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 (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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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에 오토바이가?…다시 시작된 퀵커머스 경쟁

배달앱 양대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주문 후 1시간 안에 상품을 배달하는 퀵커머스에서 다시 맞붙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가진 고객과 물류망, 판매처를 활용해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쿠팡이츠는 한 번 접었던 직매입형 퀵커머스에 올해 여름 다시 도전했습니다. 상품을 직접 사들여 쿠팡의 택배 물류망에서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배민은 직접 운영하는 ‘B마트’를 키우면서, 동네마트 같은 외부 매장의 상품을 대신 배달해 주는 ‘제휴형’ 방식도 넓히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전략과 남은 과제를 살펴봤습니다.

쿠팡이츠의 퀵커머스 2차전 ‘로켓나우’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에는 오토바이 전용 차선이 생겼습니다. 대형 화물차량과 택배차량만 드나들 것 같은 이 곳에 오토바이 전용 차선이 생긴 이유는 쿠팡이츠가 새로운 실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기존 물류센터를 퀵커머스에 활용하는 실험입니다. 일반적으로 퀵커머스는 도심 안에 소규모 물류센터를 새로 만들어 배송을 하는데, 쿠팡은 기존의 물류센터 자산을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동천1 Sub FC 겸 용인1캠프에서 로켓나우 배송을 위해 나오는 라이더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경기도 용인에서 쿠팡이츠의 퀵커머스인 ‘로켓나우’를 이용해 봤습니다. 쿠팡에서 파는 상품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곰곰과 탐사 상품을 비롯해 정육, 수산, 과일, 채소 같은 신선식품과 화장지, 세제, 기저귀 같은 생활용품이 있었습니다.

로켓나우의 강점은 쿠팡이 이미 가진 상품과 재고를 쓴다는 점입니다. 쿠팡은 지역별 수요에 맞춰 물류센터에 재고를 미리 쌓아 두는데, 로켓나우도 이 재고를 활용합니다. 상품을 새로 들이는 부담이 적은 셈입니다.

물류 거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퀵커머스는 주문 후 1시간 안에 배달해야 해서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거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알맞은 자리를 찾기 어렵고, 입주민 민원과 높은 임대료 때문에 거점을 유지하는 비용도 큽니다. 반면 로켓나우는 쿠팡의 택배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씁니다. 시범 운영 중인 제주, 용인, 성수의 거점은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운영하는 서브 풀필먼트센터(서브FC) 겸 배송캠프입니다. 택배를 배송하려고 주거지 가까이에 만든 곳이라, 퀵커머스용 거점을 따로 구하거나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한 유통물류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거점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라며 “쿠팡이 다양한 조건의 물류센터를 가졌고 이미 직매입 협상력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만큼, 지역별 검증 후 퀵커머스 확장이 어렵지만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모든 서브FC가 주문지에서 3~4km 안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수도권에서 넓힐 수 있는 지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쿠팡이 전국에서 운영하는 서브FC는 40~50곳 정도입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로켓나우 시범운영을 진행 중으로 향후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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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는 로켓나우와 별개로, 동네 가게와 유통업체의 상품을 대신 배달해 주는 제휴형 퀵커머스도 넓혀 왔습니다. ‘장보기·쇼핑’은 지난해 초 서울 강남구에서 시범으로 시작해 8월 서울 전역으로 늘었고, 지금은 GS25 같은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7월부터 6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지난 8일에는 롯데백화점이 청량리점과 관악점에서 프리미엄 식음료 등을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5개월간 시범 운영합니다.

제휴형 퀵커머스 늘리는 배민

배민은 이 시장의 최강자입니다. 그러나 B마트는 초기에 수익성이 낮았습니다. 퀵커머스를 하기 위해서는 도심 곳곳에 작은 물류센터를 두어야 하는데, 재고 매입과 센터 임차·운영, 물류 인력에 드는 비용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배민은 B마트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거점을 확대하면서, 제휴형 퀵커머스도 동네 마트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배민은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서울 시내 거점을 합쳐 거점 하나가 맡는 배달 지역을 넓혔고, 상품을 더 많이 사들여 매입 원가를 낮췄습니다. 지역별 수요 예측을 정교하게 해 버리는 상품도 줄였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광주 서구·광산구, 목포, 경북 경산, 경기 양주 등에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새로 열었습니다. 배민이 B마트용으로 운영하는 물류센터는 약 80곳입니다.

