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 AI 담은 ‘홈뷰’로 집 안 공략…엘지전자, 파트너로 참여
애플이 집 안으로 사업을 넓힌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각) 새 음성비서 ‘시리 AI’를 담은 7인치 화면 ‘홈뷰(HomeView)’를 299달러에 공개했다. 애플은 같은 날 LG전자,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함께 설계한 카메라, 초인종, 도어록, 온도조절기 묶음 ‘애플 홈 컬렉션’도 내놨다. 홈뷰는 11월 13일 출시하며, 홈 컬렉션은 12월부터 판매한다.
이번에 나온 제품은 모두 설정할 때 애플 기기가 필요하다. 홈뷰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있어야 설정할 수 있고, 홈 컬렉션 제품은 아이폰을 가까이 대서 설정한다. 메시지와 캘린더 같은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시리 AI 기능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해야 쓸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쓰는 사람의 집 안까지 애플 서비스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카메라와 도어록, 온도조절기는 LG전자와 슈나이더 일렉트릭 제품으로 나오지만, 별도 앱 없이 애플의 홈 앱으로 설정하고 조작할 수 있다. 카메라 영상을 저장하고 요약하려면 애플의 구독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가입해야 한다.
집 안 화면에 담은 새 시리, ‘시리 AI’
홈뷰는 거실, 주방, 침실에 두고 쓰는 가정용 화면이다. 음악을 틀고, 영상통화를 하고, 요리하면서 레시피를 보고, 집 안 카메라와 조명, 온도조절기를 조작할 수 있다.
애플이 가장 앞세운 것은 완전히 새로 만든 시리인 ‘시리 AI’다. 홈뷰는 시리 AI를 집 안 화면에 담은 기기다. 애플은 시리 AI를 폭넓은 상식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화면에 보이는 내용까지 이해하는 음성비서라고 소개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없이도 일반 지식 질문에 답하고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을 쓸 수 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쓰는 기기라는 점도 특징이다. 홈뷰는 최대 6명의 얼굴을 알아보고 사람마다 다른 홈 화면, 앱, 위젯을 보여준다. 메시지나 캘린더 같은 개인 정보는 등록된 사용자의 얼굴을 알아봤을 때만 화면에 나온다. 이때 그 사용자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근처에 있고 최근에 잠금을 푼 상태여야 한다.
그레그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수석부사장은 “홈뷰는 온 가족이 함께 쓰지만, 쓰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개인적인 기기로 느껴지도록 만들었다”며 “얼굴을 알아보고 가족 모두가 보는 화면을 나만의 화면으로 바꿔준다”고 말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없이도 일반 지식 질문에 답하고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은 쓸 수 있다. 다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하면 메시지, 캘린더, 애플 뮤직 재생목록 속 정보를 활용한 답변과 앱 간 작업까지 해준다. 홈뷰에서 시작한 대화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비전 프로의 시리 앱에서 이어갈 수 있다.

제품은 탁상형과 벽걸이형 두 가지이며, 가격은 둘 다 299달러다. 현관이나 복도에 다는 벽걸이형은 슈나이더 홈이 만든 전용 거치대를 달아야 한다. 거치대 가격은 59.95달러에서 129.95달러까지다.

협력사 제품을 홈 앱 하나로 묶어
애플은 이런 방식을 홈 컬렉션으로 집 안 기기 전체에 넓혔다. LG전자는 초인종을 포함한 카메라 4종과 도어록, 온도조절기, 온도센서를 맡았고,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온도조절기와 센서를 맡았다. 제품 이름도 ‘LG 비디오 초인종’, ‘슈나이더 홈 스마트 온도조절기’처럼 협력사 이름을 달고 판매한다.
애플은 아이폰의 홈 앱과 함께 쓸 수 있는 다른 회사 스마트홈 기기가 이미 수천 종 나와 있다고 설명하면서, 홈 컬렉션을 그중에서 고르기 쉽도록 내놓는 추천 제품 묶음이라고 소개했다. 모든 제품은 별도 앱이나 계정 없이 홈 앱 하나로 관리한다.
이 제품들은 집 와이파이에 연결해 쓰지만, 와이파이가 끊겨도 연결을 이어가는 무선 방식인 스레드(Thread)도 지원한다. 집 와이파이를 바꾸면 기기가 새 와이파이 이름과 비밀번호를 자동으로 반영한다. 애플은 이를 스마트홈에서 흔한 불편을 없애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기기 뒤에 있는 구독 비즈니스
홈 컬렉션의 카메라 기능은 홈뷰, 홈팟, 애플TV 같은 허브 기기가 있어야 쓸 수 있다. 홈뷰는 이 허브 가운데 화면이 달린 기기다. 카메라를 제대로 쓰려면 허브도 함께 갖춰야 하는 셈이다.
카메라 영상은 사용자의 아이클라우드+ 요금제에 10일 동안 저장된다. 카메라 구독료를 따로 받지 않지만, 요금제에 따라 연결할 수 있는 카메라 수가 정해진다. 50GB 요금제는 1대, 200GB는 5대까지이고, 2TB 요금제는 대수 제한이 없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영상 내용을 요약해주고 말로 검색하는 기능도 지원 요금제에 가입해야 쓸 수 있다.
시리 AI도 일부 기능에는 한도가 있다. 애플은 시리 AI가 홈뷰 소프트웨어 27.2 버전에서 베타로 제공된다고 밝혔다. 서버의 AI 모델을 쓰는 일부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에는 하루 사용 한도가 있고, 앞으로 이용 범위를 넓히려면 요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허브와 협력사 기기를 팔고, 아이클라우드+ 같은 구독 서비스 사용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구조로 보인다.
개인정보 보호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린 기기를 집 안에 들이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 마련이다. 애플은 보안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홈뷰에 들어간 A18 칩에는 카메라와 마이크 데이터를 시스템의 다른 부분과 분리해 처리하는 ‘시큐어 익스클레이브’ 영역이 있다. 시리 요청은 기기 안에서 처리하거나,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다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처리한다. 홈 앱의 카메라 영상과 개인 정보는 암호화해 저장하며, LG전자와 슈나이더 일렉트릭, 애플 모두 내용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아마존 에코 쇼, 구글 네스트 허브 같은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이미 팔리는 시장에서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로 승부를 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홈뷰는 현재 영어로만 소통이 가능하고,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유럽연합(EU)에도 출시가 되지 않는데, 회사 측은 유럽에서는 시리 AI를 쓸 수 없어 홈뷰를 팔지 않는다고 밝혔다.
홈 컬렉션도 지역이 제한된다. 카메라는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팔고, 도어록과 온도조절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판다. LG전자가 함께 설계한 제품이지만 한국은 판매국에 들어 있지 않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함께 보면 좋은 자료

