육·훈련과 대국민 인식 제고 ▲AI를 활용한 범죄 대응 ▲기존 사이버안보 방어수단의 적용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해외 경찰의 AI 활용 사례도 소개했다. 노르웨이는 CCTV 영상에서 범죄 혐의가 없는 사람의 얼굴을 가려 사생활 침해를 줄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수사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면서 유사한 범행 수법을 분석하는 데 AI를 활용한다. 독일에서는 AI가 사건 자료를 분석해 수사관이 놓치기 쉬운 정보를 추천한다. 일본 경찰은 대규모 행사에서 인파를 관리하고 위험 요소를 탐지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그는 “경찰의 AI 활용에는 사회적 수용성과 적법성, 윤리적 문제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범죄 예방과 수사 효율성을 높이더라도 시민의 개인정보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일반 시민의 인식 제고와 신고체계 마련을 강조했다. 경찰의 전문인력 교육뿐 아니라 시민이 AI 범죄의 수법을 알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이라도 의심스러운 위협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경찰이 이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축적하면 새로운 범죄 수법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수사와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사이버안보 분야에서 운영하는 정보 공유체계와 방어 기술을 경찰 활동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AI 위협을 주로 국가안보와 정보기관의 역할을 중심으로 논의해 왔다“며 “앞으로는 치안과 법 집행, 일반 시민의 안전이라는 관점에서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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