그래도 한계는 있습니다. B마트는 새 지역에 들어갈 때마다 물류센터를 새로 확보해야 합니다. 센터 하나를 운영하려면 그만큼 주문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적은 지역에는 낼 수 없습니다. 또 신선식품, 패션, 뷰티처럼 즉시배송 수요가 있는 상품을 모두 직접 사들이는 것도 수익 면에서 부담입니다. 배민과 손잡은 대형 유통업체도 지역별 수요와 사업성을 따져 점포를 운영하기 때문에, 모든 지역의 장보기 수요를 채우기는 어렵습니다.

배민이 제휴사를 넓히는 이유입니다. 배민의 장보기·쇼핑에는 편의점과 마트 등 주요 유통 브랜드 매장 약 2만4000곳이 입점해 있습니다. 최근에는 뷰티 전문점 오프뷰티와 신발 멀티숍 슈마커가 입점해, B마트가 모두 매입하기 어려운 뷰티와 패션 상품도 늘렸습니다.

배민이 다음으로 넓히는 곳은 동네 중소형마트입니다. 배민은 지난 16일 중소형마트 전문 POS(판매시점정보관리) 업체 투게더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POS는 마트 계산대에서 판매와 재고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투게더스의 POS를 쓰는 중소형마트는 약 5000곳입니다.

기존에도 지역 마트가 배민에 입점할 수는 있었지만 주문 처리가 번거로웠습니다. 배민 주문은 별도 프로그램으로 받고, 판매 내역은 마트의 재고 관리 시스템에 따로 입력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라면 2봉지와 우유 2팩 주문이 들어오면, 별도 프로그램으로 주문을 처리한 뒤 마트 POS에도 같은 내역을 다시 입력해야 했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마트는 쓰던 POS 안에서 퀵커머스 주문 접수, 앱 내 상품 등록, 재고 관리, 결제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투게더스 POS를 쓰는 약 5000곳이 연동 대상이며, 이달 초 ‘토마토식자재마트’가 첫 입점 브랜드가 됐고 다음 달부터 추가 입점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배민은 거점을 새로 짓지 않고도 동네마트와 함께 장보기 수요를 넓힐 수 있습니다.

배달앱 양강, 기존 자산으로 다시 경쟁하는 퀵커머스

쿠팡이츠와 배민의 퀵커머스 전략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품, 물류망, 판매처, 이용자와 라이더 같은 이미 가진 자산 위에 사업을 쌓는다는 점입니다. 쿠팡이츠는 택배 물류망을, 배민은 동네마트의 매장을 거점으로 쓰면서 새 물류센터를 짓는 부담을 덜고 있습니다. 음식배달 이용자가 장보기에도 앱을 쓰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키운다고 곧바로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쿠팡이츠는 로켓나우를 시범 운영 중이어서 확장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고, 주문지에서 3~4km 안에 있는 서브FC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민은 B마트 센터를 새로 열 때마다 재고 매입, 임차·운영, 인력 비용이 계속 듭니다. 제휴형은 매장마다 주문을 처리하는 능력과 상품·재고 정보의 정확성이 서비스 품질을 좌우합니다.

제휴 매장의 수익도 변수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월간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는 두 앱의 고객과 배달망을 빌려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출을 늘리려고 쓰는 프로모션 비용과 플랫폼 이용에 드는 수수료 등이 수익을 갉아먹으면 협업을 이어갈 이유가 줄어듭니다. 유통업체가 배달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결국 승부는 얼마나 많은 지역에 들어가느냐뿐 아니라, 이미 가진 인프라로 주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해 이익을 내느냐에서 갈릴 전망입니다. 제휴형에서는 플랫폼뿐 아니라 협력 유통업체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관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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